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반추(反芻)하기 위한....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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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현학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웠던 것이 많은 현실에서,
책을 읽다보면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얘기라는 것을 능히 느낄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 도서관에 가서 빌려서라도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펌해 놓습니다. ⓒ 이가(利家)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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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한국산업을 지배하는 몇 가지 그릇된 고정관념들
각 분야의 멘토들은 다양한 산업 및 연구 현장의 사례를 들어 우리 산업이 처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해주었다. 26명의 멘토의 의견을 모아 살펴보면서,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우리 산업계 혹은 더 넓게 우리 사회가 공통으로 빠져 있는 착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그릇된 고정관념(myths)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중 대표적인 것들을 정리하였다.
이와 같은 고정관념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산업이 당면한 위기의 근본원인과 미래전략의 열쇠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정관념 1〕생산활동은 개도국으로 아웃소싱하고,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지식노동을 해야 한다.
생산활동은 3D산업이기 때문에 아웃소싱하고, 우리나라는 깨끗한 고부가가치의 지식노동을 하도록 국제적으로 분업해야 한다는 일반의 잘못된 시각에 대해 멘토들은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고정관념과 달리 현실에서는 생산현장이 없이는 질 좋은 고용을 창출할 방법이 없고,
생산을 지원하는 지식기반서비스업의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생산현장이 없으면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고급의 경험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여지도 없다.
불행하게도 지난 10여 년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생산공장을 개발도상국으로 내보내고,
국내에서는 지식산업이나 서비스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가
팽배해하였는데, 이는 미국을 포함한 산업선진국이 생산현장을 고도화하거나
아웃소싱해오던 기업의 생산활동을 다시 자국 영토 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정반대의 길이다.
〔고정관념 2〕첨단특허 한 건, 세계적 논문 한 편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
멘토들은 탁월한 특허와 논문이 분명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결정적으로는 이 혁신적 아이디어가 스케일 업(scale-up)되어 실용화 단계로 나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스케일 업 할 수 있는 역량은 오랜 경험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확보할 수 있는 고도의 축적된 경험지식의 영역이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국내산업계는, 전례가 없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스케일 업 할 수 있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설사 국내에서 세계적 논문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 혜택은 다른 나라가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각오하면서 스케일 업 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정관념 3〕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살 수 있다.
멘토들이 가장 우려하는 잘못된 관념의 하나는 경험과 지식은 돈으로 사면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우리 산업계도 이미 표준적인 기술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창의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고급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지식은 교과서나 매뉴얼, 논문 혹은 특허에 명시적으로 표시된 지식과 달라서 문자나 기타의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대체로 사람의 머릿속에, 그리고 일하는 방식, 즉 루틴에 체화되어 있어서 심지어 필요한 경험지식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을 한다고 하더라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멘토들은 여러 가지 실제 사례를 통해 결국 최고급의 기술 역량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에는 지금길이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며, 중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스스로 시행착오를 축적해나가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정관념 4〕중국은 우리의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멘토들은 한중 간의 관계에서 한국이 부품소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조립하거나, 혹은 한국의 기업들이 설계도를 보내면 중국이 생산하는 방식의 도식적 관계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 가지 실례를 들어 강조한다.
중국은 이미 생산공장이 아니라 혁신공장(innovation powerhouse)으로 등장하였다. 공학인력 배출 수, 논문 및 특허의 양과 질, 그리고 생산현장에서 제시되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혁신의 관점에서 중국은 이미 대부분의 산업영역에서 한국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멘토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어떤 품목의 경우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이미 상식이 되었기 때문에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고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중국에 대해 가져왔던 사고방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말하는 것이다.
〔고정관념 5〕한국 대학들의 공학교육이 급속히 발전했다.
국제적 평가지표로 볼 때 한국 대학의 공학교육 순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멘토들은 공통으로 여전히 학과 간 장벽이 높고, 논문 위주의 평가로 산업계의 현실과 더욱 거리가 멀어지는 방향으로 교육연구체제가 형성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개념설계(concept design)와 같이 창의적인 역량을 가르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특히 온라인 강의의 확산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기초적인학문에 대한 교육이 무시된 채 무분별하게 난무하고 있는, 소위 준비되지 않은 융합교육에 대해서도 경종의 목소리를 던지고 있다. (P41)
-『축적의 시간』(서울대학교 공과대학 著 지식노마드 刊)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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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게재도 마찬가지지만, 핵심기술 분야에서 특허를 출원한다는 것은 사실 정보를 공개하는 행위입니다. 어떤 의미로는 카피해 가라고 알려주는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회사의 변리사들과 핵심 기술자들은 내가 아무리 강력하게 특허의 청구항(claim)을 걸어두어도 시간이 좀 걸릴 뿐, 결국 우회해나가는 방법을 다 찾아냅니다.
우스갯소리로 돈 있는 자가 훔치면 도둑이 아니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미국의 OJ 심슨 재판을 두고, 심지어 살인 혐의조차 훌륭한 변호사들만 있으면 교묘하게 꼬아서 피해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일었었지요.
특허도 마찬가지입니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A+B=C 라는 특허가 있다고 할 때 아주 탁월한(?) 변리사는 A=C-B 라는 것도 특허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능력과 자본이 있다면, 특허는 안 내는 게 맞지요. 스스로 돈을 들여서 스케일 업하고, 핵심비밀로 하고, 그걸 바탕으로 수주하고, 경쟁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특허란 것은 돈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말 최후의 수단에 불과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P157)
기본개념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런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가 요즘 강조되는 창의성에도 도움이 될까요?
원래 단순성에서 창의성이 나오고, 복잡성에서는 테크닉이 나옵니다. 창의적인 것은 핵심적인 개념의 변형에서 오는 것이지, 복잡한 문제를 푸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도 기초적인 개념에 대한 고찰이지 복잡한 수식풀이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기본적인 개념을 몸으로 확실히 체득해서 알아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생기기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공학교육이 이런 기본개념에 충실하지 않고, 고등학교나 학원처럼 문제풀이 위주로 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본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은 사실 창의적 엔지니어링의 기본정신을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사람도 열역학적인 기초개념이야 이해했겠지만, 요즘 개발된 그런 복잡한 열역학 관련 수학문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그걸 풀어서 만든 게 아닙니다. 몇 가지 기본개념만을 확실히 이해한 채,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라이트 형제도 나름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고 하지만, 요즘 비행기 설계하는 사람들처럼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해서 복잡한 편미분방정식을 풀어서 비행기를 만든 게 아닙니다. 이런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정말 필요한 것이 문제 푸는 테크닉이 아니라 정말 기초가 되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P166)
-『축적의 시간』(서울대학교 공과대학 著 지식노마드 刊)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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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도 하실 수 있는 그런 예측을 회사가 구조적으로 할 수 없는 이유는?
기업도 당연히 할 수 있죠. 왜 못하겠습니까? 단지 담당하는 사람들이 당장 내년에 자신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더 먼 앞을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할 기술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거나, 투자한다거나,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하려는 생각을 하기 어렵겠죠. 회사 담당자에게 새로운 기술적 토대가 등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내년이면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데요. 특히 대기업 구조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장 자신들이 질문해서 듣고 싶은 얘기를 듣고 나면 나머지는 필요 없다고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상황의 제약에서 오는 당연한 귀결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말씀하신대로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루틴이 계속되면, 지금까지 우리 대기업들이 해왔듯이, 누군가 앞서 갔던 길을 빠르게 뒤쫓아 가는 것은 할 수 있어도 리더의 위치에서 패러다임을 설정해 나가는 일은 불가능합니다.(P224)
〔펌자(ⓒ 이가(利家)생각) 註 : 대기업을 우리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에 대입해도 같은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여러 가지로 R&D와 관련한 시스템을 잘 갖추어놓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집행과정 자체를 혁신해야 합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서 정말 바르게 돌아가는 공정한 시스템으로 만들면, 지금 현재 상태에서 아무것도 특별히 더 안 해도 한국의 경쟁력이 대략 10% 이상 올라갈 겁니다.(P227)
-『축적의 시간』(서울대학교 공과대학 著 지식노마드 刊)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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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대 현실을 보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교수들에게 논문을 많이 쓰라고 요구하는데, 사실 독일에 있는 세계 수준의 공과대학 교수들과 이런 이야기를 해보면 대개 웃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기껏 힘들게 연구해서 개발한 것을 왜 논문으로 발표해서 남들에게 알려주느냐면서 말입니다. 저널에 연구논문을 보내면 심사위원들이 보고 어떻게 해서 이 결론이 나온 건지 자세하게 쓰라고 합니다. 그럴게 하지 않으면 출판되지 않지요. 결국, 밤새워 열심히 개발한 것을 남들에게 고스란히 가르쳐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실적을 논문으로 따지니까, 교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학위를 심사받을 때도 SCI 저널에 논문 몇 편 이상 실어야 학위 심사 자격이 된다는 규정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정 국가사례를 자꾸 들어서 그렇습니다만, 산업 강국이라는 독일의 대학에는 이런 규정이 전혀 없습니다. 과거 연구의 질을 평가하는 우리 시스템이 미흡할 때에야 학위 논문 심사에 관여한 그 어떤 교수도 서로 믿을 수 없느니, 해외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는지 아닌지를 가지고 연구자의 질을 가늠했지만, 현재는 엄연히 심사위원회가 있는데 그런 규정을 내건다는 것은 실제로 심사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입니다.
교수를 임용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만한 새로운 것을 개발해서 세계적인 특허를 냈다 하더라도, 논문이 없으면 현재 우리 기준으로는 임용하기 어렵습니다. 특채로 뽑았다 한들, 아무리 탁월한 업적을 쌓아도 논문을 쓰지 않으면 승진이 안 될 겁니다. 학교의 전체 규정에 어긋나니까요. 산업의 기반을 닦고자 한다면, 공과대학 교수가 실제로 필요한 산업기술에 얼마나 획기적으로 기여했는지를 평가 기준에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공과대학에서는 논문 업적보다 국가적 관점에서 산업의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교수와 연구자를 평가해야 합니다.(P460)
적어도 공대대학이라면 논문이 없더라도, 세계적인 특허를 냈거나 회사에서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만한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이라면 교수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사에 있는 사람 중 정말 역량이 검증된 사람들을 교수로 임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가 교수들의 산업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거든요. 실제로 산업에 필요한 일을 하려면 산업현장에서 뭘 하는지, 뭘 요구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우리 교수들은 공부만 합니다. 공부만 하다가 미국에 가서 몇 년씩 경험을 쌓기도 하지만, 문제는 외국산업과 우리나라 산업이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 산업’에서 경험을 쌓아본 교수들이 아주 소수입니다. 그러니 산학협력이 활발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와 학교가 서로 뭘 하는지, 뭘 요구하는지 몰라서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독일의 경우는 공학 분야의 교수를 뽑을 때 박사학위 받고 나서 대체로 10년 가까이 산업체에서 일해본 경력이 있어야만 교수 지원 자격이 됩니다. 그런데 논문 수를 중시하는 우리는 그런 인력을 뽑을 수 없습니다. 산업체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논문을 내지 못하니 우리 기준으로 하면 자동으로 자격 미달이 되기 때문입니다. (P462)
공과대학에서 만약 창업을 지원한다면 지금 학부 학생들에게 지원하지 말고, 졸업한 동문 중에서 뽑아서 도와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졸업 후 업계에서 10년 이상 충분한 경험을 쌓고 나면, 대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쯤 될 텐데, 그러면 학교에 있는 교수님들과도 어느 정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 중에서 선발해서 자본을 연결해주고, 공간도 빌려주고, 학교 교수들이 자문해주는 등의 지원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벤처가 경영관리나 법적인 이슈들에 특히 취약한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공대가 조직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면서 창업을 도와준다면 상당히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p463)
제가 공과대학 교수 임용을 위한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1년 이상 산업체 근무 경험이 있는 자’라는 조건을 걸겠습니다. 아니면, ‘부교수로 승진하기 전에 반드시 1년 이상 산업체에 다녀와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만큼 산업체에서의 경험이 공과대학에는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공과대학 교수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학술적인 논문을 구상하고 쓰는데 들이는 시간만큼 산업체와의 교류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자연대학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과대학은 학술적인 과제가 아니라고 해서 산업체가 겪는 문제를 모른 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엔지니어들이지 않습니까. (P473)
-『축적의 시간』(서울대학교 공과대학 著 지식노마드 刊)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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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시간』(서울대학교 공과대학 著 지식노마드 刊)
책소개
우리 산업의 당면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객관적이면서 전문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26명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들을 멘토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국내외 학계를 리드해 왔고, 활발한 산학협력 연구로 산업계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멘토들이다. 기업의 리더들에 비해 이번 작업에 참여한 멘토들은 무엇보다 특정 기업의 이해와 전략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문제점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6명의 멘토들에게 다음과 같은 6가지의 공통 질문을 중심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에서 산업을 가로지르는 공통 키워드를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한국의 산업계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한국의 산업계가 돌파해야 할 관문이 무엇인가?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산학협력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대학(공대)의 역할이 무엇인가?
우리 사회의 틀과 국가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는가?
목차
발간에 부쳐_이건우 학장
들어가는 말_이정동
1부 ‘창조적 축적’, 한국 산업의 미래를 여는 키워드
0. 창조적 축적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_이정동
2부 멘토들에게 길을 묻다
1. 선진국의 비밀은 제조업의 경쟁력에 있다_김태유
2. 축적된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지식을 구하라_김용환
3. 축적된 경험 없이는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_고현무
4. 교과서에 없는 것은 직접 경험하면서 배워야 한다_한종훈
5. 기술을 아는 CEO가 없다_신창수
6. 급속한 ICT 패러다임 변화의 물결 속에 한국이 잠기고 있다_이병기
7. 기초와 응용을 넘어선 제3의 지식, 아키텍처의 영역에 도전하라_박영준
8. 반도체, 7~8년 뒤가 문제다_이종호
9. 반도체의 성공 경험이 모든 사업에서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다_황기웅
10. 시스템업체의 소재부품업체 수직계열화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_김형준
11.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시기가 있다. 놓치면 따라잡지 못한다_이창희
12. 시작부터 글로벌을 지향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무의미하다_차상균
13. 변화와 도전을 반기는 사회분위기에서 혁신이 꽃핀다_서승우
14. 위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파트너십형 산학협력이 필요하다_최만수
15. 기초가 없는 융합은 거짓말이다_현택환
16. 중견기업을 히든챔피언으로 만드는 감동 스토리를 써라_차국헌
17. 선진화된 사회시스템이 히든챔피언 기업을 만든다_박진우
18. 동북아 섬유클러스터로 통일을 대비하라_강태진
19. 뿌리산업에 첨단의 날개를 달아라_권동일
20. 벤처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에코시스템이 없다_박희재
21. 중국의 인재를 뽑고, 한국의 인재와 섞어 경쟁시켜라_설승기
22. 공대는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평가받아야_강신형
23.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전략을 왜곡시킨다_김승조
24. 수직계열 체제를 깨야 기계산업이 산다_주종남
25. 기술을 아는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일류기업이 된다_주한규
26.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은 경험 축적 없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_김민수
책속으로
지금 우리나라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수 싸이가 빌보드 차트에 올라갔으니까 싸이의 노래와 같은 것을 잘 발굴해서 문화산업으로 키우자고 야단법석이죠. 싸이는 빌보드 차트 2등 한 번 했고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그러나 비틀즈는 빌보드 차트의 싱글 차트를 20번 석권했고, 1964년에는 노래 5곡이 빌보드 차트 1등부터 5등까지 동시에 석권했었습니다.
그런데 비틀즈가 그렇게 성공을 했을 바로 그 시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이 경제적으로는 일본에 완전히 따라 잡히고 있던 때입니다. --- p.72~73
요즘 정보통신기술을 쓰지 않는 부문이 없습니다. 영화산업을 포함해서 모든 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이 필요한데, 여기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반도체 아니겠습니까? 전체적인 산업의 그림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설계도인 아키텍처를 가지지 않으면, 시스템 IC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아키텍처는 결국 제품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노키아와 애플을 비교해보세요.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애플은 들고 다니는 컴퓨터로 봤고, 노키아는 통신기기라고 봤죠. 휴대폰을 컴퓨터라고 정의한 순간 애플에게 경쟁력이 생긴 겁니다. 저는 스티브 잡스가 아키텍트였고 좋은 아키텍트들을 곁에 많이 두고 있었다고 봅니다. --- p.198
소프트웨어산업의 인력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인데, 마치 양파처럼 전형적인 동심원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핵심기술을 가진 사람이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이 동심원의 가운데에 있는 핵심기술을 가진 사람은 오라클Orac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BM, SAP,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같은 기업들에 2,000여 명 정도 있을 것이라고 추산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회가 되려면 500명의 핵심기술을 가진 인력, 즉 아키텍트architect를 키워내면 된다고 봅니다. 500명의 핵심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있으면 그들을 중심으로 한 사람당 200명씩 계산한다면 약 10만 명이 산업인력을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p.291
자율주행자동차의 수준을 보통 5단계로 나눕니다. 사람이 목적지를 설정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데려다 주는 완전 자동주행이 5단계로서 최종 목표죠. 그 아래 다양한 단계의 자율주행 수준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인식하고 적절히 바꿔주는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굳이 등급으로 얘기하자면 5단계 중 2단계 정도의 기술력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술은 아직까지 2단계에서 3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더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 p.302
출판사 리뷰
사례1]
10여 년 전, 한국의 반도체 기술 전공 교수가 세계 최초로 핀펫(FinFET) 이라는 실용성 있는 3차원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준비한 후, 국내 반도체 회사에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기술 이전을 제안했다. 그러나 1년여에 걸친 교수의 열정적인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관련기술 책임자는 그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 60여 년 반도체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그 3차원 반도체 소자 기술은 미국 회사가 먼저 2011년부터 양산을 시작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현재 그 기술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표준기술이 되어 인텔, 삼성, TSMC, 글로벌파운더리에서 양산에 적용되고 있다.
추격과 모방 중심의 성장 체질에 익숙해진 한국 산업이 기존에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일에 소극적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사례2]
한국 최초의 자립기술로 건설된 장대교(張大橋)로 평가되는 인천대교. 그러나 초기 프로젝트 전체의 기획과 핵심 구조를 설계하는 개념설계는 일본과 캐나다, 영국 등의 투자 및 기술회사 등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되었다. 태풍과 지진, 해류 등에 대한 안정성 확보라는 장대교 건설에서 가장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험지식과 데이터베이스를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 공사비가 2조 원이 넘는 인천대교 건설에서 개념설계 부분은 예산의 10~15%를 차지할 정도로, 표준기술에 비해 훨씬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이다. 그리고 개념설계는 글자 그대로 제품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속 생산, 시공 단계를 포함한 가치사슬 전반에 위치한 기업들의 전략을 지배하게 된다.
건설만이 아니다. 반도체산업에서부터 디자인산업까지, 심지어는 서비스산업까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개념설계 역량은 가치사슬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역량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산업에서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새롭게 버전을 바꾸어 출시될 때마다 전 세계 모든 전자기업의 전략이 바뀌는 것을 보면 그 파급효과를 쉽게 알 수 있다.
왜 우리에게 창조적 개념설계 역량이 중요한가?
창조적 개념 설계 역량이란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서 당면 문제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역량이다. 지금껏 한국 산업의 발전 모델은 선진국이 제시한 개념설계를 기초로 빠르게 모방, 개량하면서 생산하는 모방적 실행 전략에 기초해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개념설계 역량의 확보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와 같은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하였다. 결국, 가치사슬의 앞 단에 있는 창의적 개념설계 역량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산업선진국으로 진화할 수 없다는 것이 26명 석학들의 공통된 관찰이다.
어떻게 개념설계 역량을 확보할 수 있나-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전부터 창의적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많았지만, 개념설계 역량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석학들은 공통적으로 창조적 개념설계의 역량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반드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새롭게 접하는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해법으로 제시해보고, 실패하고 또다시 시도하는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을 축적하지 않고는 개념설계 역량을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다. 즉,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고, 그 원인은 사실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축적해오지 못한 데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창의적 개념설계에 필요한 지식은 교과서나 논문, 특허 등에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지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공간적 이점으로 개념설계 역량을 축적하는 중국의 전략
선진국들은 오랜 산업의 역사를 통해 고급 경험지식을 축적해 왔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간의 한계를 공간의 이점으로 극복하며 개념설계 역량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는 중국의 전략이다. 비유하자면 산업선진국들이 100년에 걸쳐 경험하게 될 개념설계의 사례들을 중국은 10년 만에 10배 많은 수의 사례를 접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은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해 특정한 기관이나 기업에 경험을 집중시켜 축적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최근 중국이 해양플랜트, 자동차산업, 가전, 휴대폰 등 거의 전 산업 영역에서 전 세계에서 최초의 모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벌써 축적의 시간적 한계를 공간의 힘으로 극복하는 전략의 결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껏 선진국의 개념설계를 받아와 생산해온 우리가 앞으로는 중국으로부터 개념설계를 받아와서 생산해서 중국에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생산의 영역에서마저 우리가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어떻게 축적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 한국의 전략
우리에게는 선진국처럼 100년 이상을 기다리면서 찬찬히 경험을 축적해나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은 거대한 내수시장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시간도 아니고, 공간도 아닌 제3의 길이 있을까? 멘토들의 잠정적인 해답은, 산업 차원의 축적 노력으로는 선진국과 중국의 축적된 경험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산업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틀을 바꾸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총력으로 축적해가는 체제를 갖추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체계, 문화를 바꾸어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가 축적을 지향하도록 변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축적의 범위를 산업의 바깥 경계로 극적으로 넓혀 생각할 때, 비로소 선진국의 시간과 중국의 규모를 극복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고유한 축적 양식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창조적 축적을 위한 열린 자세와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새롭고 도전적인 개념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실패를 용인하며, 경험지식을 축적하고자 노력하는 조직과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센티브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 나아가 추격경제 시기에 우리 산업계와 정책 의사결정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공의 방정식, 즉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항상 정해진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시행착오의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쌓아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밖에도 26명의 교수들은 우리 사회의 각 주체들이 축적을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다양한 제언들을 하고 있다.
서울 공대의 ‘축적의 시간’ 프로젝트 소개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한 작업은 2013년 하반기에 시작되었다. 먼저 우리 산업의 당면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객관적이면서 전문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26명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들을 멘토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국내외 학계를 리드해 왔고, 활발한 산학협력 연구로 산업계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멘토들이다. 기업의 리더들에 비해 이번 작업에 참여한 멘토들은 무엇보다 특정 기업의 이해와 전략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문제점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6명의 멘토들에게 다음과 같은 6가지의 공통 질문을 중심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에서 산업을 가로지르는 공통 키워드를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한국의 산업계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한국의 산업계가 돌파해야 할 관문이 무엇인가?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산학협력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대학(공대)의 역할이 무엇인가?
우리 사회의 틀과 국가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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