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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향방을 결정하는 차이나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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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2. 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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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향방을 결정하는 차이나파워

이코노미조선|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前|입력2015.02.16 17:21

 

 

 

몇 해 전 필자의 졸저(拙著)에 고등학교 시절 물리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중국정부가 10억 명이 넘는 국민들에게 사과궤짝 위에 올라가 있다가 한날한시 시보(時報)에 맞춰 뛰어내리라고 한다. 이는 핵폭탄 수천 개가 동시에 한 방향으로 터지는 위력과 맞먹는 것이다. 이 결과 지구의 자전축이 흔들리고 이에 따른 기후변화 등으로 세계가 종말을 맞을 수 있다."

 



이 말의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지난 20여년간 중국경제의 힘은 나날이 커져 이처럼 세계경제를 쥐고 흔드는 양상이 갈수록 확연해져 왔다. 이는 1990년대 초 중국이 개혁개방의 가속 페달을 밟자 전 세계 공장들이 몰려들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는 미국 등 전 세계가 호황 속에서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신(新)경제 현상'이 가능케 해주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중에 세계경제가 겪을 '불행'의 씨앗도 잉태됐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본격적으로 돈 풀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풀린 돈은 값싼 중국산 제품 덕에 소비자 물가는 못 올린 채, 자산시장으로 몰려가 주식, 주택 등의 버블을 야기했다. 이로부터 자산버블이 생성될 때에는 경기호황을 더욱 부추기고, 꺼질 때에는 급격한 불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세계경기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게다가 중국이 이후에도 오랫동안 물가를 안정시킨 탓에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호경기가 와도 쉽사리 금리를 올릴 명분을 찾지 못해 정작 불경기가 와도 금리를 충분히 내려 경기 부양 방법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중국은 식량 및 자원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 불과 4~5년 전 세계는 심각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업을 뜻하는 단어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현상을 경험했다. 당시 세계의 주요 곡물산지를 덮친 이상기후로 곡물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에도 중국 인민들의 늘어난 식욕으로 인해 급증한 식량수요도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제의 고성장으로 높아진 소득을 따라 육류소비 등도 급증하면서 이 가축들을 먹이기 위한 곡물의 수요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곡물수요 중 사료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넘어서고 있다. 아직 중국은 쌀, 밀 등의 주곡은 가까스로 자급상태를 유지해오고 있으나 경제발전에 따라 육식 수요가 더 늘어난다면 '애그플레이션'은 언제든 돌아와 세계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원시장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들어 국제 유가는 중국의 수요에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중국경제가 두 자리 수의 성장을 거듭하던 2000년대 중반에는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중 중국이 기여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서곤 했다.

 


작년 말부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셰일오일과 사우디의 대응 등이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 가세하고 있는 중국 요인은 별 주목을 못 받는 것 같다. 이 나라는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반부패 개혁'의 와중에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며 석유수요도 크게 둔화됐다.

 

그런데 '신(新)4인방' 숙청 등으로 권력기반이 굳건해지자 새 지도부의 관심이 경제로 이동하며 곧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연말 유가는 지금보다 크게 올라가 있을 개연성도 크다.

 



이처럼 요즘은 전문 이코노미스트조차 향후 경제향방에 대해 참으로 갈피를 잡기 힘든 형국이다. 그 뒤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팩터(Factor)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현상은 중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앞으로 더욱 심해질 조짐이다.

 


이코노미스트란 직업도 그만큼 더 해먹기 힘들어질 것 같다.

 



- 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前CJ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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