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여라
구조론연구소 김동렬슨생 2012.02.14
구조론은 ‘나쁜 길로 가라’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나쁜 길이 도덕적, 윤리적 의미에서의 나쁜 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편한 길 찾지 말고 궂은 길로 가라는 말이다.
그것은 입자가 아닌 질을 선택하는 것이며, 개인의 판단이 아닌 집단의 지혜를 끌어내는 것이며, 개인의 성공이 아닌 세력의 성공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항상 공동체의 관점, 팀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좋은 길을 가야 한다. 답을 알고 있을 때는 곧장 그 길로 가면 된다. 그러나 답을 모를 때는 장기전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러면 내가 앞장서서 궂은 일을 떠맡아야 한다.
이때의 방법은 무작정 내부의 상호작용을 늘리는 것이다. 떠들썩하게 일을 벌여야 한다. 그래서 잘못되어도 상관없다. 미리 예방주사를 맞고 경험치를 쌓은 셈으로 치면 된다.
상호작용 과정에서 숨은 위험요소가 모두 드러나게 하는 거다. 이 경우 문제가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문제가 나를 해결하도록 소동을 피우는 거다. 그러다가 잘못되면 다치는 수가 있지만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 답을 모를 때는 소동을 피워 문제가 나를 해결하게 하라.
좋은 친구를 사귀는 방법 중의 하나는 친구가 먼저 나를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나서서 궂은 일을 맡으면 친구가 나를 발견하고 찾아온다. 숲을 온통 들쑤셔 놓으면 사슴이 제 발로 사냥꾼을 찾아온다.
문제가 스스로 답을 들고 사람을 방문한다. 바운더리를 통째로 흔들어 놓는 방법이다.
무엇인가? 사건 안에 결이 있다. 무조건 에너지를 투입하면 그 결이 드러난다. 결이 드러날 때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그 길을 가면 된다. 때로 답을 찾으려 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
답이 나를 찾아내게 하는 거다. 뾰족하게 자신을 드러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먼저 연락을 해 온다.
온통 들쑤셔 놓으면 쥐구멍에 숨었던 쥐가 머리를 내민다. 무턱대고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이면 원심분리기 효과로 계에 질서가 성립된다. 인간들이 비중대로 줄을 선다. 나꼼수가 소동을 피우면 모두가 한 마디씩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창의와 혁신이 일어난다. 방향은 스스로 분명해진다.
정답은 팀이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절대로 세력을 업어야 한다. 문제는 그 팀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소동을 피우고 일을 벌이면 저절로 팀이 갖추어진다. 공격수도 나타나고, 수비수도 나타나며, 골키퍼도 출현하고, 감독도 들어온다. 저절로 필요한 포지션이 갖추어진다.
내가 원하는 승리는 이렇게 팀을 꾸린 다음에 꾀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승리만 얻으려 하면, 이익만 얻으려 하면, 곶감만 빼먹으려 하면, 성공만 얻으려 하면 결국 실패하고 만다. 팀을 얻으려 하면 모든 것이 저절로 얻어지고 성공을 얻으려 하면 모든 것이 내게서 떠나간다.
세상의 근본은 질서다. 그 질서는 평소에 잠복하고 있다가 계에 에너지를 투입하면 나와준다. 그러므로 묻지말고 에너지를 투입하라. 닥치고 상호작용을 늘려라. 무작정 페달을 밟아라. 자전거는 화가 나서 스스로 균형을 잡는다. 무작정 헤엄쳐라. 물은 화가 나서 스스로 당신을 띄운다.
명심할 일이다. 정답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우리가 널리 세력을 얻고 팀을 이루는 것이다. 그 팀에는 자연도 포함되고, 우주도 포함되고, 신도 포함된다. 정답은 인류의 진보다. 인류는 한 팀이다. 인류를 진보시키겠다는 목표를 끝끝내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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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한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틀려먹은 겁니다. 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요? 벼룩이나 모기라도 존재하는 데는 이유가 있고 정당성이 있습니다. 정답은 인류가 위대해지고 존재가 위대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건방진 생각입니다. 세상이 인간을 해결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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