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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거의 따라잡힌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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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3. 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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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거의 따라잡힌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기술 격차 1년..휘는 OLED가 승부처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4.03.03 09:25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주기에 따라 불황과 호황을 거듭했지만, 이젠 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후발 주자의 추격 속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라지고 있으며, 시장 성장은 정체됐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 관계자의 얘기다.

 


연 60조원 규모의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난 20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두면서 2002년부터 12년간 세계 1위(세계 시장점유율 약 48%)에 올랐다. 수출 품목 5위권(349억달러), 국내 GDP의 약 3.4%(44조원), 고용인원 약 13만명을 창출하는 등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액정표시장치(LCD)는 현재 대중국 수출 품목 1위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중국과 대만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과 일본의 견제, 신기술 개발의 어려움 등 마주한 상황이 만만찮다.

 



↑ 구미에 있는 LG디스플레이 모바일용 패널 생산기지 P3 라인에서 한 작업자가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시장은 TV 중심의 대형 패널과 모바일 기기와 PC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패널로 구분된다. 품목별 비중은 TV가 약 50%, 모바일이 약 30%, PC가 약 20%다. 대형과 중소형 패널 모두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패널은 중국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중소형 패널에서는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견제로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자국 TV와 모니터 기업을 기반으로 안정된 수요처를 확보 중이다. 정부 지원 또한 상당하다. 기술개발 지원은 물론 보조금과 세금 지원, 수입 물품 관세 부과 등 전방위적으로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것으로 판단됐던 중소형 패널 시장도 중국은 물론 일본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다. 중국이 자랑하는 디스플레이 업체 BOE, 티안마 등은 각각 4~5세대 OLED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해 늦어도 하반기부터 중소형 OLED 패널도 생산할 계획이다.

 


대형 패널에서 한국은 물론, 대만과 중국에 밀렸던 일본도 중소형 패널만큼은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의 합작사로 구성된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올해 일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준비된 현금은 공장 건설과 장비 투자에 사용된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동안 기술 문제보다 엔고로 인한 가격 때문에 고전했다. JDI가 애플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엔저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도 무시할 수 없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대형 패널은 중국, 중소형 패널은 일본이 치고 올라오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중국이랑 기술 격차는 길어봐야 1년이며, 일본 기술력은 우리보다 못한 게 없다. 예상보다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신기술 개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지난해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플렉시블 OLED, 대형 OLED, 곡면 OLED·UHD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지금까지 냉담하다. 전반적으로 수율(투입 대비 양산품 비율)이 낮아 생산성이 높지 않고 가격은 비싸기 때문이다. 완성도 측면에서도 아직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대외적으로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이 매출 8조900억원, 영업이익 98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락 수준이다. 4분기 실적 악화로 삼성디스플레이의 201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6%, 7.2% 감소한 29조8400억원, 2조9800억원이었다.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실적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4분기 매출 7조790억원, 영업이익 257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의 201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7조330억원, 1조16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7.5% 증가해 1조원을 돌파했다.

 


양 사 모두 지난해 4분기 주춤하긴 했지만, 2013년 한 해는 힘든 업황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증권가와 업계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약 50%, LG디스플레이도 약 30%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 단가 하락 압박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TV 수요도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시장 환경이 급박해지고 실적도 악화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TV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은 양 사의 전략이 완전히 갈렸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TV의 중심을 OLED TV로 가져간다는 LG전자의 전략에 따라 지난해 대규모 대형 OLED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UHD TV 패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OLED TV 양산에 더욱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대형 OLED 패널 라인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TV 전략은 UHD TV에만 초점을 맞췄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주사위를 던졌다. 미래 성장 방향성을 정해놓고 움직였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양 사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중요한 것은 올해 하반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에도 대형 OLED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중국 업체들과도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라인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 OLED 투자도 확대 중이다. 업계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 차이는 약 3년으로 본다. 하지만 내년이 되면 1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엔지니어들이 중국에도 많이 가 있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투자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내년까지 가장 중요한 이슈는 삼성의 투자 시점이다. 설비 투자가 최소 9~10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투자 계획이 발표돼야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하반기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TV와 달리 중소형 패널의 경우, 양 사의 향후 전략은 비슷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플렉시블 OLED' 개발과 양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가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갤럭시라운드'와 'G플렉스'는 휘어진 스마트폰이다.

 

 

여기서 한 단계 발전시켜 진짜 '휘는 스마트폰'을 내놓겠다는 것. 특히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가을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노트4'에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플렉시블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한다.

 


양 사의 전략 변화와 함께 향후 시설 투자 시점과 규모도 관심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내로 OLED 패널용 새로운 생산 기지인 A3 라인 투자 여부를 결정해 하반기부터 관련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는 이 새로운 라인이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 향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웨어러블 기기의 패널 생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중소형 OLED 사업에 대해) 태블릿PC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다. 기술은 이미 완성됐으며,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 올해는 신규 OLED 공장인 A3에 투자를 할 것이며 고객사 수요에 맞춰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은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기판 소형 OLED 패널 생산 여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고객사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OLED에 관한 문의가 많고,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된 관심도 꽤 높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를 통해 플라스틱 OLED의 가능성을 봤다. 기판 크기(세대)와 전체 생산 용량에 관한 구체적 결정은 조금 더 지켜본 후 상반기까지 결론을 낼 것이다. 시장이 열렸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의 구체적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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