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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래 허브 꿈꾸는 중국..상하이·홍콩에 황금거래소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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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0. 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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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래 허브 꿈꾸는 중국..상하이·홍콩에 황금거래소 개장

매경이코노미|입력2014.10.27 09:05

 

 

 

중국인들은 황금을 무척 좋아한다. 보석상에서도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황금 거북이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꼭 황금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곳에는 황금색을 사용해야 행운이 깃든다고 생각한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황금색은 그에 못지않은 사랑을 받는다.

 



중국내 금 소비량 5년새 160% ↑ 中 인민은행 금 보유량은 적은 편 금거래 허브 되려면 시장 개방해야

 



 

그런 중국인들의 금 사재기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개인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금 소비량은 1300t을 기록해 5년 전에 비해 160% 증가했다. 금 생산량도 5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추월한 뒤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금 생산량이 400t을 넘어섰다.

 



중국에서 주로 금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왕타이타이(王太太·왕씨 부인)'로 불리는 아줌마 부대다. 왕타이타이의 실력이 입증된 것은 지난해였다. 잘나가던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해 4월, 왕타이타이들이 대규모로 금 저가 매수에 나서자 세계 금 가격이 반등한 것. 금값 하락에 베팅했던 월가 투자회사들은 손해를 피하지 못했다.

 



왕타이타이들이 전문적인 투자회사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금을 사들인 것은 아니었다. 가격이 급락하자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고 금 매입에 나선 것이지만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각인됐다. 이후 다시 금 가격이 떨어졌지만 왕타이타이들은 절대로 금을 시장에 다시 내놓지 않았다.

 

이들은 대출자금이 아닌 여유자금을 갖고 금을 사들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져도 손절매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평가손실을 보더라도 금이기 때문에 그냥 보유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무한 신뢰를 갖고 있는 셈이다.

 



금 보유에 열을 올리는 개인과 달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금 보유는 부진하다. 인민은행이 정확한 금 보유량을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근 공개한 수치를 보면 1054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외환보유액 3조9000억달러(약 4140조원)의 1%를 갓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현재 중앙은행 금 보유량으로는 미국이 8133.5t으로 가장 많다. 이어 독일(3384.2t), 이탈리아(2451.8t)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최대 금 생산·소비국이라는 강점을 살려 세계 금 거래의 허브로 발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에 독자적인 금 가격지수를 발표할 수 있는 국제 금 거래소를 개설했다. 올해 안에 홍콩에 금 선물거래소를 개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여기서는 모든 거래가 달러로 이뤄진다.

 



이런 노력은 중국이 세계 1위 금 소비·생산국이 됐지만 국제 금 가격 결정 과정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있는 탓이다. 금 현물 가격은 1919년 이후 영국의 바클레이즈와 HSBC홀딩스, 노바스코티아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등 4개 기관이 하루 두 차례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결정된다. 중국의 한 관영 언론은 이를 두고 "소비자는 동쪽에 있는데 가격은 서쪽에서 결정되는 난감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금 거래의 허브로 거듭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이 금 수출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금 거래 가격이 런던보다 높을 경우 중국으로 금이 들어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런던 가격이 중국보다 비쌀 경우 중국의 금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방이 선행되지 않고는 중국이 금 거래 허브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moneyj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9호(10.22~10.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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