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시판 내에서 SF전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었다.
결론은 게시판 내 표명된 의견에 대해 류현진이 이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이건 경기 결과와 관계가 없다.
류현진은 맡은 임무를 QS 수준에서, 상대투수보다 덜 실점한 상태로 마무리했다.
애초 오늘 게임에 대한 예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째, 류현진이 '개발릴 것'이라는 의견.
둘째, 개발리진 않아도 타격전이 될 것이라는 의견.
셋째, 류현진의 구종 진화가 SF를 극복할 것이라는 의견.
첫번째 의견은 볼 것 없이 틀렸다.
손목을 걸겠다는 과격한 주장을 했던 분은 창피해야 할 것이다.
안타도 6회 동안 6개 밖에 맞지 않았고 3실점은 누가보아도 "개발린 것"이 아니다.
두번째 의견도 틀렸다.
3실점(피비 4실점)-6피안타를 활발한 타격전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의견은 나의 의견이기도 했는데, 확실히 틀린 것이다.
세번째 의견이 맞은 셈이다.
류현진이 3회 갑작스런 투구난조로 포볼만 허용하지 않았더라도 아마 1-2실점에 머물렀을 것이다.
팽팽한 투수전이라고 하기에는 실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류현진은 QS를 달성했다.
불행하게도 세번째 의견은 게시판에 적극적으로 표명되지는 않았지만,
이 의견이 사실에 가깝다.
2.
류현진에게 SF는 확실히 빡빡한 팀이다.
오늘 게임도 2명의 중심타자들이 부상 상태가 아니었다면 더 빡빡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건이야 늘 있는 것이고 어쨋든 류현진은 SF를 극복했다.
이로서 올 시즌 류현진은 SF에 대한 상대전적을 2승1패로 전환시켰다.
구종 개발이 확실히 효과를 보고 있는 게 틀림없고,
오늘은 직구 스피드도 94마일까지 나왔다.
강팀을 상대로 6이닝-6피안타-3실점으로 마무리한 것은 잘 한 것이다.
류현진은 커쇼나 그레인키가 아니고,
이렇게 극복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3. '손모가지' 재론
손모가지를 걸겠다는 과격한 주장은 다시 한번 거론해야겠다.
예상이 틀린 걸 약올리려는 게 아니다.
미래의 주장에 대해 그런 단호한 어조로 말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미래는 아직 전개되지 않은 상황이고,
거기에는 복잡하고 어찌될 지 알 수 없는 변수들이 영향을 미친다.
그런 강한 어조로 주장하면 안되는 것이고 미래는 그대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행동의 패턴은 긴 기간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오늘과 같이 특정의 한 게임을 놓고 얘기할 때는 그런 패턴 가지고
설명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패턴의 지위를 격하시켜야 하고 현재 갖추어져 있는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야 실수하지 않는다.
앞으로 류현진이 말그대로 "개털릴" 날도 올 것이다.
이번 시즌 중에서 앞으로 21게임 중에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특정 게임을 얘기할 때는 꼭 유의해야 한다.
'~할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해야 한다.
앞으로는 손모가지 걸지 말고 자주 와서 의견 나누기 바란다.
그분 말마따나 여기는 일반팬들, 아마추어들 얘기 나누는 곳이고,
나를 비롯해서 황당한 소리도 많이 하는 곳이다.
다만, 와서 얘기 나눌 때,
'나는 일반 팬과 다른 분석과 촉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런 말은 전문가들도 하지 않는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괜히 생기는 건 아니다.
* 경기가 끝났다. 다저스는 스윕했다.
류현진은 12승을 거두었다.
15승에 3승 남았고, 남은 게임 수는 11게임이다.
류현진은 보스톤으로 이동해서 중부디비전 꼴찌 컵스와 13승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