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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본드 발행 줄이는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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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6. 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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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본드 발행 줄이는 중국 기업들

통화 완화로 자국 내 자금 조달 쉬워져..'위안화 국제화' 뒷걸음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6.22. 11:41|수정2015.06.22. 11:43

 

 

 

중국 인민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통화 완화 정책과 위안화 국제화 정책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 잇따르면서 통화 완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 태세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역외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크게 줄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역외 위안화 채권은 위안화 국제화 기반이 되는 중요한 금융 상품이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홍콩에서 발행된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 발행 잔액은 6630억 위안으로 전년 말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딤섬본드 발행 잔액이 줄어든 것은 발행 자체가 줄어든 데다 만기 도래한 딤섬본드가 상환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5월까지 딤섬본드 발행액은 166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3380억 위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중국 정부, 정책 충돌로 골머리

 

딤섬본드 발행이 줄어드는 것은 역외자금 조달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발행 기업은 주로 중국 기업인데 중국 내 통화 완화 정책으로 역내 시장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역외에서 딤섬본드를 발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중국 채권 부도와 위안화 절하 추세를 들어 중국 기업 발행 채권에 대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2014년 11월 시작된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으로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자금 수요가 증가해 금리가 오르면서 역내·외 금리 간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도 중국 기업들이 역외 위안화 채권 발행을 꺼리게 된 이유로 꼽힌다.

 

 

더욱이 중국 기업들은 자금 조달 수단을 다양화한다는 차원과 유로존의 양적 완화 정책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역외에서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올 들어 5월까지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액은 58억 유로어치에 달했다. 2014년 1분기만 해도 중국 기업이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은 전무했다. 발행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역시 후강퉁 실시로 투자할 만한 위안화 자산이 중국 주식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딤섬본드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서 지난 5월까지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위안화 절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위안화 절하가 위안화 국제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소한 오는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에 위안화를 편입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또 절하 추세에 있는 통화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도 절상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 위안화 절하가 가속화되면 오는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미 간 환율 분쟁을 부각시킬 수 있다.

 

인민은행이 안고 있는 딜레마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주장한 트릴레마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가 추구하는 환율 안정, 통화정책 독립성, 완전한 자본이동 3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하나의 목표를 포기해야 다른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경기 둔화를 겪으면서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 정책과 충돌하는 현실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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