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타결로 실리 챙긴 美·日-오바마와 아베만 웃었다..한국은 찬밥
매경이코노미이진명입력2015.10.19. 09:28
지난 10월 5일 아침(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상이 TPP(잠깐용어 참조) 협상 타결 기자회견을 위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닷새가 넘는 협상을 마친 터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미소가 만면에 가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29일 백악관에서 나란히 서서 미소를 머금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신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장면이다.
이번 TPP 협상 타결로 가장 큰 과실을 챙긴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교역량 세계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나라 국내총생산(GDP)은 TPP 참가 12개국 중 78%를 차지한다. 그래서 두 나라가 TPP 협상을 사실상 주도했고 그만큼 적극적이었다.
FTA 경쟁에서 만큼은 번번이 한국에 뒤처지던 일본이 보기 좋게 뒤집기에 성공했다. TPP 타결 전까지 한국은 FTA에서 일본을 앞섰다. 미국, EU, 아세안과 잇따라 FTA를 체결했고 중국과의 FTA도 발효를 앞두고 있다. 일본이 일견 부러운 시선으로, 일견 질시의 대상으로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TPP 타결로 전 세계 GDP 38% 국가들과 FTA를 체결한 셈이 됐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주요국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아시아의 말레이시아, 베트남과도 자유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TPP 참여국이면서 완성차에 대해 15~30%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멕시코에서 일본 자동차는 한국 자동차보다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미국에서도 지금까지는 한국 자동차가 한·미 FTA 효과로 일본 자동차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했지만 이제 TPP로 일본 자동차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미·일 관계를 한·미 동맹 이상의 긴밀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도 일본으로서는 나름의 성과다.
미국은 자유무역의 효과보다는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성과를 챙겼다. 애초부터 미국이 TPP에 공을 들였던 것은 아시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컸다. TPP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세계 경제 질서를 세우는 주도권을 중국 같은 나라에 내어줄 수는 없다. 노동자를 보호하고 환경을 지키는 제대로 된 질서야말로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배제, 정치·외교 성과 올린 美
美와 관계 다지고 자유무역 효과 본 日
미국은 TPP를 통해 중국을 배제하고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 자유무역이 가능해짐으로써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나 중국이 아세안 10개국과 함께 추진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보다 앞서 TPP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서둘렀던 것도 사실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진 것도 성과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이란 핵합의 등에 이어 TPP 협상까지 타결시키며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추진력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여당인 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의회 비준 과정이 남아 있지만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TPP에 무작정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잠깐용어*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칠레, 페루, 멕시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이들 국가의 GDP 규모는 세계 GDP의 38%인 28조달러로 세계 최대 경제블록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letsw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28호 (2015.10.14~10.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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