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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시대의 자산관리

문화·패선·취미·노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12. 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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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시대의 자산관리

한경비즈니스|입력2015.12.11. 20:38|수정2015.12.11. 20:40

 

 

 

계절에 따라 자연이 바뀌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신체도 변한다. 노화를 늦출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서글퍼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노화는 20대부터 일찌감치 시작된다. 가장 먼저 피부에서 신호가 온다.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이 늘기 시작한다. 두피가 약해지니 흰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고 빠지는 머리카락 한 올이 아쉬워진다. 최근에는 PC와 스마트폰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눈이 혹사당해 40대 초반부터 노안이 진행된다.

 

시력뿐 아니라 미각과 후각도 감퇴한다. 먹는 재미가 시들해지면 삶이 상당히 피폐해진다. 갑작스럽게 음식 맛을 못 느끼거나 냄새를 잘 구별하지 못하게 됐다면,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몸의 기둥인 척추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잘못된 자세로 장기간 작업할 경우 특히 탈이 나기 쉬운 부위다.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쉬지 않고 들여다보니 소위 ‘거북목’이 되기도 한다. 근육양은 40대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해 8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퇴직 후 생활비가 대폭 줄어들 거라 생각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퇴직자의 30~40%가 생활비를 줄이지 못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의료비였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요양원이나 유료 양로시설에서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고 노인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의료 기술의 발달과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확대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의료비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오는 것이다.

 

2013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로 1인당 연간 322만 원을 쓴다. 이를 줄이기 위한 좋은 방법이 활발한 육체 활동임을 증명하는 사례는 많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일을 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연간 의료비 지출이 평균 55만 원 적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노인들 사이에 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때문인지 70대의 체력나이가 15년 전보다 5년 이상 젊어졌다고 한다. 정작 일본 젊은이들의 체력은 30년 전보다 하락했는데 말이다. 고령자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해외 임상 사례에서 평균연령 90세 노인을 대상으로 근력 강화 훈련을 했더니 8주 뒤 근력이 평균 174% 증가했다고 보고됐다.

 

 

노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과 함께 풍요로운 후반 인생을 즐기려면 의료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양한 보험의 종류 중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절실한 것은 사망에 대비하기 위한 종신·중대질병(CI)보험이 아니라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실손·건강보험이다. 실손보험은 전체 진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금액을 제외한 실제 환자의 부담금을 실비로 처리해준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은 보험료 수입만으로 부족해 연간 8조 원 이상을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다. 향후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가 올라가거나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근거다. 미리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이러한 제도 변화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 다만 실손보험은 갱신형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향후 보험료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가 늘어가면서 보험료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비율이 낮아진다면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된다. 현재는 당국의 철저한 통제하에 있지만 의료비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로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

 

 

고령으로 판단력 흐려져도 종신형 연금으로 ‘안전장치’

 

신체보다 좀 더디기는 해도 노화로 인해 지각 능력도 서서히 떨어진다. 뇌의 노화는 20대를 넘기면서 시작되지만, 40대 이후 중년기부터 집중력·기억력 저하, 수면장애 등의 형태로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최근 정부는 정년을 다소 늦추는 대신 임금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볼 때 정년을 늦추는 것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은퇴 나이가 늦을수록 치매에 적게 걸리고, 걸리더라도 늦게 걸리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립건강의학연구소는 2010년 12월 자영업자로 일하다 은퇴한 42만9803명을 대상으로 은퇴 나이와 치매 발생 시기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은퇴 나이가 1년 더 늦어질 때마다 치매 발병률은 3%씩 줄었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고령이 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이를 간과함으로 인해 자식들이 재산 분쟁을 일으키거나 비참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노후 자금 마련은 그런 상황까지 예상해 적절한 수단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종신형 연금은 한번 받기 시작하면 무를 수가 없다. 이 점이 고령으로 인해 사고력이 저하되더라도 생활 자금을 확보하게 하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오래 살수록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 금전적 이익이 발생하니 장수의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으로 안성맞춤이다. 퇴직 후 예금을 가진 사람보다 연금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이유다. 기대수명이 점점 늘면서 현역 시절 준비해 놓은 자산만으로 여생을 버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춰 일하려는 노력과 함께 연금 자산을 별도로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대인 것이다. 고령화 시대의 자산관리는 돈과 신체의 수명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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