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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9. 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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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몰린 중국, 미국 국채 매도하나

수출·소비 모두 동력 상실..구조조정 위해선 대규모 자금 필요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9.09. 08:57|수정2015.09.09. 15:35

 

 

 

이른바 ‘G2’라고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2년 내에 중국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그 여파가 미국의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부터 보자. 2014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7조3481억 달러로, 세계 GDP의 22.6%(미 달러 가격 기준)를 차지했다. 같은 해 중국 비율은 13.5%였고 GDP 규모는 10조3804억 달러에 이르렀다. 2014년 한국의 GDP는 1조4100억 달러로 겨우 1.8%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장기 추이를 보면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85년 35.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1995년에는 25.4%로 낮아졌다가 2001년에 다시 32.7%로 높아졌다. 중국 경제의 세계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1985년 2.5%, 2001년 4.0%에서 지난해 13.5%까지 올라온 것이다.

 

 

 

중국이 자본주의를 구한다?

 

미국 경제 비율이 1996년에서 2001년까지 증가세를 보인 이유는 정보통신 혁명으로 경제의 각 부문에서 생산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신경제’ 혹은 ‘골디락스 이코노미’라고 불렀다. 문제는 미국 가계가 신경제를 지나치게 신뢰하고 과소비했다는 데 있다.

 

 

미국 소비자 욕구를 중국이 채워 줬다. 중국 생산자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에 수출했다. 그 대신 중국은 대미 수출로 큰돈을 벌어들였다. 2000~2008년 9년 동안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1조 5192억 달러에 이르렀다. 중국은 미국에서 번 돈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 매수에 사용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2001년 786억 달러에서 2008년 7274억 달러까지 10배 정도 늘었고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7.6%에서 23.6%까지 올라갔다. 이는 미국의 물가 안정과 함께 금리 하락을 가속화했고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소비자는 중국이 상품을 싸게 공급해 주고 금리까지 낮춰 집값을 올려주니 좋았고 중국 생산자는 대미 수출로 돈을 벌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주택 가격에 거품이 생기고 가계가 부실해졌다. 2007년 들어 주택 가격에 발생했던 거품이 붕괴(2009년 5월까지 32% 하락)되고 결국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어야 했다.

 

 

금융 위기로 소비와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는 2008년, 2009년 연이어 마이너스 성장(각각 -0.3%, -2.8%)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책 당국은 재정 및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했다. 우선 정부는 재정지출을 과감히 늘렸는데, 국채를 발행해 이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중국이 미국 국채를 상당 부분을 매수해 줬다. 2010년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금액은 1조1161억 달러로, 2007년(4776억 달러)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한편 미 중앙은행(Fed)은 연방기금 금리를 거의 0%까지 인하하고 3차례에 걸쳐 대규모의 양적 완화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중국 위안화 가치가 17%나 상승했다. 미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중국으로 수출한 셈이다. 그래서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중국 경제가 과잉투자로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3.5%(세계 경제 전체는 -0.4%) 성장해 침체에 빠졌는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2%로 매우 높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기업에 투자를 유도해 고성장을 달성했다. 중국 GDP에서 고정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35%에서 2008년 44%(2011년 48%)로 급등했다. 세계 평균이 22%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 놓았는데 국내외 수요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도 심각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디플레이션 압력은 소비 등 수요가 증가하거나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능력이 감소해야 해소될 수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소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8000달러를 넘어선 만큼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업 투자와 달리 가계 소비는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에도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출 증가로 중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제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위안화 절하에도 수출을 통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여보자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를 계속 절하시킬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다시 확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2009년 2269억 달러였지만 지난해 3426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1708억 달러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와 수출이 늘어나 디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할 수 없다면 결국 기업이 구조조정해 공급 능력을 축소해야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 성장했다. 이제 경제성장률이 7% 정도로 떨어졌고 앞으로 2년 이내 5%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 물론 경제 규모가 커지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 부실이 크게 늘어나고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기업 부실은 은행 부실로 이어진다.

 

 

기업 및 은행의 구조조정에는 대규모의 공적 자금이 필요하다. 일부는 중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더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구조조정 자금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 매각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5년 6월 현재 중국은 1조2712억 달러의 미 국채를 가지고 있다.

 

 

국채 내다 팔면 글로벌 금융시장 대충격

 

만약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파는 일이 생기면,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제조(혹은 무역) 강국을 추구했는데, 그 목표는 거의 달성했다. 2013년부터 중국의 수출입 규모는 미국을 앞질렀다. 이제 중국 정부는 금융 강국(위안화 국제화)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하기 이전까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지만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한다면 달러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통화전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경제학자 메이너드 케인스는 “1000파운드를 빌리면 은행이 나를 좌우하지만, 100만 파운드를 빌리면 내가 은행을 좌우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 헤게모니가 채무국으로 가는 경우는 없다. 헤게모니는 돈이 있고 자산을 쥐는 쪽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중국이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올해 7월까지 25.4% 차지)이고 한국 상장 채권을 16조7000억 원어치나 보유(외국인 보유 중 16%)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중국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기업 등 실물 자산도 싸게 살 기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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