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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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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3. 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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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시진핑이 설립 주도…예상 깨고 영국 등 선진국 동참 ‘탄력’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3.30 09:17|수정2015.03.30 09:22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국제금융 질서의 변곡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참여국이 개도국 위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선진국들도 속속 참여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시아 순방 때 처음으로 AIIB의 필요성을 제시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21개국이 참여한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을 이끌어 냈다. 국제기구인 다자간 은행 설립을 초스피드로 추진한 것이다. 당시 참여국은 인도·파키스탄·쿠웨이트 등 개도국 일색이었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AIIB 참여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미국의 우방인 인도네시아가 참여를 선언하고 올 1월엔 뉴질랜드·몰디브·사우디아라비아·타지키스탄이, 2월엔 요르단이 가세했다.

 



이 같은 AIIB 참여국 대열 확장 흐름에서 백미는 영국의 참여다. 영국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자 선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이후 호주를 비롯해 독일·이탈리아·프랑스도 참여를 타진하면서 주요 선진 7개국으로 불리는 G7의 절반 이상이 이미 AIIB에 참여를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AIIB가 최근 국제 이슈로 다시 부각된 배경이다. AIIB는 올해 말 5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으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은 AIIB 설립에 다중 포석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AIIB는 지난해 말 100억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실크로드 기금과 함께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된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주창한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은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과잉 업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해석된다.

 



미국 주도 국제금융 질서 깨질까

 



인프라 건설에 소요될 철강·시멘트 등의 해외 수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유럽 부흥을 명분으로 추진한 마셜 플랜을 통해 미국의 넘쳐나는 철강을 소화했던 전례를 들어 실크로드 사업이 중국판 마셜 플랜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중국이 원조 자금을 제공하는 형식을 빌려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중국의 구상은 국제 질서의 수용자에서 창조자로 변신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이 2차 대전 이후 형성된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 질서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AIIB 지배 구조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AIIB 설립을 반대해 왔지만 속내는 자국이 만든 국제금융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주목되는 것은 영국의 변심이다. AIIB가 ADB는 물론 세계은행에 대항할 수 있는 국제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중국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국은 영국의 참여에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감추지 못할 만큼 당혹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국은 역사적으로도 균형자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또다시 세계 역사의 변화를 바꿀 균형자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 사이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되레 균형자로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영국의 행보에서 읽게 된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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