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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헐값 매입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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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3. 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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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헐값 매입 기회 온다

금리 인하로 구조조정 지연…2017년 경제 위기 가능성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3.16 09:24

 

 

 

지난 2월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내린 데 이어 금리를 인하했다. 2월 28일에는 1년 정기 예금 금리를 2.75%에서 2.50%로, 1년 최우대 대출금리를 5.60%에서 5.35%로 각각 0.25% 포인트씩 내렸다. 이와 함께 예금 금리 상한 비율을 기존 1.2배에서 1.3배로 확대해 금리자유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통화정책은 중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3.5%)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0.4%)했지만 중국 경제는 9.2%라는 매우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이처럼 높은 경제성장을 한 것은 기업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고정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42%에서 2009년에는 47%까지 늘었다. 중국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유도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다.

 



 

디플레 대응·금융 자유화 '동시 추진'

 



그러나 과잉투자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려 생산 시설을 확장해 놓았는데, 국내외 수요 부족으로 제품이 잘 팔리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는 기업 투자와 달리 서서히 늘어난다. 투자를 늘려 공급 능력을 충분히 확대해 놓았는데, 국내 수요가 이를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선진국의 환율 전쟁으로 해외 수요도 갈수록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은 정책 금리를 0%까지 내렸고 '양적 완화'라는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3조 달러가 넘은 돈을 찍어내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했다. 2012년부터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과감하게 돈을 풀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에 76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120엔까지 상승했다. 올해 3월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환율 전쟁에 가담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최근 유로화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선진국이 환율을 통해 중국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월에 비해 3.3% 줄었다.

 



국내외 수요 부족으로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했다. 2011년에 6%대까지 올랐던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월에는 0.8%로 크게 떨어졌다. 이런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과 금리를 내렸고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더 팽창적으로 운용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화정책 완화가 중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나아가 한국 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금리 인하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경제 주체는 기업이다. 금리 인하는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물론 금리 인하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필자는 부실이 누적돼 2017년 전후에 중국이 경제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둘째, 금리 인하는 가계 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기준 68%로 높은 반면 중국은 36%로 매우 낮다. 중국의 금리 인하는 소비를 늘려 중국 경제 내에 존재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중국의 금융시장 자유화 추구다. 중국은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서 동시에 예금 금리의 상한 비율을 확대하면서 금리자유화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내세우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금리자유화를 단행하고 대외적으로는 자본시장을 개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중국은 금리 인하로 미국·일본·유럽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환율 전쟁에 가담할 의지를 보여 줬다. 위안화 가치는 2005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예를 들면 2005년 6월 달러당 8.28위안이었지만 2013년에는 6.05위안으로 이 기간 동안 위안화 가치가 27%나 상승했다. 그러나 2014년 이후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올 들어 지준율과 금리 인하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3월 3일 현재 위안·달러 환율이 6.28위안으로 전년 말(6.21위안)에 비해 1% 상승했다. 작은 변화지만 장기적으로 진행된 위안화 가치 상승 추세가 멈춘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중국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제의 변화가 한국 경제에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는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그것도 중국 한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한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에 35%였지만 2014년에는 54%(명목가격 기준)로 높아졌다.

 

이 기간 중에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7%에서 25.4%로 2배 이상 늘었다. 대중 수출이 10% 증가하면 한국의 명목 경제성장률이 1.4% 정도 올라간다는 의미다. 2000~2013년까지 한국 전체 수출이 연평균 11.0% 증가했지만 대중 수출 증가율은 2배 정도인 19.5%였다. 중국 경제가 높은 경제성장을 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한국, 수출에 '악재' 금융엔 '호재'

 



그러나 2014년에는 중국 경제가 7.4% 성장하면서 24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 수출도 0.4%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것처럼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부터 7%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환율 전쟁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 원화 가치가 위안화에 비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중국의 환율 전쟁 가담은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함께 한국의 대중 수출 환경을 더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소비재 수출이 늘겠지만 중국이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간재 수출 증가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 측면에서는 중국이 한국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자유화와 함께 자본시장을 개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드러나고 중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게 될 전망이다. 한국은 2000~2014년 대중 무역에서 4249억 달러(연평균 264억 달러) 흑자를 냈다. 앞으로도 몇 년간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4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이 돈을 달러로 결제해 줬지만 위안화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한국의 수출업자에게 달러 대신 위안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했다. 이 돈으로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나아가 기업까지도 헐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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