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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국유 기업 개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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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3. 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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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국유 기업 개혁 '초읽기'

시진핑의 부패 사정 칼날로 저항 세력 약화…양회 계기로 본격화 전망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3.09 09:07

 

 

 

중국에서 3월은 양회(兩會)의 계절로 불린다. 올해도 '제12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치자문기구) 전국위원회 3차 회의'와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3차 전체회의'가 각각 3월 3일과 5일 개막된다. 전인대는 국무원(중앙정부)이 올린 정부 업무 보고를 승인하는 것으로, 그해의 국정 운용 방향을 확정한다.

 



올해 전인대에 올라갈 정부 업무 보고의 핵심은 무엇일까. 중국 비즈니스의 기회와 리스크를 가늠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우선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2004년(7%) 이후 11년 만에 다시 7%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8%, 201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7.5%였다. 지난해 성장률이 목표치(7.5%)를 밑도는 7.4%를 기록할 만큼 경기 둔화가 뚜렷한 데 따른 조정이다.

 



1990년대 주룽지 개혁 이후 두 번째

 



'회색 수입' 개혁의 막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 회색 수입은 당정 고위층과 국유 기업 임원이 정식 급여 외에 편법을 통해 은밀히 얻은 소득을 말한다. 2010년 원자바오 당시 총리가 정부 업무 보고 초안에 "회색 수입을 규범화하겠다"고 적시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빠질 만큼 회색 수입 개혁은 기득권층의 강한 저항을 받아 왔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의 부패 척결로 낙마한 관료들의 회색 수입 경로가 속속 드러나면서 개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회색 수입 개혁은 회색 수입의 자금줄로 지목받아 온 국유 기업 개혁 가속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양회 직후 국유 기업 개혁 종합 방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통신 등 독점 업종을 민간과 경쟁하는 식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경쟁력 있는 국유 기업을 만들기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중국 양대 철도 제작 업체인 남차와 북차가 합병을 결정한데 이어 통신 업계와 석유 업계에서도 대규모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게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유 기업의 체질 전환은 한국 경쟁 기업으로서는 부담이지만 국유 주식 매물이 쏟아질 전망이어서 투자자는 큰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국유 기업 지배 구조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혼합 소유제는 일정 지분을 민간(외자 포함)에 넘기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주룽지 당시 총리가 밀어붙인 국유 기업 개혁 이후 두 번째 국유 기업의 개혁 물결이 되는 것이다. 2000년대 초에도 국유 기업 개혁에 나섰지만 기득권의 저항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가 휘두르는 부패 척결의 칼은 개혁 저항 세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정부 업무 보고에는 금융 개혁이 빨라질 것을 예고하는 신호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기준환율 대비 상하 2%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변동 폭이 올해 안에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로서는 환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다. 금리 자유화 사전 과제인 예금보험 제도가 올해 안에 실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기업공개(IPO) 등록제 실시를 위한 증권법 개정도 추진된다. 농업 개혁도 토지개혁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처럼 농촌의 토지도 사용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민의 주머니를 불려 농촌 소비력을 확대해 새로운 소비 동력으로 삼으려는 게 당국의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주창한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도 올해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최근 폐막된 지방정부 인대(의회)에서 대부분이 올해 주요 과제로 실크로드 사업을 채택했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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