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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중국 국유 기업 보호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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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5. 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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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중국 국유 기업 보호막

군수 업체 채권 사상 첫 디폴트…정부 암묵적 보증 관행 깨져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5.04 09:48

 

 

 

중국 국유 기업인 바오딩톈웨이가 4월 21일 위안화 표시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국무원(중앙정부) 산하 군수 업체 중국남방공업그룹의 계열사다. 중국에서 비금융사의 국유 기업 채권이 디폴트된 것은 처음이다. 1998년 중국 국유 금융사인 중국광둥투자신탁의 해외 채권이 디폴트돼 한때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실 공기업 솎아내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변압기 생산 업체인 바오딩톈웨이는 이날 15억 위안의 회사채에 대한 이자 8550만 위안을 채권자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대체에너지 투자 실패 등으로 지난해 101억 위안의 적자를 내면서 자금난을 겪어 왔다.

 


 

바오딩톈웨이의 디폴트 처리는 중국 정부가 부실 국유 기업 운명을 시장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국제 신용 평가 회사 피치는 "부실 국유 기업이 망해야 국유 기업과 민영기업 간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바오딩톈웨이의 디폴트는 (국유 기업 부도의)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유 기업 부채에 대해 정부가 암묵적으로 보증해 온 이른바 '국유 기업 불사(不死)' 관행을 깨겠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것이다.

 


부실 국유 기업 운명 시장이 결정

중국 정부가 국유 기업에 대해 보호막을 거둬 내는 것은 채권시장뿐만이 아니다. 중국 증시에서도 지난해 해운 업체 중요우가 국유 기업으로는 처음 퇴출됐다. 중국 언론들은 중장비 업체 얼중이 둘째로 증시 퇴출 국유 기업이 될 처지에 놓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상장된 이후 퇴출되는 기업이 적어 우회 상장의 타깃이나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 '좀비 기업'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 정부는 국가자본이 주도하는 은행업에도 부도를 용인할 방침이다. 올해 예금보험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은행이 부도나면 시장에서 예금자의 피해를 보상하도록 메커니즘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유 기업 채권 디폴트 소식이 전해진 4월 22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는 2.44% 급등한 4398.49에 마감됐다. 디폴트 용인 같은 국유 기업의 개혁이 단기적인 연쇄 부도 우려를 부각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경제 체질 전환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인다는 지적이다.

중국 국영기업은 이제 정리가 시작되고 있지만 민간 쪽에서는 디폴트가 잇따르고 있다. 태양광 업체 차오리는 2014년 3월 위안화 채권을 부도 처리하며 위안화 채권 디폴트 1호 기업이 됐다. 지난 4월 7일에는 선전 증시 상장 인터넷 기업 클라우드라이브테크놀로지도 회사채 이자 2억4063만 위안을 갚지 못해 디폴트됐다. 이어 4월 20일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분야 민영기업 카이사가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달러 채권이 부도 처리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중국 증시는 활황이지만 실물경제로 자금이 잘 돌지 않으면서 민영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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