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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중국 증시..'거품' 지표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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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6. 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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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중국 증시..'거품' 지표 엇갈려

기업 실적 안정적이지만 가치 평가 모델은 적신호, '기본과 균형' 살펴야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6.22. 11:38|수정2015.06.22. 11:40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김기범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거품 논란 거세지는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 평가’를 선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의 현주소를 세 가지 관점에서 따져봤다.

 

2007~2008년 증시 버블과 글로벌 금융 위기로 급락했던 중국 증시는 작년 3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달 7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고 선전 종합지수는 최근 3000을 넘으며 사상 최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중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했을 때에도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이자 증시 거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해 가장 밝게 본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유지(equal weight)’로 변경하며 7년 만에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또한 4월 말 허위 공시, 주가조작, 장외시장에서의 내부자거래 등과 관련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요 경기 지표가 증시의 강한 상승세를 받쳐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 이후 한때 10%가 넘던 경제성장률은 작년에 7.4%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은 4월 2100억 위안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과 수입은 각각 작년 4월에 비해 6.4%, 16% 감소 속에 기록한 ‘불황형 흑자’로 오히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는 주식 담보대출 등 신용거래가 전체 거래대금의 20%에 육박하는 점도 과열 우려를 확대한다. 따라서 향후 시장이 하락세에 들어서 신용거래를 하게 된 투자자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28일 정부가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도되자 상하이 종합지수는 하루 사이 6.50% 폭락했었다.

 

힘 빠진 경기 지표가 문제

이처럼 중국 증시의 향방은 증시 거품 여부에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금융 위기 직후 중국 투자에 커다란 손실을 기록해 깊은 상처를 갖고 있는 국내 투자자로선 그 어느 국민보다 중국 증시 과열 징후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시 과열 징후를 판단하기 위해 첫째로 상장 기업의 현금 흐름 및 실적을 살펴보면 기업의 잉여 현금 흐름은 3%대, 영업이익은 10%대에 꾸준히 자리해 아직까지는 안전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주가수익률(PER)은 종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의 PER는 2007년 버블 사태가 있기 직전에는 35배 정도였는데 현재는 약 17배 선이지만 이는 2003년 이후 평균 14.41배를 웃돌고 있고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에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증시의 거품 여부를 가격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 가치 평가 모델(FVM)을 활용해 적정 가치를 측정했다. FVM은 주식시장의 12개월 선행 이익 수익률(1/PER)을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비교해 현재의 수준을 판단한다. FVM으로 살펴봤을 때 중국 증시는 과열을 우려해야 할 수준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가치 측면에서 시장 밸류에이션 수준을 살펴보는 데 잘 활용되는 ‘버핏 가치 평가 지수(Buffett Valuation Indicator)’는 주식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을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과 비교해 현재 시장 수준을 판단하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보통 과거에 비해 값이 높아지면 고평가됐다고 판단한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며 중국 증시가 극도로 과열됐던 2007년에는 120배에 달했지만 2014년 고공 행진을 이어 가던 시점에는 60배로 버블 붕괴 직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자산 가치 측면에서는 중국 증시가 아직까지 과열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자산 가치 모델로 중국 증시를 완벽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명목 국내총생산은 국가통계국에서 분기별 또는 연간 수치로 제공돼 연간 수치만을 사용해 매일 변화하는 주식시장의 동향을 평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주어진 여건에서 자료를 통해 시장의 동향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분기별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시계열을 분기별로 설정해 자산 가치를 평가했을 때 전체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보다 지그재그 형태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계절성(seasonality)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과거 계절성 수치를 올 1분기 수치에 적용해 나타난 2015년 중국 주식시장의 자산 가치 예상치를 계산하면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07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 규모로 세계에서 둘째로 큰 중국이 6~7%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성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투자수익률과 성장률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는데,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중국의 위상은 앞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흔들릴 수는 있지만 무너지지는 않아

그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고 양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게 된 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전달될 것으로 판단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5월부터 중국 경제가 뉴 노멀에 진입했다고 언급한 것과 같이 중국 경제의 중심은 양적 성장으로 대변되는 수출·제조업·자본 및 인프라 투자와 같은 기초 생산요소 중심에서 내수 및 3차산업인 서비스산업과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한 경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벤 버냉키 Fed 전 의장도 최근 산업구조 이동은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고 그 과정에서 총생산 속도가 안정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가격과 자산 측면에서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한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보다 질적 성장에 따른 결과물로도 해석돼야 할 것이다.

 

향후에도 중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성장에 따른 결과물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중산층 및 가처분소득 증가는 기호 소비재, 헬스 케어, 자동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일대일로(一 帶一路) 프로젝트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정상적으로 설립되면 중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투자자 보호 등 열악한 제도 환경이 점차 개선될 조짐이 보여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과거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증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무작정 군중심리에 편승해 무분별한 투자를 하거나 혹은 중국 시장을 일방적으로 나쁘게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과 균형을 따져 신중하게 투자해야 할 것이다.

 

정리 한상춘 한국경제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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