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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경제학 1

경제·강의방

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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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경제학

 

- 세일러 거시경제 / 필독서 정리

2012/11/02 18:48

복사 http://blog.naver.com/ahnsfarm/170089210

 

 

 

불편한 경제학

Uncomfortable Economics 세일러 / 위즈덤하우스 / 2010.2月 / 656p / 25,000원

 

 

 

자본주의 경제 원리, 경제위기의 진짜 원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산층과 서민의 생존대책, 달러의 미래 등. 신용통화 시스템, 메기이론 등이 압권이다.

 

SAILOR.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 현재는 자기 사업체 운영. 2008년 말부터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글을 올리기 시작. 그의 글은 경제현상을 너무나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면서도 한국경제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갖도록 하는 힘이 있다. 저자 블로그 WWW.SAILORBLOG.CO.KR. 세일러의 칼럼은 지금도 다음 아고라 경제방에서 계속 연재되고 있으며, 다음>아고라>토론>경제 코너에서 글쓴이 항목에‘세일러’라고 검색하면 다. 저서『흐름을 꿰뚫어 보는 경제독해.

 

프롤로그 - 거짓말의 시대 - 경제에 관한 거짓말이 요즘 횡행하는 이유.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면 큰 경제위기는

결국 중산층과 서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극복되었다.

 

언론과 제도권 전문가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게 각국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 대고 있기 때문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온다고 주장한다.

 

돈 가치가 떨어질 것이니,

그 결과 주식과 부동산이 계속해서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동성 함정에서 경제를 탈출시킬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조장하는 것이다." - 폴 크루그먼. <불황의 경제학>.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이 심각한 경제위기로부터 탈출하는 수단이 된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중산층과 서민들이 마지막 남은 여력을 쥐어짜며,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으로 생존여력을 비축하고 있고, 기득권층은 부동산을 떠넘기고 현금화 함으로써 디플레이션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사회의 중산층과 서민들을 희생시킴으로써 대기업과 기득권층을 살리겠다는 것으로 매우 부당한 일이다.

 

"나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하나로 꿰고 있을 뿐이다." - 공자.

그러기 위해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게 중요하다.

 

지식의 양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하나로 꿰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1장.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이유, 계속될 수 없는 이유

 

왜 인플레이션이 계속될까? 


 

저축의 역설개별적으로는 저축이 미덕이지만, 경제 전체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악덕이 된다는 개념이다.

 

저축의 역설에도 예외는 있다. 새롭게 산업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후진국 입장에서는 자본부족이 산업화 추진에 최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에는 저축이 국민경제 전체로 볼 때 미덕이 된다.

어차피 산업화 이전에는 국민 개개인이 소비할 제품/서비스도 부족하다.

 

1970~1980년대 한국경제의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산업화를 이루고 경제가 성숙단계에 이르면 저축의 역설이 작용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소비재가 다양해지고, 저축보다 투자로 돈이 몰린다.

 

저축의 역설 문제를 해결 방안에 대해 폴 크루그먼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바로 시간에 비례해 돈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인플레이션이다... 실제로 통화정책을 이용해 경기후퇴와 싸우려면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하나의 흐름으로 존재해왔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저축을 해도 손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저축으로의 일방적인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대놓고 인플레이션을 옹호하는 정책을 제안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반드시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공약한다.

 

경제학 문헌에서는 이에 대해 언급할 때는 '인플레이션 조세'라는 점잖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노골적인 느낌을 감추곤 한다.

 

"누가 인플레이션 조세를 부담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화폐소유자다... 인플레이션은 화폐소지에 대한 조세가 된다." - 그레고리 맨큐.

 

왜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수 없을까?

 

경제학자들은 일반인들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실제 나타난 인플레이션율은 은행 이자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통하여 저축의 역설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실제보다 더 높은 이유는 바로 화폐환상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명목가격이 내리면 잘 체감하지 못하지만, 명목가격이 오르면 실제보다 더욱 큰 것처럼 느낀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실제보다 더 높은 또 하나의 이유는 버블의 존재 때문이다.

버블기의 짜릿한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됨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강화한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사실상 기만이며,

일반 소비자들은 이 기만에 속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경제학자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2장. 우리 시대가 돌아가는 원리


 

도대체 돈이란 무엇인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정작 돈에 관한 지식은 매우 빈약하다.

 

사회제도가 돈에 대한 진짜 지식을 가르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진짜 지식은 불편한 진실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지배집단 입장에서는 피지배집단이 돈에 관한 진자 지식을

잘 모르는 것이 통치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지급준비율은 나라에 따라,

또 예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은 평균 3.5% 정도 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통해 만들어 낸 돈을 신용통화라고 한다.

은행들이 신용통화(돈)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신용창조라고 부른다.

 

통화량 = 현금통화 + 신용통화.

신용창조는 한마디로 대출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즉 ,부채의 창조, 빚의 창조다.

본원통화M1(협의통화)M2(광의통화)Lf(금융기관 유동성)L(광의유동성).

지표의 범위가 더 넓을수록 실물경제를 제대로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고려 대상에 넣는 유동성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그 측정과 관리가 쉽지 않고, 중앙은행이 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는 광의통화인 M2

통화량 관리지표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2009년의 경우 본원통화 대 M2(광의통화, 신용통화)의 비율이 1 : 24 정도가 된다.

 

본원통화 대 Lf(금융기관 유동성)의 비율은 1 : 33, 본원통화 대 L(광의유동성)의 비율은 1 : 42로 훨씬 더 높아진다.

 

1986년 이래 역대 유동성 지표 추이를 보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본원통화 대 각 유동성 지표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본원통화는 그다지 늘지 않았는데 M2, Lf, L은 급증했다.

 

409 <흐름을 꿰뚫어 보는 경제독해> 정리본 그림 창조.

 

1986년 이래 한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던 것은

본원통화가 아니라 은행의 신용창조 행위 결과로 생겨난 신용이었다.

 

현대 경제는 신용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법 제79조는 시중은행 이외의

법인이나 개인과의 거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돈은 누가 공급하는가?

통화시스템에서 돈을 공급하는 것은 시중은행들이다.

중앙은행은 본원통화만 시중은행들에게 공급한다.

 

[이것 조차 일반 민초들은 제대로 모름]

 

본원통화의 공급량을 조절하거나, 기준금리를 조절함으로써,

또는 지급준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시중은행들의 대출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돈과 신용경색

 

신용경색이란 신용이 위축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통화량 = 현금통화 + 신용통화>에서 신용통화 부분이 위축되는 것이다.

 

신용경색이란 시중은행의 신용창조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과 자금수요자(기업과 가계)

사이의 연결고리가 시중은행의 신용창조 기능이다.

 

중간의 연결고리가 망가지면 본원통화 공급을 조금 조절해도 새 발의 피 밖에 안 될 수가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이 무력화되어 버린다.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대규모로 공급해도 통화량(현금통화 + 신용통화)은 줄어들고 그 결과 물가와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

 

금융기관 사이에도 신용창조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은행과 기업/가계 사이보다 금융기관 간에 더 큰 규모로 더 활발하게 대출활동이 일어난다.

 

금융기관들은 일반 경제주체들보다

금융상황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고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금융기관 사이에서는 사실상 뱅크런 사태가 벌어졌다.

기존대출을 회수하고, 타 금융기관에 예치했던 자금을 서둘러 인출했다.

 

이렇게 되면 금융기관들은 급작스런 인출에 대비해서

서둘러 지급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시차를 두고 신용경색은 민간부문으로 확대되었다.

기업체들도 자금 융통이 막히면서 부도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다.

 

미국은 2008년 9월 이전에는 8천억 달러 대에 머물던 본원통화가 폭증하여 2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본원통화량이 단숨에 2배 이상 폭증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파악하려면 본원통화가 아니라 전체 통화량(본원통화 + 신용통화)을 살펴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본원통화의 공급을 대폭 증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총 통화량의 증가율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신용경색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우는 M3 증가율이 2009년 6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원래 유동성 지표는 보다 넓은 범위의 지표가 선행성을 갖는다. M3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조만간 M2도 역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게 된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본격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시중은행들의 신용창조 활동은 계속 위축되고 있는 중이다.

 

聯準이 본원통화를 대거 공급했지만

시중은행들의 신용창조 기능 마비로 통화량은 늘어나지 못했다.

시중은행들은 늘어난 본원통화를 모두 지급준비금으로 그저 쌓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과 물가상승 아이에는 중간단계가 있다. 바로 시중은행의 신용창조 기능이다.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 시중은행의 신용창조통화량 증가 → 물가상승.

 

평상시 본원통화 공급은 자연스럽게 시중은행의 신용창조를 거쳐 통화량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위기상황을 맞아 중간단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聯準의 막대한 본원통화 공급으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시중은행의 신용창조 기능붕괴가 얼마나 심각했기에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긴급하게 팽창시키는 것일까를 우려하는 것이 맞다.

 

현재 상황은 미국의 M3 동향과 시중은행들의 대출잔액 추이로 판단하건대, 聯準의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을 막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용경색 심화로 달러화 총 통화량이 줄어드는 상황인데, 본원통화 공급이 급증했다고 물가상승과 달러화 가치하락을 우려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특히 미국에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가치하락이 닥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위안화 가치상승을 점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더욱 우습다.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은 한국보다도 낮다. 그리고 중국의 통화량 증가율은 미국은 물론 한국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하락을 우려할 것이라면,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대해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도 미국의 부동산 버블은 붕괴한 반면, 중국에서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前高點을 넘어 폭등하고 있다.

 

돈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시중은행이 공급하는 것이다.

신용창조 기능이 붕괴되면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를 늘려도 통화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은행은 이자는 만들어 내지 않는다.

 

"미꾸라지를 양식할 때 메기를 몇 마리 함께 넣어 두면 미꾸라지가 훨씬 더 건강하게 자란다. 소수의 미꾸라지는 메기에게 잡아 먹히겠지만, 나머지 대다수의 미꾸라지들은 살아 남기 위해 긴장하고 노력하게 되면서 아주 건강하게 자라난다."

- 이병철.

 

 

오늘날의 통화제도 속에도 바로 이와 같은 메기가 존재하고 있다.

 

은행들이 신용창조를 할 때는, 대출원금만 만들어 낼 뿐 나중에 대출금을 갚을 때 내야 할 이자에 해당하는 돈은 만들어 내지 않는다.

 

따라서 신용창조가 아무리 많이 되더라도

경제 내에 돌아다니는 돈은 항상 부족하게 된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돈은 이자를 발생시키는 원본일 뿐이며,

이자에 해당하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이자를 낼 수 있으려면 다른 누군가의 원본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자신의 원본을 내주고

다른 이의 원본을 가져오지 못하는 사람은 부도가 나게 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원리상 전체적으로 항상 돈이 모자라게 되고, 누군가는 부도를 내게 되어 있다. 의자 뺏기 게임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탈락해야 한다.

바로 메기의 먹잇감이 되고 마는 것이다.

 

"탐욕과 경쟁은 변할 수 없는 인간 본서의 결과물이 아니다.

탐욕과 공포는 사실 우리가 이런 돈을 사용하는데 따르는 직접적인 결과로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증폭되어왔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 세상에는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일거리가 있다.

그러나 빚을 모두 갚을 만큼 충분한 돈은 없다.

결핍은 우리가 사용하는 통화제도 속에 있다...

우리는 살아 남기 위해 서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 베르나르 라에테르. 유로화 도입과정에 참여한 벨기에 국제금융학자.

 

베르나르 리에테르의 말은 오늘날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화폐제도의 냉혹한 일면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누군가가 부도가 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출 이자를 지불할 때, 당신은 다른 사람의 원본을 써버리고 있는 것이다.

빚을 수반하지 않고서는 사회에 돈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현대경제가 기반으로 삼는 통화시스템의 작동원리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일 뿐이다.

 

은행은 이자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명제는 사회에 노골적으로 제시하기엔

불편한 진실에 해당되기에, 눈에 드러나는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신용통화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현대경제가 돌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있다.

[ 다른 모든것 보다 진짜 진짜 찐짜 중요함]

 

누군가를 반드시 탈락시켜야 한다는 필연적인 결과를 지연시키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대출을 추가로 계속 늘려 가는 것이다.

 

이전의 대출에 대한 이자를 위해 새로운 대출을 공급하는 것이다.

즉 통화량을 계속 늘려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장은 시스템적인 냉혹함이 현실화되는 것을 뒤로 미룰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다단계 피라미드 구조와 동일하다.

언제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추가대출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바로 붕괴하게 된다.

[작금의 대 붕괴는 이것의 발현이다]

 

이자를 낳는 빚은 소득에 대비해 무한히 확대될 수 없다.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의 액수가 소득을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행 통화시스템에서는 영구적인 팽창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급격하게 불어나는 복리이자에 대해 빚의 총액을 늘려 감으로써 의자 뺏기 게임의 현실화를 뒤로 미루는 것은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어떤 원인에서든 추가대출이 멈추는 순간 경제 내에서는 이자를 낼 수 있는 돈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누군가는 부도를 내게 된다.

일부의 채무에 대해서라도 부도가 나게 되면 모든 채무에 대한 기한이익을 상실하게 되고 부채를 청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부채가 청산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내의 통화량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채무자의 부도로 대출손실을 입게 된 은행은 적정 자기자본비율을 위협받게 되므로

대출을 줄여야 한다.

 

기존 대출금의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신규대출을 억제함으로써 대출자산을 줄여 나가게 된다. 그로 인해 통화량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경기침체가 깊어져 연쇄부도가 발생하면, 직접 대출손실을 입지 않은 은행들도 신용리스크 증가로 신규대출이나 차환대출에 제약을 받는다.

 

통화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화폐의 가치는 올라가고 화폐와 비교하여

다른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기업의 이익도 줄어들게 되며, 담보로 제공되던 자산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기업도 다시 부채를 청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것이다.

이 시스템에서는 안정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상태가 존재할 수 없다.

 

끊임없이 팽창(인플레이션)하든지 아니면 팽창을 멈추는 순간

바로 수축(디플레이션)으로 돌아서게 된다.

 

경제 내에 끊임없이 긴장이 조정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주체들은 결코 편안한 상태라는 것을 맞이할 수 없다.

결핍은 우리가 사용하는 통화제도 속에 있다.

우리는 살아 남기 위해 서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신용통화 시스템의 이와 같은 속성은 사실 자본주의 시스템이 자리잡기 시작했던

초창기부터 인식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중앙은행의 어머니로 추앙받고 있는 헨리 손턴(1760~1815)은 18세기의 공황들을 분석한 끝에, 신용통화의 태생적 불안정성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신용통화는 끊임없이 팽창해 나가다가 한 번 수축하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수축하게 된다. 이와 같은 통화시스템의 작용은 보이지 않는 손과는 정반대로 경제를 궤도에서 이탈시키며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하나가 아니라 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시사했다.

가격 시스템과 골드버그 시스템.

 

미꾸라지들 틈에 메기를 섞어 놓는 것은 잔인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로 인해 미꾸라지들이 더욱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었다.

 

신용통화 시스템의 작동원리 역시 매우 비인간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시대의 돈은 영구적 팽창을 허락지 않는다.

신용통화 시스템의 작동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모든 돈은 빚이다. 2)은행들은 대출을 통해 이자는 만들어 내지 않는다.

이 두 가지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과들이 생겨난다.

 

1) 누군가 대출을 해주고 또 대출을 받아 가지 않으면 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출이란 나중에 이자를 포함해 돌려받을 목적으로 빌려 주는 것이다.

통화시스템 내에는 이자를 낼 수 있는 돈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구조적으로 부도가 나야 하는 상황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를 압박한다.

호황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부채가 점점 쌓여 긴장감이 발생하면서 대출 증가량은 감소하게 된다. 이제 의자 뺏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2) 대출(돈)에는 만기가 있다.

 

신용통화 시스템에서는 빚이 돈이므로, 모든 돈에는 만기가 있는 셈이다. 만기가 도래하면 이를 갚아야 하고, 갚는 과정에서 신용통화가 줄어들게 된다.

차환대출을 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신용리스크에 대한 재심사가 이루어진다. 불황기에는 차환대출 및 신규대출이 어려워진다.

돈이 만기가 있는 빚인 이상 불황기에 통화량이 안정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통화량은 늘어나야 한다. 늘어나지 못하면 바로 붕괴가 찾아온다.

 

매년 최소한 이자에 해당하는 만큼은 통화량이 늘어나야 붕괴를 피할 수 있다.

1년 동안 물가가 3% 올랐다면, 이는 이자율 + 3% 만큼 통화량이 늘어났다는 얘기이다. 통화량이 이자율만큼 늘어났다면 물가상승률은 0%가 될 것이다.

만약 통화량이 이자율만큼도 늘어나지 못하게 되면 바로 붕괴로 돌아서게 된다. 통화량이 늘지도 줄지도 않는 안정적인 상태는 존재할 수 없다.

 

4) 그런데 이자를 낳는 빚은 소득에 비해 무한정 늘어날 수 없다.

 

통화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빚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결국 통화량이 늘어날수록 갚아야 하는 원리금도 점점 커지게 된다.

한편 빚이 늘어나는 만큼 소득이 증가하면 문제가 없지만, 소득 이상으로 빚이 증가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을 넘어설 수는 없기에 무한 팽창은 불가능하다.

 

 

 


메기가 존재하는 이유.

 

중세시대에 서양은 금본위제도 하에서도 그다지 부족함을 모르고 지냈다.

그러나 서서히 경제가 성장하면서 화폐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GDP가 두 배로 커져서 국민경제 내에 존재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두 배로 늘었는데 통화량이 그대로라면 물가가 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화폐가 부족하면 거래활동이 죽게 된다. 화폐 부족으로 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해지면 경제가 그 잠재력을 모두 실현하지 못하게 된다.

 

유럽에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자리잡아 가고, 경제성장이 속도를 내면서 17세기가 되자 화폐 부족 문제가 본격화되었다.

결국 금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새로운 통화시스템이 생겨났다.

골드스미스(금세공사) 은행가들은 金보관증(은행권)을 발행하면서 지급준비금의 원리를 터득하게 되었다. 드디어 신용통화가 생겨난 것이다.

 

국부론이 출간된 1776년 당시 유럽에서 유통되는 지폐의 양이 귀금속화폐보다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매우 흥미롭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金本位制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반발이 생겼다. 사기 아니냐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은행에게 가짜 金보관증을 빌리고 이자를 물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은행은 금도 없으면서 金보관증인 은행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은행에게 빌릴 것이 아니라, 그냥 정부가 발행하면 된다는 논리가 성립이 된다. 은행권이 아니라 정부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정부가 발행하면 되는 것을 금도 없는 은행에게 굳이 빌리고 이자를 물고 있다.

그런데 그 이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가짜 돈을 만들어 내는 영리기업인 은행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반발이 생겨나는 것이다. goldbug system.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통화시스템이 실제로 시도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통화시스템을 그린백 시스템이라고 한다. commonwealth system.

 

그린백은 신용통화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점(메기의 존재)은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잡혀 먹힐까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류 경제학에서 그린백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찾아볼 수 없다.

아예 명칭조차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화폐제도는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므로 그 권위가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다른 통화제도의 존재 자체를 거부해 버린다.

 

 

그린백 시스템에서는 예산이 부족해 지출을 못 한다는 일은 생겨나지 않는다.

이자가 없는 돈이기에 메기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경제 시스템 내에 이자 낼 돈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파산에 내몰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만 그렇다.

 

正義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각자에게 그이 신용만큼 화폐를 할당하겠다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경제란 희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래야 사회 전체적으로 효용이 최적화된다.

 

희소한 자원을 어떻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가?

여기에 자본주의 시스템과 공산주의 시스템의 차이가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자원의 배분을 시장, 즉 가격구조에 맡긴다.

한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자원이 꼭 필요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소외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의 비극이다. 사회보장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공산주의는 이런 비극이 구조적으로 생겨나는 것을 막겠다고 나선다.

자원배분이 돈에 따라 좌우되도록 놔둘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도록 인간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구소련에서는 2,400만 가지의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과 생산량을 인간이 직접 정했다.

 

중요한 50만 가지는 중앙계획당국에서 정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지방계획당국에서 정했다.

 

이렇게 해서 결정된 가격은 7~10년 동안 재검토되지 않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가? 전 국민의 하향 평준화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 즉 가격이 생산과 소비를 지시하는

신호역할은 결코 무시할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사회 전체의 최적화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비극적인 요소가 생기지만, 자원배분에 있어서는 효율적이다.

 

그에 따라 돈을 가진 사람은 자원을 가져갈 수 있고, 돈이 없는 사람은 소외된다.

결국 자본주의 시스템의 모든 문제는 돈 문제로 귀착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시스템은 돈을 누구에게 공급하는가에 따라 모든 자원배분이 결정되는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총 통화량이 정해지더라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는다.

 

모두가 더 달라고 한다.

원하는 대로 다 주면 당연히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가게 될 것이다.

 

혁신적인 신규산업이 새로 태동하는 단계에서 앞으로 계속 성장할 거라면, 그 산업부문은 당장은 작아 보여도 돈을 훨씬 많이 필요로 할 것이다.

 

소중하고도 위험한 자원인 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신용통화 시스템은 원리금 상환능력으로 판단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신용의 정의는 바로 이 원리금 상환능력인 것이다.

원리금 상환능력을 지키지 못한 경제주체는 탈락시킨다.

그가 끌어 모았던 자원은 회수된다. 사나운 메기의 활동을 통해서 말이다.

 

신용을 지키지 못한 경제주체를 구제하는 것은, 그가 계속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자원을 끌어안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셈이 된다.

 

원리금 상환능력으로 판단하는 신용통화 시스템은 경제에 돈이 얼마나 필요하며 누구에게 배분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한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아주 쉽게 돈을 더 만들어 낸다. 無에서 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창조.

 

돈이 부족해서 경제성장이 저해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철저하게 신용만큼만 돈을 배분하는 한, 과잉공급 문제는 생겨나지 않는다.

만기가 되면 제대로 회수될 테니까 과잉공급이 아니게 된다.

어느 경제주체든 그 잠재력의 크기는 아무도 모른다. 전기가 처음 등장할 때도 그 에너지 자원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때문에 신용통화 시스템은 그 결정을 시장에 맡길 것이며, 인간이 미리 예단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자본주의적 태도다.

 

신용통화 시스템에서는 돈을 빌린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에 실패하여 이를 갚지 못하면 화폐가 과잉 공급된 셈이다.

화폐가 과잉 공급되지 않으려면, 그 경제주체가 자신이 써버린 통화량에 상응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파산은 풀린 돈만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므로, 결국 경제의 크기에 비해 돈이 과잉 공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정도만큼 인플레이션 요소가 생겨난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회수할 수 없는 돈을 절대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는 철저하게 신용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각자에게 신용만큼만 돈을 공급한다는 것이 신용통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리이다. 대출한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일만 막으면 아무리 많이 공급되어도 과잉이 아니다. 이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이 원리대로만 운용된다면 시스템 경쟁력이 최상일 것이다.

정말 능력있고 필요한 경제주체에게 돈이 얼마든지 공급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경제의 잠재력이 최대로 실현될 것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그 한계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용통화 시스템에서는 시장에 맡긴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원칙이 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신용평가가 중요시되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좋은 경우에는 대출에 우대금리가 적용되기도 하지만, 신용등급이 나쁜 경우에는 대출이 아예 거부되는 것이다.

그리고 메기가 존재한다. 이자부담을 가함으로써 무능력한 주체들을 잡아먹도록 한다.

 

파산의 공포를 가함으로써 무능력한 주체들이 소중하고 위험한 자원인

돈을 함부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져간 이상은 파산의 공포에 쫓기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만든다.

인플레이션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져간 만큼 경제에 부가가치를 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자기의 신용보다 더 가져간 것으로 판명된 경제주체는

메기가 잡혀 먹힌다. 이것이 파산절차다.

그가 차지하고 있던 자원을 모두 잃게 될 것이며,

그 자원은 다른 경제주체에게 재배분된다.

 

이들이 파산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한다면,

무능하다고 판명된 경제주체가 자원을 계속해서 쥐고 있게 된다.

그러면 다른 경제주체들은 피해를 입는 것이다.

더 필요한 사람들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위기를 맞아 좀비은행, 좀비기업을 양산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는 이유이다.

 

金本位制는 물리적으로 유한한 금의 양을 통해서 통화의 지나친 팽창을 막는 제도이다. 이에 반해 신용통화 시스템은 능력본위제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한 경제주체는 파산시켜 그가 가져간 자원을 거둬 들임으로써 지나친 통화팽창으로 인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빚어지는 것을 막는다.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곧 신용이다.

그러므로 신용통화 시스템은 신용본위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신용의 크기 역시 유한하다. 노력을 통하여 신용을 조금씩 키워 나갈 수는 있지만, 없던 신용을 갑자기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신용통화 시스템의 경쟁력은 대단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통화가 얼마든지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통화부족으로 경제의 잠재력 실현이 저해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메기가 위협을 가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이 돈을 함부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고, 일단 가져간면 필사적 노력을 기울여 경제성장을 촉진하도록 한다.

 

18세기 초 프랑스가 최초로 그린백 시스템을 도입했다. 존 로.

 

재정적자 문제를 고민하던 프랑스는 방크로얄을 설립하고 金보유량에 구속됨이 없이 그냥 지폐를 찍어 내도록 했다.

초기에는 경제 기적이 일어났다. 프랑스 경제는 호황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통화량의 팽창은 버블을 불러 일으켰다. 미시시피 버블.

 

1719년 초 300리브르였던 미시시피 회사의 주가는 연말에는 2만 리브르 이상으로 치솟았다. 주가는 약 67배나 폭등했다.

전례없는 투기열풍이 프랑스를 휩쓸었고, 식료품 가격이 6배나 폭등했다. 그리고 금융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가져왔다.

 

로마 말기를 제외하고 16세기까지 유럽에는 의미있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프랑스는 18세기 말 프랑스대혁명 이후 집권한 혁명정부에서

다시 한 번 그린백 시스템을 시도했다.

혁명정부 역시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시냐 지폐를 발행했다.

결과는 통화량 남발로 이어졌다.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과 거의 같은 시기에 영국에서는 사우스 시 버블이 형성되었다. 주가는 10배 폭등했다.

하지만 프랑스와는 달리 영국에서는 사태의 전개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통화남발은 없었고, 기존 통화량이 몰렸다.

 

국민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통상적인 수준의 주식시장 버블붕괴 정도에 그쳤을 뿐, 금융시스템의 붕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시스템 경쟁에서 영국이 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통화시스템의 측면에서 영국은 대륙의 다른 나라들보다는 앞서갔다.

영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공황을 겪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공황을 겪어 내면서 영국은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시태를 바로 보려면 공황을 초래하는 버블이 왜 존재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 버블이 존재하는 이유.

 

네덜란드가 1602년에 아시아와의 동방무역을 전담시키기 위해 설립했던 동인도회사는 그야말로 대박투자였다.

이 회사는 1620~1720년까지 100년 동안 연 20%에 가까운 배당을 계속해서 지급했던 것이다.

 

1602년 설립 이후 18년 동안은 제대로 배당하지 못했다. 당시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라는 강대국이 지배하는 원양무역의 신참자였다.

 

막대한 자본금이 필요했던 동인도회사의 자본금 조달을 돕기 위해 네덜란드는 국민에게 도박장(주식시장)을 만들어 주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년 적자 투성이의 동인도회사의 주식은 유상증자를 할 때마다 눈먼 돈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서구 열강들간의 식민지 개척 경쟁에서 네덜란드가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보다 앞서서 1600년에 설립된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비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자본금 규모가 10배에 달했다.

 

당시 네덜란드가 영국보다 인구와 국토는 작았지만, 자본 동원이라는 면에서는 오히려 더 큰 나라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주식시장 덕분이었다.

 

네덜란드의 성공을 영국과 프랑스가 따라 했다. 그렇게 해서 영국에선 사우스 시 버블이, 프랑스에서는 미시시피 버블이 생겨난 것이다.

 

1720년 아이작 뉴턴은 남해회사 주식에 7천 파운드(현재 가치로 7억 원 정도)를 투자해 수익률 100%를 올려 7천 파운드의 투자수익을 거두었다.

 

주가는 그가 팔고 나서도 힘차게 계속 올랐다. 시장에는 정보가 돌기 시작했다. 조만간 영국정부가 지브롤터해협의 식민지를 스페인에 반환하고 그 대가로 남해회사는 스페인이 차지했던 남미지역 무역 기득권을 넘겨받게 된다는 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남해회사의 주가는 한 차원 베렐 업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위대한 과학자이자 왕립 조폐국장이었던 뉴턴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재차 투자에 나섰다.

그리고 2만 파운드(20억 원)의 투자손실을 떠 안았다.

그가 재투자에 나섰던 시점이 정확히 상투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투자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겼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정확히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다."

 

1720년 8월 남해회사의 3차 유상증자 청약 때 어느 은행가가 거액의 주식을 청약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미쳤다면 어느 정도는 우리도 그들을 흉내 내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 같지 않은가?

2000년 IT 버블 때도 들어보았고, 한국의 부동산 不敗 신화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소리를 많이 들었던 말이다.

몇 가지 지표들을 통해 시장이 아직은 건전한 상태인지 아니면 비이성적인 투기상태인지 여부는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가격이 상투를 치는 시점이 언제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인간의 광기가 어디까지 뻗어 나갈 것인지에 달린 문제인데, 이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이는 손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고수익으로 유혹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벤처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며 투기열풍이 확대된다. 남해회사의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1720년에 190개의 회사가 설립되었다. 버블이 끝나고 살아남은 것은 4개사 뿐이었다.

당시 버블이 인간의 광기가 빚어 낸 해프닝일 뿐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일까?

 

버블과 그 뒤 이어진 붕괴는 노년의 대과학자 뉴턴을 충격에 빠뜨렸지만, 그 덕택에 영국은 대규모 자본동원에 성공했고, 식민지 경쟁에서 승리하게 될 발판을 마련했다. 버블의 붕괴로 대중은 손실을 입지만, 그 돈은 대주주들의 손아귀에 들어가, 공황을 이겨내고 이후 투자에 나설 자본이 된다.

 

50년 뒤 영국의 제임스 쿡이 호주를 발견했다. 남해버블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광기로 인해 태평양의 미개척 신대륙을 찾는 일에 자본이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

 

버블은 당장의 성과 여부를 떠나서 다양한 주식회사 창업열기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영국은 산업화가 촉진되었다.

이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산업화를 이룬 국가인 영국은 대륙국가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2000년의 코스닥 버블에서도 남해회사 버블과 유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광기 속에 눈먼 돈을 끌어 모았던 수많은 회사들 중 아직까지 살아남은 회사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덕분에 엔씨소프트, NHN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기업들과 무수한 IT 벤처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 대기업들도 코스닥을 통한 대규모 자본조달이 가능했기에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광통신망 등의 통신 인프라를 조기에 갖출 수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 한국이 IT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주식 버블은 인간의 광기가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경제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 부동산 버블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식 버블과 달리 부동산 버블은 경제발전을 촉진시키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버블이 꺼질 때도 주식 버블보다 더 큰 비극을 남기게 된다.

서브프라임 버블이 꺼진 후 미국의 후유증을 보라.

정부가 돈을 퍼 부어야 했다.

 

주식 버블에 몰려든 자본은 어쨌든 산업활동에 투자된 것이다.

따라서 버블이 붕괴할지라도 산업활동에 투자된 결과물이 남게 된다.

 

산업에 대한 투자는 이후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는 일에

기여하게 된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은 경제에 전혀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더하지 않는다.

부동산 버블 붕괴는 비생산적으로 일그러진 경제구조만을 남길 뿐이다.

 

1990년 일본은 주식 버블과 부동산 버블이 동시에 터져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고 있으며, 아직까지 치유 중임을 기억하라.

미국도 불황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이러해서 우리 쥔장님이 그토록 부동산 문제에 애를 태우는가 합니다]

 

19세기 중반 철도株 버블을 보면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영국은 물류 인프라의 건설이 긴요했다.

 

 

운하 관련 주식도 철도 관련 주식에 대한 버블이 생겨나면서 주식발행을 통해 필요한 자본조달이 가능했고, 물류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었다.

 

미국도 영국과 매우 유사한 버블의 과정을 거쳤다.

미국은 19세기 중반 이후에 철도 버블이 생겨났다.

당시 신흥국가였던 미국은 축적된 자본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을 따라잡아야 했던 미국으로서는 버블이 매우 긴요했다.

운하와 철도 버블 덕분에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조달이 가능했고, 이는 미국이 빠른 시일 내에 유럽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왜 버블이 존재하는가?

버블이 생겨야 눈먼 돈을 자본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버블이 없다면 아무도 수익이 나지 않는 회사의 유상증자에 청약하지 않을 것이다.

버블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발전에 필요한 대규모 자본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은 모드 잦은 버블을 통하여 자본을 동원했다.

 

그리고 그 결과 버블이 붕괴되면서 잦은 공황을 겪어야 했지만,

이 공황을 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역사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버블과 그에 따르는 공황을 반복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세는 성장하는 것이었다.

 

 

어째서 프랑스와 달리 버블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작은 붕괴들을 겪으면서 나아갔기 때문이다.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찾아올 때까지 팽창을 지속한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작은 붕괴를 겪음으로써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방지되었던 것이다.

영국과 미국은 통화 팽창을 통해서 버블이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기존 통화량을 주식시장으로 끌어 모음으로써 버블이 형성되었다.

 

화폐제도라는 측면에서 경제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귀금속본위제의 경우 통화량 부족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다.

 

반면 신용통화 시스템은 경제의 잠재성장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신용팽창이 쉽고, 사나운 메기가 필사적인 노력을 하도록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린백 시스템은 신용통화 시스템 이상으로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확 끌어 올린다. 1720년대의 프랑스와 1920년대의 독일의 사례가 이를 보여 준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폭주를 자처해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하이퍼인플레이션까지 가기 전,

즉 시스템 자체의 붕괴로 이어지기 전에 버블이 먼저 무너진다.

 

버블을 통해 대규모 자본조달을 한 이후에는 소규모로 무너지는 버블 붕괴를 통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방지되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던 공황들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그린백 시스템에서도 돈을 발행하는 정부가 현명하게 절제하고 관리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제시해도 최종적으로 마지막 질문이 남게 된다. 인간(정부)이 탐욕을 억제할 수 있는가? 정부가 완벽한가?

"그린백 시스템이었다면 대공황은 없었을 것이다." - 엘렌 브라운. <달러>.

 

대공황 때의 기록을 보면, 당시의 경제가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 신용통화 시스템을 포기하고 돈을 더 찍어 냈다면 붕괴는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했다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통화시스템이 신용통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니 그 원칙을 포기해 버린 경우이거나, 처음부터 그린백 시스템이었던 경우들이었다.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완벽한 건 아니다.

 

끝까지 원칙을 지킨 나라들이 강대국이 되었고 그 결과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리가 '자연선택'되어 진화해 나갔다.

 

오늘날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리는 법률적인 제도 속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서 굳건하게 자리잡았다.

 

경기호황이 계속될 때면 항상 탐욕을 부리는 경제주체들이 생겨난다.

탐욕은 레버리지 형태로 나타난다.

 

기업은 무리한 차입으로 문어발식으로 규모를 키워 나가고, 개인은 담보대출을 받아 자산투기에 나서게 된다.

탐욕이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원을 자기 능력 이상, 필요 이상으로 차지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호황이 계속되면 이런 탐욕스런 행위가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면 너도나도 따라서 하게 된다.

 

불황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렇게 탐욕을 부린 주체들이

계속 승승장구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반대로 불황은 탐욕을 부려 무리하게 확장한 경제주체들에게 벌을 준다.

이를 통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는 것이다.

 

이처럼 왜곡된 자원배분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불황의 역할이다.

이런 조정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시도는 일시적 지연일 뿐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왜곡을 시정하지 않고 뒤로 미룸으로써 더 커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통화 시스템에도 인간의 탐욕이 작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왜곡을 완전히 시정하지 못하고 조금씩 뒤로 미루게도 된다.

 

이럴 경우 흔히 당국이 관리를 잘해서 경제위기를 해결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왜곡이 바로잡히지 못하고 계속해서 탐욕이 상을 받게 되면,

사회의 건전한 기풍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왜곡이 더 싸이게 되면 이제 탐욕은 오만해지고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제 그 사회나 국가는 두 갈래 갈림길에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 지경으로 내몰리게 된다.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할 때.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지경이 되면, 이제 선택은 변칙을

원칙으로 시정해서 정상적인 사회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공황을 받아들이는 것.

 

다른 선택은 더욱 큰 변칙을 동원해 변칙들에 상을

계속 주는 것으로, 사회는 막장으로 치닫게 된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택하는 것.

 

현재 미국은 두 갈래 길에서 공황을 받아들이는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막강한 통념 하나가 있다.

그것은 미국이 공황으로 가는 것을 방치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1930년대와 달리 지금은 경제학 지식이 발달했기 때문에 공황을 막아 낼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통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 비정상적인 것이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여겨진다.

이제 일부 사람들은 그 비정상을 능력이라 부르며 부러워하게 된다.

비정상은 점점 오만해지고 이제 대놓고 정상을 조롱하기 시작한다.

정상이 무능력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자기 스스로 믿고 살아온 기준 자체를 회의해야 할 때 사람은 가장 힘들어진다.

올바른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조롱당하는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현대경제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신용통화 시스템은

그 태생을 보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제도로서 발달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칙을 지킨다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지금 미국이 공황이 피해 갈 방법은 없다.

 

그리고 신용통화 시스템의 원칙을 어긴다는 것은 범죄행위이다.

그래서 미국이 지금 공황을 받아들이는 길로 가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공황을 가장 많이 겪었던 나라는 영국이다.

공황을 겪고 나서 영국은 당대 최고의 강대국이 되었다.

 

19세기 초반부터 공황을 가장 많이 겪었던 나라는 미국이다.

역시 공황을 겪고 나서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당대 최고의 강대국 자리를 이어받았다.

 

공황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최고의 강대국이 되었던 것이다.

반면 양자택일의 갈림길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택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최고의 강대국 자리를 두고 벌인 경쟁에서 졌다.

 

 

그 외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중남미 각국에서 일어났다.

그 선택 때문에 중남미 각국은 선진국이 되지 못했다.

원래 아르헨티나가 누구나 당연시하던 가장 유력한 선진국 후보였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국가가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 공황을 받아들인 나라들과 공황을 피하기 위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선택한 나라들은 이렇게 운명이 갈린다.

 

공황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선진국이 되고 강대국이 되었던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변칙을 원칙으로 시정했기 때문에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변칙이 계속해서 상을 받는 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강대국이 될 수는 없다.

 

일본도 1990년 이래 공황에 시달리고 있다.

양자택일의 갈림길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선택했다면 공황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래도 선진국인 것이다.

1990년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길을 갔다면 중남미형 국가로 전락했을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08년 경제위기 이래 하이퍼인플레이션 얘기가 자꾸 들려 온다.

거기에 혹 하이퍼인플레이션 쪽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세력들의 바람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닐까?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간다는 것이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 것인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가면 누가 이익을 보는가?

 

바이마르 공화국의 사례를 보면 중산층이 모두 몰락하고 대중이 굶주리게 된 상황에서, 국가의 모든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었다.

 

 

기업들 간에도 극심한 생존경쟁이 벌어졌다. 보다 더 큰 탐욕을 부린 기업, 부채를 동원해 무리한 확장을 계속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을 흡수했다.

 

 

그 결과 독일에서는 혼자서 독일 전체 국부의 1/4을 차지하게 된 휴고 슈티네스 같은 인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불황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 공황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은, 탐욕을 부린 주체들이 계속 승승장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선량한 사람들은 목소리가 낮은 법이다.

반면 투기에 레버리지를 쓰는 사람들은 그런지 소란스럽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무서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 뒤에는 독재자가 출현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사회를 전복시킨다.

 

프랑스에선 나폴레옹이 등장해서 혼란을 수습했고, 독일은 히틀러가 등장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러시아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공산주의를 불러들였고, 중남미 각국에서는 군사정권을 불러들였다.

칠레의 아옌데 민주정부를 무너뜨린 군사정권의 성취도 하이퍼인플레이션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사태는 바로잡혀야 하는 것이다.

변칙을 원칙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황이 찾아오는 것이다.

도저히 바로잡히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돼서 공황이 닥치는 것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선택하면, 대중은 완전히 절망해서

모든 것을 놓아 버리게 되고, 결국 독재자를 받아들이게 된다.

 

독재자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초래된 혼란을 바로잡지만,

민주주의를 용납하지는 못한다.

 

한국에선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

한국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선택하는 길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에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되물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대기업 부채비율은 400%를 넘었고,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396% 정도였다.

당시 가계 저축률은 높았지만, 기업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추이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대기업 부채비율이 낮고 가계 부채비율이 높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가게 되면

대기업이 불리해지고 개인들은 유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의 자본들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자본주의 역사가 진행되어 온 모습을 보면, 이런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가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하다.

 

자본이 불리해지고 개인들이 유리해진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간 적은 없었다.

자본주의 역사의 진행에는 항상 자본의 의도가 반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는 상태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세월이 한국의 자본들로 하여금 디플레이션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의 자본들이 10년 전과 같은 상태였다면 인플레이션을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IMF와 국제금융세력들이 재정긴축을 요구하며 막았다. 외채가 아니라 내국채로 인한 위기였다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것이다.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 진행되고 나면 한국의 기업들이 서바이벌 게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환율이 뛰어올라 주기라도 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가계들의 상황이다.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닥치게 되면 10년 전에 비해 지금의 가계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한다. 지금 한국은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공황이 닥쳐야 할 때이다.

 

문제는 경기가 바로잡히고 살 만한 세상이 오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점이다.

 

그 과정 동안 많은 보통사람들이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이며, 피눈물을 흘려야 할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개인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현상에 올라탄 개인들이 모두 탐욕을 부린 것은 아니다.

무능력한 가장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필사적으로 노력한 보통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남아야 한다.

 

금융자본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는다.

은행의 만기불일치 문제는 금융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통상 낮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바로 금융업의 수익 기반이다. 결국 금융의 본질상 만기불일치는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경우 금융업의 수익성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은행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1920년대 초 독일의 경우 은행들은 거의 망했고, 휴고 스티네스 같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이용했던 인물이 52개의 은행 및 보험회사를 인수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금융산업은 몰락했고, 이후 독일의 금융자본은 산업자본에 비해 취약한 나라가 되었다.

 

그러므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는 그린백 시스템은 금융자본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선진국에서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주로 후진국에서 일어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후진국은 대부분 관치금융 패턴을 보인다. 금융자본이 강할 수가 없다. 반면 국가적 지원을 받는 산업자본은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산업자본은 부채비율이 높게 되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산업자본이 인플레이션을 원하게 된다.

금융자본은 자신들에게 치명적인 인플레이션을 반대할 힘이 없다.

반면 선진국으로 넘어가면 금융자본이 경제를 주도하게 된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된다.

 

경제발전이 성숙단계에 이른 선진국의 경우 산업자본도 부채비율이 높지 않게 된다. 당연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게 된다.

선진국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부문이 있는데, 그것을 바로 가계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또 다른 부문은 정부이다.

 

이처럼 가계와 정부의 부채비율이 높은 선진국 경제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되면 결국 가계와 정부가 큰 이득을 보게 되고, 산업자본 및 금융자본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금융이 강한 선진 자본주의 역사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주도권을 장악한 성숙한 자본주의 경제 국가인 미국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聯準은 시중은행들이 그 지분을 나누어 소유하고 있다.

즉 금융자본의 소유인 것이다.

당연히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았고, 가계는 부채비율이 낮았다.

그래서 줄곧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생긴 원인이다.

 

이제 부채비율이 역전되었다. 산업자본의 부채비율은 낮고 가계의 부채비율은 높아졌다. 이 상태에서는 산업자본이 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는다.

 

근본 여건이 달라졌는데, 앞으로도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실질 인플레이션율이 은행 이자율보다 높을 수 없는 하나의 이유는 금융자본의 수익성 때문이다.

 

실질 인플레이션율이 낮게 유지되어야 금융자본이 안정적인 수익활동이 가능해진다. 즉 금융자본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사실상 일종의 기만이며,

가계는 이 기만에 속고 있을 뿐이다.


 

역사는 말한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경제의 흐름이 인플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것이 자본에 불리한 상태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가지 않았다.

오히려 철저하게 디플레이션이 진행되어 잔뜩 부채를 짊어지고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을 모두 파산시켰다.

 

1873년 공황 당시엔 중산층이었던 농민들이 부채가 많았다. 철도 버블로 인해 기업들은 자본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낮춘 상태였다.

 

 

1929년 대공황 당시엔 중산층이 주가의 장기상승추세에 빚을 내어 투자에 나섰다. 자본에 비해 개인들의 부채가 많아진 상황이 조성되었다.

이런 상황에선 예외없이 디플레이션이 찾아왔고, 개인들이 모두 파산하고 나서야 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이것이 시장의 원리이다.

시장을 통해 절대 다수가 부자가 딜 수는 없는 것이다.

선도적으로 매입한 소수가 다수에게 파는 동안 가격이 오르는 것이지,

절대 다수가 매입한 상태가 되면 팔 수 있는 대상이 없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결국 시장을 통해 절대 다수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지금은 개인들이 부채가 많아진 상황이다.

2010년 한국인들은 역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원리로 본 주식, 아파트, 금, 환율 전망.

유통시장은 발행시장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눈먼 돈을 불러 모아서 발행자들에게 자본을 대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발행자는 주식시장에서는 기업(대주주와 내부자), 아파트 시장이라면 건설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큰 손은 유통시장에서 놀지 않는다. 그들은 발행을 하는 것이다.

큰 돈들은 채권시장에서 논다. 제대로 투기를 하려는 큰 자금 역시 외환시장에서 놀지, 주식시장에서 놀지 않는다.

큰 자금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하다. 눈먼 돈을 왕창 벗겨 먹기 위해 가끔 들어온다. 1998년, 2000년, 2009년...

 

주식시장은 마이너스 섬 게임이다. 계속 신주발행으로 판돈을 빼 간다. 시장이 왜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중산층들이 재산을 날리는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버블을 조성하여 흥분시킴으로써 눈먼 돈을 불러 모아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유통시장이 오르는 것은 눈먼 돈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 목적이 달성될 동안만 오르고 목적이 달성되고 나면 끝이다.

 

그 목적이 달성되고 나서도 계속 오를 일은 없다. 그렇게 되면 대중을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것인데, 시장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목적은 그게 아니다. 눈먼 돈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식시장의 반등기간을 이용하여 한국이나 미국을 막론하고 내부자들은 모두 주식을 처분했다.

기업들은 주식시장을 통해 위기를 견뎌 나갈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자본을 제공한 것이다.

기업이 공개를 하거나, 상장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눈먼 돈을 끌어들여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이다.

 

이때 기존 대주주들은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돌아보면, 나중에 주가가 크게 떨어짐으로써 대주주들이 희석된 지분을 헐값으로 되찾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 게임의 규칙이다. 시장은 대중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곳이 아니다.따라서 개인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기업가치평가 및 시장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치가 증가하는 기업을 매수하는 것이 베스트이다.

 

대중들이 취한 포지션대로 시장은 가지 않는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이렇게 갔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시장의 원리상으로도 전혀 맞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남에게 떠넘기며 부자가 되는 것이다. 팔아야 부자가 된다. 대주주는 대중들에게 팔아서 부자가 된다. 대중들은 누구에게 팔까?

 

통상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모든 이들이 같은 거래에 동의할 때 투자자들은 우려할 필요가 있다. 같은 거래에 동의한 모든 이들은 누구에게 팔까?

 

흥미로운 현상은, 역발상 투자하기 가장 좋았을 때는 아무도 역발상 투자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호황기를 지나 상투에 가까울 무렵 역발상 투자에 대한 얘기가 가장 많이 들려 온다.

대중들이 스스로 자기는 역발상 투자를 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투기대상에 달려드는 것이다.

 

바다이야기 사태의 본질은 상품권을 게임장의 경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규정이 바뀌었던 것에 있다.

바다이야기를 통해 가장 높은 이윤을 올린 주체는 상품권을 발행했던 기업자본들이다.

사태가 터지고 나서 상품권을 발행했던 기업자본들에 대해서는 큰 비난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대신 사회의 비난은 도박에 빠진 사람들, 하우스 업자들, 게임기 제작사들이 모두 감당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큰 비난을 받지 않는 법이다.

 

집을 10채 가진 사람은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자본에 해당할까? 아니다. 그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유통시장에 뛰어들었을 뿐이다.

 

자본(건설사)은 주택을 발행할 뿐 보유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도 자본이 더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건설사들은 중산층에게 아파트를 팔아서 부자가 될 수 있다. 아파트를 여러 채 끌어안고 있는 중산층은 누구에게 팔아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88만 원 세대에게 팔아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뒷 세대의 아파트 구매 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지금은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하고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악마의 도구인가, 마법의 지팡이인가.

영국이 인류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용통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신용통화 시스템이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게 해준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충분한 자본을 제공됨으로써 부르주아가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탐욕과 결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서로간에 생존경쟁을 벌이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경쟁적인 요소는 분명 필요하다.

 

결국 어떤 통화시스템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

신용통화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인간 존재가 불완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제한이 가해지는 시스템이다.

파산의 압박에 몰려 살아 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만들어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끄집어 내고 진보를 이루는 시스템이다.

 

분명 비인간적이긴 하나 현재까지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체 게바라는 공산주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산주의적 인간형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 자신이 매력적인 공산주의적 인간형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와 같은 공산주의적 인간형이었다면 공산주의는 시스템으로 자본주의를 이겼을 것이다. 유토피아(완벽)를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인간이 완벽하다면 그린백 시스템이 이상적인 통화시스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화시스템 내에 메기라는 구조적인 비극이 존재하지 않아도 훌륭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영구적인 팽창은 불가능하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 가격상승률은 장기적으로 은행 이자율을 넘어서지 못한다. 인플레이션이 중간중간에 한 번씩 무너지기 때문이다.

 

은행 이자는 휴일에도 쉬지 않고 매일매일 복리로 늘어남에 비해, 가격은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한 번씩 무너지게 되어 있다.

처음에는 은행 이자에 비해 앞서가는 수익률을 보여 주는 가격상승일지라도 결국은 은행 이자보다 뒤지게 된다. 그래서 가치평가가 중요하다.

 

모든 투자수익률은 경제성장률에 수렴하게 된다.

[모든 가격은 본질의 가치로 수렴된다]

 

경제성장이란 투자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생산 부가가치의 증가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은 은행의 대출이자율에 못 미친다.

개발도상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일시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경제성장률이 은행 이자율에 못 미친다는 얘기는 은행도 망한다는 얘기가 된다.

은행 전체가 회수할 수 있는 원리금은 경제성장률만큼이다.

 

결국 이를 차지하기 위해 은행끼리도 의자 뺏기 게임을 벌여야 한다.

그 게임은 엄격한 신용리스크 심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처럼 메기는 은행에 대해서도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이다.

신용통화 시스템에서는 누구도 메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1998년 한국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중소기업에 대출이 많았던 은행들은 모두 망했다. 요즘도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강요는 먹히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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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꿈을 파는 상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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