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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3. 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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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금융에 유독 강한 이유

금융 환경 낙후돼 신서비스 돋보여…‘사각지대’ 민간 기업 혜택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3.23 09:20

 

 

 

금융 후진국이라는 중국이 알리페이·위어바오 등 인터넷 금융의 급신장으로 금융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유럽 등 금융 선진국들도 중국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인터넷 금융이 이처럼 발달하게 된 배경은 뭘까. 전문가들은 첫째, 모바일 보급에 따른 인터넷 보급률 확대에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 즉 온라인 소비가 급증한 점을 꼽는다. 여기엔 알리바바그룹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알리바바닷컴은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60~70%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알리페이라는 제3자 결제 수단, 2년 전부터 위어바오라는 자산 운용을 결합해 편리함과 비용 절감, 나아가 고객에 대한 적극적 이익 제고 기능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불과 4~5년의 짧은 기간에 무려 3억 명 이상이 거래한 금융 플랫폼을 만든 것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결제 송금에서 시작한 인터넷 금융이 위어바오와 같은 자산 운용은 물론 이젠 보험·증권 등 금융 침투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텅쉰·바이두 '삼두마차'

 



인터넷 금융은 기본적으로 실점포가 필요 없다. 이 때문에 고객이 많을수록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것이다. 예컨대 엄청난 대규모 고객을 가진 알리바바는 전자 상거래에 의한 실물 소비뿐만아니라 금융에서도 1인당 고정비용을 최소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연회비만 받고도 흑자를 낼 수 있고 거래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미국식의 이베이를 중국에서 쫓아냈다는 평가다. 이처럼 인터넷 금융시장이 급성장하는데, 다른 중국 인터넷 업체들이 알리바바의 승자 독식을 바라만 볼 리 없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금융시장은 알리바바와 중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 텅쉰,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바이두 등 삼두마차의 경쟁이 치열하다.

 



둘째, 중국의 인터넷 금융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와 달리 금융 효율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에서 은행·증권사 등이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금융 상품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인터넷 금융의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중국 은행과 증권사들의 금융 상품과 금융 서비스가 아직 낙후돼 있어 인터넷 금융 서비스가 그만큼 돋보인다는 뜻이다. 예컨대 중국은 아직 금융시장 발달이 취약하다. 금리자유화만 해도 대출금리만 자유화됐고 예금 금리 자유화는 채 시작도 안 된 상태다. 게다가 대출금리 자유화도 기준 금리의 상하한선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니 은행과 증권의 금융 상품 개발은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인터넷 금융을 통한 편리함과 비용 절감을 따라잡기 어려운 셈이다. 예컨대 개인 예금 상한은 1년 정기예금의 경우 3.3% 수준에 묶여 있는 반면 알리바바의 위어바오 통장에 넣어 두면 수익률이 떨어진 지금도 4%대다. 최근 1~2년간 새로운 인터넷 금융 상품이 출시되면 일거에 대규모 자금이 은행, 증권 계좌에서 빨려나가는 이유다.

 



셋째, 은행 등 중국 금융회사의 느린 대응도 한 이유라고 한다. 중국 은행들이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으로 기간으로만 보면 꽤 오래됐다. 그러나 그 후 인터넷 뱅킹 기능의 혁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고객을 늘린다든지 편리함, 비용 절감 등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은행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5대 은행은 모두 국유 은행이다. 고객 기반이 다 갖춰진 상황에다 경쟁도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먼저 나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유인도 별로 없다. 결국 외부의 인터넷 경쟁자들이 무혈 입성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제 중국의 인터넷 금융을 통해 어떤 금융 서비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인터넷 금융은 정보기술(IT)·인터넷 기업의 기술 혁신으로 지금까지 금융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던, 예컨대 신용도가 낮다든지 자금 규모가 소액인 고객들에게도 금융 서비스 혜택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인터넷 금융의 특징이자 상당한 강점이다. 예컨대 무점포이기 때문에 점포 유지 비용의 절감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신용도가 비교적 안정 범위이고 예금 또는 투자가 일정 금액 이상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인하한다든지 부대 편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했었다. 지금까지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던 낮은 신용 등급, 소액 자금을 고객으로 편입하려는 마케팅 전략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금융 기술의 발달로 이젠 이게 가능해졌고 이들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소위 롱테일 금융인 셈이다. 현재 중국 내륙지역과 2급, 3급 도시 등이 그 대상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도 많지 않기 때문에 특히 인터넷 금융의 시장 장악 속도가 대단하다고 한다.

 

참고로 중국의 예금계좌 보유율은 전국적으로 40%로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국의 인터넷 금융은 역할 측면에서 전통적 금융회사와 보완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P2P 대출이나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면 지금까지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중국 은행들은 이제까지 국유 기업 대출만으로도 이익을 충분히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민간 중소기업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중소기업들은 본래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있고 이를 극복하려다 보면 자칫 은행 비용만 늘기 마련이다. 대기업 중심 은행으로선 중소기업 금융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 셈이다. 또 중국은 한국 같은 대중소기업 신용 보증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출해 준다면 위험도 적지 않다.

 



그러나 P2P 대출이나 크라우드 펀딩 이용이 활발하면 소위 집단 지성에 의해 전통 은행들이 커버할 수 없던 이들 중소기업들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금리도 높지 않다. 예컨대 대부업자에게 20~30%의 고금리로 대출받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알리바바의 즈푸바오를 통해 12~15% 대출이 가능하게 됐다.

 

이건 '예금자·투자자에게 얼마나 이익과 편리함을 주느냐'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다.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비즈니스를 창출, 확대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창업과 기업의 투자를 통해 경기 활성화와 성장률을 높여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도 고마운 일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민간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 대한 신용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수 있고 향후 중소기업 금융의 인프라 조성과 환경 개선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전국 단위 영업 체제로 전환

 



최근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금융의 머니마켓펀드(MMF)가 3년 만에 은행 예금 전체의 8%를 잠식했고 은행의 순마진을 0.15% 삭감했다고 한다. 그만큼 은행들의 대응책 마련이 급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은행들은 어떤 대응책을 내놓고 있을까.

 



첫째, 은행들도 위어바오와 같은 MMF를 판매하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MMF 판매로 '제 살 깎아 먹기'로 은행 예금 고객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있지만 은행이 관리할 수 있는 상품 계좌라는 점에서 다르다. 여전히 은행 고객이기 때문이다. 둘째, 은행들이 새로운 형태의 은행 자회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다른 금융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여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형태의 은행 자회사는 뭘까. 예컨대 국유 대형 은행들은 처음엔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해 알리페이의 하루 결제 상한선을 타이트하게 묶는 조치 등을 취하다가 요즘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직접 인터넷 은행을 설립하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 금융 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또한 성(省)과 시(市)를 중심으로만 금융 영업을 하다가 이젠 성 간의 경계를 허물고 전국 단위 영업 체제로 전환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지리적 경계가 전혀 없는 인터넷 금융 업체와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과 인터넷 업체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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