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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멋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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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6. 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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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멋이 드는 것이다

한경비즈니스|입력2016.06.07. 16:59|수정2016.06.07. 17:04

 

 

 

 시니어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에게 투자하려는 50~60대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데다가 적극적인 소비 성향을 지닌 이 새로운 노·장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또는 뉴 시니어(new senior)라고 일컫는다. 자연스럽게 이들을 위한 서비스와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해외 각국의 사례를 보면 시니어들을 위해 특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인데, 이를 응용한 시니어 용품 출시도 활발하다.

 

 

일본 가전제품협회가 제시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지침을 보면 조작법을 이해하기 쉽고, 편한 자세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관리가 편하고 수명이 길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시니어가 사는 집을 새롭게 인테리어 할 때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시니어들의 소비 욕구는 단순히 제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트블루 항공은 미국의 저가 항공사로 고령 인구를 위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급성장했다. 저렴한 운임만 내세운 것이 아니라 좌석 간 거리를 넓히고 좌석의 등급을 상향하는 등 시니어들을 공략했다. 이 항공사의 안락한 공간 덕분에 한 노인은 6명의 손자를 한꺼번에 데리고 여행할 수 있었다.

 

여행을 통해 가족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싶은 시니어들의 바람을 충족시킨 전략이었다. 것시 우먼 트래블(Gutsy Women Travel)은 여성 시니어 전용 여행사를 표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독신 여성 시니어는 혼자일 때보다 같이 다닐 때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단체여행을 선호한다. 이러한 심리를 제대로 짚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엘더 호스텔(Elder Hostel)은 55세 이상 장년층을 위한 교육과 모험이 혼합한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보자는 취지로 설립된 세계 최대의 비영리 교육여행기구다. 이은 ‘손자들과 열기구를 타보라’, ‘학생 오케스트라단에 참여하라’, ‘비행기 조종을 배우라’ 등을 권유한다. 누구든 무엇을 배우기에 너무 늦지 않았다는 명제하에 설립된 단체이기 때문이다. 역시 삶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시니어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외모에 관심이 많다

 

시니어의 이러한 소비 패턴은 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했지만 이젠 자신을 위해 쓰겠다는 자각에서 비롯된다. 이전 세대의 노인과 달리 축적해 놓은 자산이 많다는 점도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 복지 조사>에 따르면 50대의 자산은 4억2000만 원으로 30대의 2억2000만 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어두운 그늘도 존재한다. 시니어 간에도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위화감을 조성할 소지가 있다. 시니어들의 보유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라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향후 집값 등 부동산 가격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공감을 얻으면서 자산 효과에 따른 소비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렇게 되면 은퇴 후 당장 소득이 줄어들었을 때 자산이 많아도 바로 소비로 연결되기 어려워진다. 결국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방법이 이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이 대표적 방법이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주택연금 가입 건수를 보면 물려주는 것보다 자신을 위해 소비하겠다는 시니어 세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한 설문조사에서 일본의 시니어 세대 중 ‘노티 나는 차림은 하기 싫다’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93%를 차지할 정도로 자기를 가꾸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니어 세대는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열네 살 정도 어리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는 자사 제품 라인 중 안티에이징(anti-aging) 제품 수를 늘리고 있는데 일본 전체 화장품 구입액 중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60대 이상의 시니어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최근 들어 여성 시니어뿐만 아니라 남성 시니어도 멋을 내는 것에 눈뜨고 있다. 예전에는 나이 들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모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편한 것을 찾다 보니 그렇겠지만 아직도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항상 등산복을 입고 다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외국 여행을 나갈 때도 즐겨 입다 보니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건 한국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유행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옷차림이 중요한 것은 자존감과 언행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꽃할배라 불리는 편집매장 ‘십스(Ships)’의 패션 디렉터 하루오 스즈키 씨는 “돈이 없어 스타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주머니 사정에 맞게 잘 입으면 된다”고 말했다. 남자는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니라 멋이 든다는 말은 새겨 둘 만하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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