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은 침몰 중'..496개 가동 중단, "10개 중 한곳만 수주"
아래 기사 중에 한 대목... 클락슨은 “30만톤급 유조선(VLCC) 선가는 4월 29일 기준으로 한 척당 9150만달러(107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하는 VLCC 한 척의 손익분기점은 8500만 달러 안팎이다.
하지만 중국 조선소들은 VLCC를 척당 7000만 달러 중반 가격에 수주하고 있다. 일감이 마른 중국 조선소가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만 믿고 저가 수주를 남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덤핑으로 수주하고 생산하고 있으니 다른 나라 제조업체들이 견뎌낼 재간이 없다. 과잉 생산능력 조성과 그에 따른 과당 경쟁 -> 원가 이하의 덤핑 수주 경쟁 -> 공황, 으로 이어지는 흐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을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 조선업이 추락하고 있다. 국영 조선소가 사상 처음으로 파산하는 등 대형, 중형, 소형 조선소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도크는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저가 수주, 싸구려 품질이 장기적으로 중국 조선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경고음도 계속 울리고 있다. 영국 해운‧조선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667개 중국 조선소 가운데 현재 가동 중인 조선소는 171곳에 불과하다고 13일 밝혔다. 496개 조선소는 일감이 없어 운영을 중단했다. 선박을 단 한 척이라도 건조한 중국 조선소는 2010년 292개에서 2015년 152개로 반토막났다. 작년 한 해 동안 단 한 건이라도 일감을 수주한 조선소는 69개였다. 얼핏 중국 조선은 한국과 일본 보다 선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조선은 올해 1~4월 세계 선박 발주 물량의 절반을 가져갔다. 하지만 중국 조선의 수주 물량은 자국 물량이 대부분이다. 자국 해운 선사에서 수주한 40만DWT급 초대형 광물 운반선(VLOC) 30척을 빼면 중국 조선의 수주 절벽은 한국, 일본에 못지 않다. 중국 발주 물량이 주요 조선소로 집중되면서 중‧소형 조선소의 도크 수백개가 텅텅 비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회복될 기색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선박 과잉이 계속되고 있어 세계 모든 조선소가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국도 자국 발주 물량 없이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 국영조선소 파산 이어 조선소들 줄줄이 파산.... 도크가 주차장으로
일감이 없는 조선소들이 자금 악화에 시달리다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수송용 벌크선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 벌크선 건조가 주력인 중국 조선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저장해운그룹 소속 국영 조선소인 ‘우저우(梧州) 조선소’가 작년 12월 파산했다. 중국의 국영조선소가 파산한 첫 사례다. 중국 상하이 타이저우의 민영 조선소 ‘둥팡(東方) 중공’도 작년 3월 파산했다. ‘STX다롄(大連)’도 4조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다 파산했다. 조선소 부지 매각에 실패했고 크레인 등 설비를 사겠다는 회사도 없다. 자동차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이 주력이던 ‘난퉁밍데(南通明德) 중공업’도 주문 취소를 잇따라 당한 뒤 파산했다. 한 때 중국 수주량의 10%를 차지했던 ‘정허(正和) 조선소’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민영 조선업체 화룽넝위앤(華榮能源)도 부도 위기다. 2005년 설립 5년 만에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등 기세를 올렸지만, 2012년부터 4년 연속 적자로 만신창이가 됐다. 민영 조선그룹 SSG(Sinopacific Shipbuilding Group)은 올해 초 불황을 이기지 못 하고 해양작업지원선(OSV) 설계팀을 해체했다. 직원 자르고, 경비 줄이고, 사업 축소하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차이나 오션 인더스트리(China Ocean Industry Group Ltd.)’는 지난 3월 사명에서 '쉽빌딩(Shipbuilding‧조선)‘을 삭제했다. 조선업에서 손을 뗀 차이나 오션 인더스트리가 새로 시작한 사업은 주차장업이다. 크레인 굉음과 용접 소리가 가득했던 조선소 부지는 자동차 매연이 가득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중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이길 수 있는 대형 조선소를 육성하겠다”며 조선소 대형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 상태가 나은 조선소를 중심으로 화이트리스트(White List)를 선정, 경쟁력 있는 50개 조선소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2010년, 3000개로 정점을 찍었던 중국 조선소는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 ‘싸구려 품질, 저가 수주’의 저주 못 벗어나
기술력 부족, 낮은 품질 등 고질적인 문제들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태국 해운사 프리셔스시핑(Precious Shipping)은 작년 5월 중국 조선소 세인티마린(Sainty Marine)에 발주한 6만4000DWT급 벌크선 계약을 최근 취소했다. 납품된 선박 품질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런던 해사 법원에서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북유럽해상보험협회(Nordic Association of Marine Insurers)가 2007~2015년 사이 건조된 선박 4426척에 대해 보험 청구 건수를 분석했더니 중국 건조 선박에 대한 보험 청구가 가장 많았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기계적 결함’을 이유로 한 보험 청구가 13.7%나 된다. 한국(5.3%), 일본(3.6%)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주요 조선업체인 ‘양쯔장(楊子江) 조선’은 2014년 건조 선박 14척 모두 품질 불량으로 인도가 거절됐다"며 “생산성이 높지 않은 중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려는 해외 선주는 많지 않다”고 했다. 외국 선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중국 조선소가 기댈 곳은 정부다. 클락슨은 “30만톤급 유조선(VLCC) 선가는 4월 29일 기준으로 한 척당 9150만달러(107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하는 VLCC 한 척의 손익분기점은 8500만 달러 안팎이다. 하지만 중국 조선소들은 VLCC를 척당 7000만 달러 중반 가격에 수주하고 있다. 일감이 마른 중국 조선소가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만 믿고 저가 수주를 남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들은 한 건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저가 수주는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조선소도 저가 수주의 저주를 피해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선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의 무지막지한 물량전 덕분에 급성장한 중국 조선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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