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의 보완대책으로 나온 12.3대책. 8.28대책이 '빚 내서 집 사라'였다면 보완대책은 '빚을 더 내게 해 줄 테니 집 사라' 대책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2.3부동산대책으로도 구조적 침체기에 빠져든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 초저금리 대출을 이번에 1만5천 가구까지 확대한다고 해본들 한 해 거래량 60만~70만 호의 40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이밖에 대책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어제 저녁 필자가 YTN라디오 정면승부에서 대담을 나눈 녹취록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www.ytnradio.kr/program/index.php?f=2&id=27498&s_mcd=0263&s_hcd=01 )
이번 대책은 부동산 입법 통과 안 시켜서 집값 떨어진다는 언론 주장에 편승해 야당 압박하기 위한 토건족 정부의 대책이다. 하지만 꿈 깨시라. 지금 몇 가지 입법조치가 안 돼 주택시장이 침체인가? 그럼 지금보다 세금이 더 높았고, 더 많은 부동산 규제가 도입됐던 노무현정부 때는 왜 폭등했나?
나는 8.28대책 이후 언론들이 ‘집값 바닥론’ 군불을 때던 두 달 여 전에 2009년 이후 계속돼온 언론보도패턴이 또 다시 되풀이될 거라고 말한 바 있다. : 부동산 대책→집값 꿈틀→집값 바닥론→집값 재하락→"정부정치권이 필요한 조치 안 해서 부동산 무너진다"→"새 대책 내놔라" →정부 새 대책.
한 번 보시라. 겨우 석 달 만에 또 다시 이 보도 패턴의 마지막 단계까지 온 것이 안 보이시는가. 이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들의 왜곡보도에 더 이상 속지 마시길 바란다.
정책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부동산 관련 입법들을 국회에서 하루 빨리 통과시켰으면 좋겠다. 국회에서 필요한 입법이 안 돼 주택시장이 침체에 다시 빠져든다고 기득권 언론들이나 부동산 전문가로 포장된 이해관계자들이 핑계를 대는데, 정말 그런가 한 번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몇 가지 입법이 안 돼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졌을 것 같으면 주택시장은 정부 마음만 먹었으면 벌써 살아났을 것이다.
이미 설명했지만, 취득세 인하 효과는 거래 활성화효과가 하나도 없다는 점을 밝혔으며, 우리 연구소 분석결과 수직 증축 리모델링 법안이 통과돼도 1기 신도시 지역 리모델링 사업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으며 부담금이 상당히 들어간다.
지금도 주변 시세보다 할인 분양 하는 판에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본들 무슨 소용이며, 집값이 오를 기미도 없는데 양도세 중과폐지를 해본들 무슨 약발이 있겠는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알겠지만, 지푸라기 잡는다고 물에서 나올 수 있나?
그러니 차라리 부동산 관련 입법들을 하루 빨리 통과해서 정말 주택시장이 살아나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이를 매개로 한 언론의 선동보도 때문에 불과 두세 달 간의 일시적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곧바로 주택시장은 다시 가라앉게 돼 있다는 것을 자신한다.
어차피 그럴 바에야 더 이상 선량한 일반 가계들을 물귀신처럼 끌어들이지 말고, 빨리 확인해보자. 그래야 가계들도 하루라도 더 빨리 착각에서 깨어날 것 아닌가. 그래야 일반가계든 사회 전체적으로든 ‘이렇게는 안 되는구나. 좀 더 구조적 전환기에 걸맞은 변화를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 게 아닌가.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출간 8일 만에 교보문고 종합 15위까지 올랐습니다. 많은 분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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