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 자녀 교육 상황에 맞게 집을 옮겨 다닐 수 있어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작년 여름부터 집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올봄부터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부동산에 물어보니 집주인이 견디다 못해 시세보다 싸게 급매로 내놓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동안 집을 보러 오더니 6월말 우여곡절 끝에 집이 팔렸습니다...
어차피 내년에 이사를 생각했었고 이사비와 복비를 준다고 하니 세입자인 저로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였습니다..
집주인이 바뀌는 바람에 계약문제로 부동산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집을 판 사람은 얼굴에 미소 가득한데 , 집을 산 사람은 표정이 그리 밝지 않더군요.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억대의 빚을 털어내는 자와 떠 안는 자의 차이로 느껴지더군요..
그후 전세집 찾아 삼만리 놀이를 시작했습니다...주말마다 이동네 저동네 여러군대를 둘러 봤는데 전세난이 정말 심각했습니다..일단 전세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문제는 오른 가격으로도 전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도 전세물량이 고작 한 두개정도 였습니다..부동산 아저씨도 얼마나 답답한지 중계업자들이 보는 DB를 직접 보여주더군요...아저씨 말대로 전세 물량이 아예 없는 곳이 수두룩 했고 단지별로 많아야 두세개 였습니다.
2년 전만해도 대단지에는 아무리 비수기라도 전세물량이 최소 10개 정도는 있었다고 하더군요..제 경험도 그랬습니다. 대단지로 이사가면 여러 집을 비교해가며 골라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워낙 물량이 없어 그야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전세는 부족하지만 월세는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금리가 워낙 낮아 융자없이 집을 몇채씩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월세 물량은 많았지만 전세에 익숙한 세입자들이 선듯 월세로 갈아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였습니다.
장사 수완좋은 부동산 아저씨..
그 와중에 영업을 하더군요..
전세가격이 올라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으니 대출을 조금 끼고 하나 장만하라고 하더군요...
댓구 하면 말이 길어질것 같아 그냥 웃고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전세대란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고 그리 관심도 없는지라 부동산에 관한한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하지만 이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치는 따져보면 그냥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 당이 느닷없이 nll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국정원 대선 개입을 물타기 위한 것이라는 것쯤은 앞뒤 정황을 보면 그냥 아는 것이듯 말입니다. 이치를 따져보면 그냥 알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많습니다..
전세대란 현상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전세제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입니다.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세계인의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순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며 그만큼 비정상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 70~80년대 폭발적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주택 공급이 딸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할때 아파트 분양 딱지는 곧 로또였습니다.하지만 당시 금융이 발달하지 않아 대출하기도 힘들었고 몫돈을 마련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것이 전세제도 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오르니 투자목적, 아니 투기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전세 세입자의 돈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매수를 했던 것입니다...눈치 빠른분들은 이미 간파하셨을 것입니다..
답이 이미 나왔습니다...
전세물량은 아파트 시장에 투기가 살아 있을때 나오게 됩니다.
전세 공급을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가 필연적입니다.
한편, 전세는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법칙이 적용됩니다.투자를 목적으로 전세집을 구하는 사람이 있나요?아무도 없습니다. 전세집은 필요하기 때문에 구하는 것입니다..철저히 수요과 공급에 의해 가격이 이뤄집니다...
최근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그 이유는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입니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전세가가 오른다는 것은 공급이 줄었다는 것입니다..이유는 이미 답이 나왔습니다... 전세 공급물량은 투자를 목적으로 혹은 투기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향후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확신이 있으면 현금 1억 있는 사람이 자기는 단칸방에 살더라도 1억 대출하고 2억 전세를 주고라도 아파트를 삽니다.
그러면 전세 물량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사람이 거의 없습니다..미분양 아파트가 적체되어 있어 건설사들이 죽니 사니 하는데 도무지 매수자들이 없습니다..누군가 전세끼고 아파를 사줘야 전세 물량이 나오는데 거들떠 보지도 않으니 전세공급이 딸립니다.
근데 기존에 융자 없이 전세를 놓고 있는 알부자 집주인들이 금리가 워낙 낮으니 전세를 거둬들이고 월세로 돌리고 있습니다...그 물량만큼 전세 공급이 줄어 들게 된것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저금리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많으니 공급이 딸리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그동안 대출을 해서라도 집을 구매하려던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먹고 살만하면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출을 껴서라도 집을 사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하면 호구 소리를 듣습니다..대출을 끼고 집을 매수해 줘야 할 사람들이 전세 수요자로 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전세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전세가격이 오르다보니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올려 줘서라도 계속 눌러 앉으려 합니다.
어지간해서는 옮기지 않고 눌러 앉으려하니 전세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 대란은 필연적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될까요?
두가지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월세의 변수 입니다..
대한민국 빼고는 너무도 익숙한 거주 문화인 랜탈,즉 월세의 정착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듯 언젠가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정착될 것입니다.
월세 물량이 적체 되면 집주인은 견디다 못해 결국 월세 가격을 낮출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월세보다 전세가 훨씬 유리하지만 월세가 과잉 공급되면 수요.공급에 따라 월세는 내려갈테고, 이렇게 되면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탈 가구가 많아진다고 봅니다.
둘째, 미분양 아파트 문제입니다. 지금 상황은 건설업체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미분양을 털어 낼려고 기를 쓰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할인 행사도 하고 , 3년 살아보고 나중에 결정하라는 사기도 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어떤 형태로든 주택시장에 나오게 됩니다.아파트를 지었던 건설업체든 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줬던 금융기관이든 언젠가는 놀고있는 미분양 아파트로 렌탈 사업을 하게 될것입니다..
전세가 되었든, 월세가 되었든 렌탈 물량이 나오게 되면 전세난은 시들게 되리라 봅니다.이미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어 섰습니다..
오피스텔 물량은 포함되지 않고, 다세대 주택을 하나로 산정해서도 100%를 넘어 섰습니다.이런 상황가운데 인구증가는 둔화되고 있고 도시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순리적으로 봤을때 머지않아 공급자보다 수요자가 우위에 서는 국면이 도래하게 될것입니다.
어쩌면 급격한 전세대란의 반대급부로 급격한 역전세대란도 충분히 생길수 있다고 봅니다.
혹여나 전세대란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좀더 심사숙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세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대세를 따라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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