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GLOBAL_중국] 디플레이션 탈출? 마르크스에게 물어봐

중국관련

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2. 10. 10:23

본문

 

[GLOBAL_중국] 디플레이션 탈출? 마르크스에게 물어봐

중국 정부의 최근 정책 ‘닮은꼴’…패키지식 정책 대응 총력전

한경비즈니스|입력2014.12.08 17:14

 

 

 

중국이 지난 11월 21일 2년 4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전격 발표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위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로 4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2.2% 떨어져 32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 사상 최장 하락세다.

 



 

중국에선 아직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일 뿐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문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이미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도 그중 일부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칼 마르크스가 제시한 디플레이션 탈출법을 중국식으로 변형해 적용 중이다. 마르크스는 디플레이션 탈출법으로 전쟁을 통한 생산력 파괴, 새로운 시장 정복, 기존 시장에 대한 철저한 착취를 제시했다.

 



新실크로드 통해 공급과잉 해소

 



생산력 파괴는 공급과잉이 디플레이션의 원인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공급과잉 업종 문제가 심각한 지금의 중국 상황과 다르지 않다. 중국은 그러나 전쟁 대신 환경 규제와 에너지 절감이라는 망치를 들었다. 철강 등 공급과잉이 심각한 전통 업종 가운데 환경보호 기준에 이르지 못하거나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공장을 도태시키는 방식이 그것이다.

 



새로운 시장 정복은 총칼을 들고 식민지를 만드는 과거 제국주의의 침략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은 그 대신 현대판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 동남아와 남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에 닿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라는 두 개의 현대판 실크로드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실크로드 기금 조성, 해양 실크로드은행 설립,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중국 언론에선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 내 공급과잉된 철강·시멘트 등이 해외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전한다. 실크로드의 인프라 투자에 쓰일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시장에 대한 착취다. 이번 금리 인하는 대출금리 인하 폭(0.4% 포인트)이 예금 금리 인하 폭(0.25% 포인트)보다 큰 비대칭적 금리 조정이다. 2002년 이후 이번까지 23차례의 금리 조정 가운데 8차례 비대칭 금리 조정이 있었다. 그만큼 드물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조정은 중국 은행들의 예대마진을 크게 축소시키게 된다. 예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예금 상한선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번 금리 조정 때 예금 금리 상한선을 종전의 1.1배에서 1.2배로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이들 은행은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대신 예금 금리가 변함없게 됐다. 은행을 착취한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은행들로서는 속이 탈 일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겠지만 이번 금리 인하로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등 기업의 파산 위험이 줄어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르크스식 디플레 탈출법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통상정책 등 다른 정책들과 함께 패키지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플레이션에 대처하지 않으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지만 과잉 대응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에서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조가 이를 뒷받침한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