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노믹스 훈풍 타고 인도 채권 순항 '중국 비켜'..年8~9% 수익률은 기본
매경이코노미류지민입력2015.10.19. 14:42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 투자처로 인도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모디노믹스 시행 이후 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유독 두드러진 덕분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인도 채권의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7.25%에서 6.75%로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올 들어서만 벌써 네 차례 금리를 내렸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매매차익을 노릴 수 있다.
최진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는 신흥국 중 유일하게 7%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안정적이다. 물가가 정부의 관리 목표치인 6%를 한참 밑돌면서 금리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기 때문에 추가 인하 여력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채권에 돈이 몰리는 까닭은 높은 수익률 덕분이다. 올 3월부터 한국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 중인 인도 회사채의 표면 이자율은 연 8~9%에 달한다.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거나 지급보증하는 공기업 채권의 이자율도 연 7% 이상이다. 해외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환차익과 매매차익은 비과세되고 이자소득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내면 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한 면이 있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인도 채권 판매잔액은 6개월 만에 1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는 3~10년의 중장기물만 살 수 있지만, 중도에 수익을 확정하고 싶다면 한국투자증권에 채권을 되팔면 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다소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만기수익률 연 7%를 넘는 인도 채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인기 급증
중국 뛰어넘는 성장률과 유가 호재
환율 흐름과 유동성 이탈 주의해야
직접투자에 필요한 최소 금액 3000만원이 부담스럽다면, 소액으로도 가능한 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4월 출시한 공모형 펀드 ‘미래에셋인도채권자1(채권)종류A’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있었지만 인도 채권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이 상품이 유일하다. 아직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출시 이후 약 6개월 수익률이 5.7%로 양호한 편이다. 운용설정액도 최근 500억원을 돌파하면서 판매가 순항 중이다.
인도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한 이후 인프라 개발 확대, 외국인 투자 유치, 제조업 육성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인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7.5%를 기록해 16년 만에 중국(6.8%)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 가운데 중국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다는 점도 호재다. 인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중국이 휘청거리면 함께 쓰러지는 다른 신흥국과는 달리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인도는 내수 소비 국가로 독자적인 경기 사이클을 갖고 있어 중국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하락도 인도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원유는 인도 전체 수입액의 36%를 차지하는데 국제유가가 내려가면서 물가 상승률과 함께 경상수지 적자 폭도 크게 감소했다. 과거 80%에 달했던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최근 65%까지 하락하는 등 재정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물론 투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헤알화가 급락하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에서 볼 수 있듯 환율 움직임에 주의해야 한다. 대다수 인도 채권 투자상품이 환헤지를 하지 않는 만큼 루피화 하락 폭이 커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 시장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갑자기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29호 (2015.10.21~10.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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