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전통적 이론이나 통념을 벗어나는 검은 백조들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기현상이 계속되어 주택시장을 당황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얀 백조 세상에 검은 백조가 출현하는 것은 10년 이상에 걸쳐 무리하고, 비정상적인 주택부양 정책에 올인한 결과 주택시장이 교란되어 탄생한 변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검은 백조 현상은 전세가격이 상승, 폭등하여 매매가의 90%에 육박해도 좀처럼 매매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질 않는 다는 점입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IMF 시절을 제외하고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80%를 뛰어넘어 90%에 육박한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이러한 고전세가를 지속한 경우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2000년도 초반 IMF 극복 상황에서는 하락한 주택가격에 전세가격이 상승하자 유동성 공급과 함께 주택거래가 사상 최고를 보였으며, 2005년에도 전세가격이 상승하자 곧바로 주택거래가 폭증하고 가격이 상승한 전례에서 보듯, 교과서적 또는 경험적 이론으로 보면 전세가 상승은 곧 거래폭발과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지만, 현재 나타나는 모습은 전혀 다른 양상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폭등한 전세가격에 밀려 마지못한 억지매수가 이루워 질 뿐, 3% 대출금리에도 가격상승은 제한적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가 상승율은 매매가 상승율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또 하나의 검은 백조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금리와 유동성 공급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을 공급하면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 모두 다 알고있는 상식이지만 이러한 공식도 깨어진지 오래입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주택모기지 상품의 이율이 3%대에서 2%대를 향해 계속 하락행진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가계부채로 인한 공멸이 두려운 나머지, 가격유지를 위해 계속 금리를 인하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려있습니다. 만약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기라도 한다면, 국민연금을 깨서라도 급격한 상승을 막아내야 할 형편입니다.
검은 백조는 분양시장에도 출현하고 있습니다. 주택경기 침체기에 온갖 문제점으로 골병이 든 재건축, 재개발 물량이 썩은 오물이 쏟아내듯 분양을 서두르고 있지만,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가 차이가 10% 남짓으로 과거 30%이상 차이를 보이던 시절과는 판이한 풍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확정지분제가 사라진 작금의 재건축 시장에서 공사기간 동안의 추가건축비 그리고 미분양 책임을 그대로 뒤집어 써야하는 조합원들은 입주후 청산시 분담금이 추가되어 결국 일반분양가 보다 더 높은 가격에 주택을 매수하게 되는 단지가 속출 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기로 병든 15층 고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사소한 정책 하나에 주가 시세처럼 급등락을 보이는 것도 탄력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의 특성이 무색해지는 현상입니다.
경매시장은 어떠합니까? 경매시장은 더 이상 소수가 독점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인터넷 정보가 발달하고 공인중개사가 공식적으로 경공매 대리에 뛰어들면서 모두의 놀이터가 된 경매시장은, 법사가의 85% 정도의 낙찰을 봐도 사실상 각 단지의 급매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 허다해 경매로 싼값에 주택을 구입하거나, 투자한다는 것은 흘러간 추억에 불과합니다. 실컷 고생해서 검은 백조가 된 자신를 보고 깜짝 놀란 꼴입니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미치고 환장한 정치가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여기에 동조하며 살점을 뜯어 먹기위해 달려든 은행, 언론, 건설사,투기꾼들 까지 그리고 아파트의 환상으로 팔자 고치려는 일반인들이 진흙탕에서 이전투구를 벌인 결과는, 일찌기 보지도 못했고, 쉽게 예상할 수도 없고, 해법도 없는, 블랙스완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