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를 위한 투자형 창업
한경비즈니스|입력2014.11.14 09:26
자신의 시간이나 재능, 노동력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런 식의 창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창업자가 직접 일을 해야 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자신의 일자리를 자신이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시간이나 노동을 직접 투자하거나 제공하지 않고 창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의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방식의 창업을 투자형 창업이라 한다.
투자형 창업을 잘못 이해하면 단순히 돈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돈이 없으면 투자형 창업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돈만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투자형 창업은 주식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사업의 주체는 창업가가 되는 것이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책임도 창업자의 몫이다. 다만 운영은 창업자가 관여하지 않거나 일부분 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상당 부분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운영 방식이나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경우 예상치 못한 마찰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창업하는데 창업비용 전체를 본인이 부담하고 운영은 본사에 위탁하거나 아니면 점장을 고용하는 형태를 투자형 창업 혹은 오토매장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본사 선택과 점장 고용이 관건이다.
투자형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창업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돈이 되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창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는 아이템이 있으나 직접 관여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나 직접 관여하기 싫은 경우라야 한다. 단순히 쉽게 돈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성공하기 어렵다. 창업에 대한 의지와 애정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일에 관여하기를 좋아하는 경우라면 투자형 창업엔 적합하지 않다. 이런 경우는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좋다. 다른 일이 있어야 한다. 그 일이 돈을 버는 일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무보다는 숲을 볼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형 창업은 기본적으로 규모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와는 달리 비용이 많이 든다. 결국 매출 규모가 달라야 적정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이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해야 한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운영 시스템이 완벽해야 한다. 종사자나 관여자의 능력이나 성향에 따라 운영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면 투자형 창업은 곤란하다. 투박하고 세련되지는 않더라도 운영 시스템이 탄탄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 창업보다는 성공 경험과 노하우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검증을 받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템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한 것이 유리하다. 운영비 부담이 큰 아이템보다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운영비용이 덜한 업종이 유리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식업보다는 판매업이나 서비스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외식업의 경우 상품의 품질을 운영자가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운영자의 능력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운영자가 매장 운영의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는 경우다.
외식보단 판매가 유리
판매업이나 시설장치 서비스업의 경우는 운영자의 관여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투자형 창업으로는 적합한 업종이라 할 수 있다. 운영자가 교체된다 하더라도 매출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덜하고 창업자 입장에서는 매출이나 기타 점포 운영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판매 업종으로는 화장품 전문점, 의류 전문점, 외식업이지만 판매업 성격이 강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도너츠 전문점, 카페, 그리고 시설장치 서비스 업종인 각종 공간임대 사업, 독서실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자형 창업 아이템이다. 창업자나 운영자의 관여도가 낮은 아이템이거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투자형 창업은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창업자의 창업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최소한의 투자 수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야 고수익을 보장하는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투자형 창업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란 사실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 그 아이템의 주 타깃 고객층이 창업자와 다른 경우가 유리하다. 그렇지 않으면 점포 운영에 직접 관여하려는 욕심이 생기고 이를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좋다.
투자형 창업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창업 시 반드시 탈출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점포형의 경우 매매가 유리한 입지를 선택해야 한다. 점포의 크기 층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점포 크기가 너무 큰 경우도 문제다. 그리고 좁은 1층과 넓은 2층의 복층 형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운영이 용이해야 한다. 운영이 복잡한 경우는 관리도 복잡하다. 이런 경우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투자형 창업의 경우 운영이 간단하고 쉬워야 한다. 그래야 운영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매매도 유리하다.
투자형 창업은 자본과 전문가의 만남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측면에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문제는 투자형 창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역할 등에 대한 준비 없이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