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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증까지 받은 유언장이 '무효'? 증인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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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2. 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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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증까지 받은 유언장이 '무효'? 증인이 틀렸다!

[the L]12년차 상속·신탁 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가족들의 이야기'

머니투데이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입력 : 2016.02.25 10:03

 

 

 

 

공증까지 받은 유언장이 '무효'? 증인이 틀렸다!

 

 

J합동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형규(가명)씨. 사후 자녀들이 아닌 아내 민정(가명)씨에게 땅과 건물을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같은 사무소의 변호사 중식(가명)씨에게 부탁해 '토지와 건물을 아내에게 준다'는 내용의 유언공정증서, 즉 유언장을 작성했다. 증인으로는 같은 사무소 직원인 원진(가명)씨가 참여했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한달여 뒤, 형규씨는 사망했다. 하지만 형규씨의 자녀들은 이 유언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녀들은 "이 유언은 증인 자격이 없는 자가 증인으로 참여한 것이라 무효"라며 민정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했다.

 



대법원은 자녀들의 주장대로 '증인이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1072조 제2항은 공증인법에 의한 결격자는 공정증서 유언의 증인이 되지 못한다고 정해놨다. 구 공증인법 제33조 제3항 제6, 7호는 공증인이나 촉탁인(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이 고용한 사람, 또는 공증인의 보조자 등은 참여인이 될 수 없도록 했다. 단 촉탁인이 참여를 요청한 경우에는 증인 자격이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합동법률사무소의 직원은 공증인이나 촉탁인의 피용자 또는 공증인의 보조자일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피상속인이 증인으로 참여시킬 것을 청구하지 않는 이상 증인이 될 수 없는데, 원심에서 이에관한 심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증서 유언 '자격'있는 '증인 2명' 있어야 효력

 



자필증서 유언에는 증인이 필요없지만, 공정증서 유언에는 반드시 2명의 증인이 필요하다. 만약 증인 2명이 유언장을 작성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면, 공증유언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2.9.24.선고2002다35386 판결). 증인 2명은 유언장을 작성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야 한다. 작성 도중에 참여하거나, 중간에 자리를 비우면 무효다. 또 증인결격자가 참여해도 그 유언은 전체가 무효다. 다만 증인결격자가 참여했더라도 결격자 외에 증인이 2명 이상 참여했다면 유언은 효력이 있다(대법원 1977.11.8.선고76므15 판결).

 



민법에 따라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 유언에 의해 이익을 받을 사람, 배우자, 직계혈족 등은 증인결격자다(제1072조 제1항). 특히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에서는 공증인법에 따른 결격자도 증인이 될 수 없다(제1072조 제2항). 즉, 촉탁인이 참여를 청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성년자, 시각장애인, 문자를 못 읽는 사람, 서명할 수 없는 사람, 촉탁 사항에 관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 공증인의 친족, 피고용인, 동거인, 공증인의 보조자는 증인이 될 수 없다(공증인법 제33조 제3항). 다만 현행 공증인법에서 공증인의 피고용인은 증인이 될 수 없지만, 촉탁인의 피고용인은 증인 자격이 있다. 구 공증인법에서는 공증인의 피고용인뿐만 아니라 촉탁인의 피용자도 증인이 될 수 없었다.

 



◇공증인이 고용한 직원은 증인 자격 없어…촉탁인이 '청구'하면 '유효'

 



이 사건에서 유언공증의 촉탁인인 형규씨와 공정증서를 작성한 중식씨, 증인으로 참여한 원진씨는 모두 같은 J합동법률사무소 소속이었다. 형규씨와 중식씨는 변호사였고 원진씨는 직원이었다. 그렇다면 원진씨는 공증인의 피용자라 볼 수도 있고, 촉탁인의 피용자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구 공증인법에 의하든 현행 공증인법에 의하든 증인 자격이 없다. 이 유언은 결격자가 참여한 유언으로 효력이 없다고 봐야한다. 만약 공증 당시 피상속인이 원진씨의 참여를 청구했다면 유언이 유효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원심에서 이 부분에 관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미진으로 파기환송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언공증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유언공증을 위해 증인 2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알더라도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증인을 데려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공증인이 촉탁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준다는 생각에서 공증사무소 직원을 증인으로 세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바로 이 사건의 경우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증인결격자가 참여한 것이 돼 그 유언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만약 촉탁인 주변에 증인으로 세울만한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공증사무소 직원을 증인으로 세울 수밖에 없을 때에는 반드시 촉탁인에게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촉탁인이 직원의 참여를 청구하도록 해야 한다. 촉탁인이 직접 결격자의 참여를 청구하면 유효한 유언이 되기 때문이다.

 



공증까지 받은 유언장이 '무효'? 증인이 틀렸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상훈 변호사는 43회 사법시험(연수원 33기)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고려대에서 친족상속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의 상속법과 신탁법에 관한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주로 가사·상속·신탁·가업승계 등을 전문분야로 가족간 가족기업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이슈들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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