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3년 인연' 나이트-넥센의 아름다운 이별

연예·스포츠

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5. 18. 10:34

본문

'3년 인연' 나이트-넥센의 아름다운 이별

출처 OSEN | 입력 2014.05.17 06:01 | 수정 2014.05.17 10:57

 

 

 

[OSEN=고유라 기자] 비록 시즌 끝까지 인연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한 선수가 몸담았던 팀과 선수가 의미있는 끝맺음을 맺었다.

 


넥센은 지난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우완 투수 브랜든 나이트(39)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사실상의 방출이다. 나이트를 원하는 다른 팀이 있다면 14일 이후 일주일간 영입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팀의 요청이 없다면 나이트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나이트의 나이를 볼 때 사실상 힘든 일이다.

 



 

넥센은 나이트가 지난해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2012년에 비해 확연히 낮아진 구위를 보여줬지만 그간의 인연을 생각해 올 시즌을 앞두고 나이트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나이트는 올해도 6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했고 결국 대체 선수를 물색한 넥센은 나이트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와의 마지막을 통보하기 위해 14일 오전 나이트를 만난 김치현 전략국제팀장은 그의 반응에 두 번 놀랐다. 비록 예상했지만 나이트는 예상보다 더 당황스러워 했다. 넥센에 대한 평소 애정이 컸던 나이트였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들만큼이나 선배로서 다가갈 만큼 넥센을 사랑했던 나이트였다.

 


나이트는 현실을 받아들인 뒤 한 가지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부산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 넥센은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16일부터 시작되는 부산 원정을 위해 15일 오전 10시에 서울에서 출발했다.

 


14일 방출 통보를 받은 나이트는 선수들과 제대로 인사를 할 시간이 없자 16일 부산에 내려와 선수들이 묵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인사를 나눴다. 나이트가 가겠다고 하자 구단은 숙소와 교통편을 제공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나이트는 다른 두 명의 외국인 선수들과 마지막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넥센 역시 나이트를 끝까지 배려했다. 넥센은 나이트가 현재 묵고 있는 집을 비우지 않도록 했다. 새로 넥센에 합류하는 소사는 당분간 호텔에서 지낼 예정이다. 나이트 영입에 대한 다른 팀의 요청이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나이트가 한국에서의 진로,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이라면 성적에 따라 대우받을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내쳐질 수도 있는 존재다. 그러나 2011년 갈 데 없는 나이트와 인연을 맺기 시작해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희노애락을 함께 한 넥센과 나이트의 인연은 단순한 계약 관계로 끝나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충분히 보여준 이별이었다.

 


autumnbb@osen.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