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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예약 ' 변호인', 세상 빛 못볼 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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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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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예약 ' 변호인', 세상 빛 못볼 뻔한 이유

출처 OSEN | 입력 2014.01.11 11:51 | 수정 2014.01.11 13:58

 

 

[OSEN=정유진 기자]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이 8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은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국민 배우 송강호를 비롯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시나리오, 입봉 감독이 보인 의외로 훌륭한 수준의 연출력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상업적으로도 '대박'인 작품인 '변호인'이지만 하마터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 했다. 오랜 시간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던 양우석 감독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용비어천가'가 될까 묻어둔 채 포기하려 했던 적이 있는 것.



 

양우석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故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3번 정도의 계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감독에 따르면 일단 노무현 대통령의 독특한 이력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고졸 출신이 사법고시를 통과한 건 역사상 10명이 안 될 것이다. 그런 이력과 더불어 나중에는 그분이 부산에서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이력도 알게 되고, 80년대 그런 사건을 만나 인권 변호사가 된 것을 알게 됐다"며 "

 

그런데 이분은 한 번 돌변한 뒤 변하지 않고, 7-8년을 끊임없이 재야라고 하지않나? 인권변호사로 7-8년을 살았다. 수입료 1-2위 하던 사람이 한 번 변한 뒤 그대로 산 거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특별한 삶을 이야기로 쓰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해 온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오랫동안 준비한 시나리오도 한 순간 빛을 볼 수 없는 위기가 찾아왔다. 대선에 도전한 당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 양우석 감독은 당시에 대해 "대통령의 이야기로 만들면 용비어천가가 될 것 아닌가. 30년 뒤에나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근·현대사를 뒤져가며 여태까지 모았던 신문 스크랩들 그런 것도 수포가 됐구나 싶었다. 이사갈 때도 '이걸 옮겨야 되나?' 생각하고 컴퓨터가 바뀔 때마다 '이거 옮겨야 하나' 고민을 했다. 내가 모은 파일들도 차차 없어져 가고, 기사를 스크랩한 것도 없어져 가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어떤 비극적 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됐다. 그러던 차에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20대 후반, 30대들을 보며 안타까웠던 게 육체적 피로가 아니라 뭔가 엄청 피곤하고 짓눌려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서랍 한 구석에 묻어뒀던 시나리오를 다시 꺼내게 된 계기가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느라 지켜버린 젊은이들의 피로한 모습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려고 온 나라가 미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들한테도 어릴 때부터 '이렇게 해서 취직하겠어?'라 말하고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직의 전당이 됐다"며 "믿을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며 모두가 피로에 쩌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조건보다 악조건이 50년대 전 후에도 있었고, 80년대 서슬퍼런 정권 가운데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혁파하고 나와야 발전이 있는 거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이야기를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고 처음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는 웹툰 형식도 생각했었다"라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렸다.


한편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 15만 217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861만 4,999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새해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 자리를 예약했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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