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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을 관통하는 본질을 보라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2. 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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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을 관통하는 본질을 보라

카이사르21 (success****)   2012.02.07 14:36

 

 

19세기 초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특이한  바빌론 점토판 하나가 발견 되었습니다. 그 점토판에는 세가지 숫자가 하나의 쌍으로 적혀 있었는데 모두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숫자의 조합이였습니다.


이 발견으로 3700년전 바빌론 사람들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족하는 숫자를 알고 있었음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러나 바빌론 사람들은 그 숫자들이 어떤 원리로 조합 되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피타고라스는 젊은 시절 스승 탈레스의 권유로 이집트 유학을 떠났는데 유학도중 이집트가 바빌론에게 점령 되는 바람에 바빌론에 끌려가 12년동안 포로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는 바빌론에 머물면서 많은 학자들과 교류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바빌론 점토판에 나오는 숫자도 접하게 됐습니다.  훗날 고향으로 돌아온 피타고라스는 그 숫자의 비밀을 풀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며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오랜날을  씨름한 끝에 드디어 직각삼각형 세변을 a,b,c라 하고 c에 대한 각이 직각일 때 a²+b²=c²로 됨을 증명하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사실을 발견한 피타고라스는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  영광을 신에게 돌리기 위해 황소 100마리를 잡아 제물로 받쳤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사실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공식은  매우 간단한 것입니다. 그가 위대한 이유는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복잡한 숫자의 조합을 모두 줄줄 외우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숫자들의 의미를 관통하는 본질적 원리를 꿰뚫어 보고 그 사실을 명확하게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복잡함을 추구한다고 탁월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탁월함은  복잡한 현상에서  단순한 이치와 원리를 추출해 내는 것입니다.  


아무리 복잡한 현상이라도 그 본질을 추적해 보면 단순함에 도달하게 됩니다. 옛 시인들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별들이 쏟아진다고 표현하곤 했는데 실제로 우주에는 바닷가의 모래알보다 더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수 많은 천체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우주시스템도 열역학 상태방정식을 이용하면 137억년전 우주 탄생부터  0.00001초 후 , 10초 후 , 10만년 후의 우주 상태 뿐만 아니라 10억년 후 우주가 어떤 변해 갈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인구가 늘어나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인간이 만들어 내는 온갓 상호작용의 결과인 경제 현상은 이해가  힘들뿐더라  예측하기는 더더욱 불가능 합니다.


구 소련이 붕괴한 뒤 우주선을 만들고 핵무기를 만들던 러시아의 수학자, 물리학자들이 월가로 넘어가서 만들었던 것이 파생상품입니다. 그렇게 금융공학이라는 이름으로  마구 쏟아져 나왔던  파생상품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금융위기인데  온갖 종류의 파생상품을 모두 이해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 엮여 있는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계에는 수 많은 경제학자들이  있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정도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매우 복잡합니다.


이처럼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기원을 추적해 들어가야  합니다. 기원을 추적해 들어가다보면  출발점이 나오게 되고 시초에는 단순한 패턴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구상에서는 수 천만종에 달하는 복잡한  생명체가 있지만 그 기원을 추적해 가면 모든 생물은 DNA염기 서열 4개중 3개를 선택해서  하나의 아미노산을 이룬다는 아주 단순한 생명코드를 발견하게 됩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 많은 별들 역시 그 기원을 추적해 보면  결국  수소와 헬륨의 핵융합이라는 단순한 원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자연현상이든 인간현상이든 전체를 연결하는 관점은 매우 단순합니다.  복잡한 현상의 본질을 궤뚫는 설명은 복잡하지  않을수록 명확해 집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모습을 관통하는 의미를  최대한 단순화 시켜보면  "균형이 무너졌다"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경제 시스템에서는 가계는  저축 하고 은행은 그 돈을 기업에 대출해 주고  기업은 대출한 돈으로  투자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돈은 다시 가계로 흘러 들어 가게 됩니다.


이렇게  돈이  가계, 은행, 기업을 흘러다니면서  세금이 거둬지고 정부는 이 세금으로 축구장의 심판 역할을 하면서 시장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공공, 복지 부분을  처리하면서 사회가  우상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조화로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런  벨런스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제정위기, 신용위기, 빈부격차, 양극화 등의  경제문제는 모두  경제의 벨런스가 무너져서 생겨나는 부작용의 결과 입니다.


가계가 저축하고 기업이 대출해서 투자를 한다고 경제 교과서에서 배웠는데 ,  현실은 가계가 대출해서 투기하고 기업이 돈을 벌어서 은행에 돈을 쌓아 두고  있습니다. 


경제 교과서와 정확히 반대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입니다. 


은행 입장에서  돈을 별려 주고 싶은 기업은 돈이 필요 없고, 정작 돈이 필요한 기업은  불안해서 돈을 빌려 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 역시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일으켰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풀어 낸 돈은 갈곳을 잃고 금융권에만 맴돌고 있습니다. 


가계는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을 만큼 부채가 한계 상황에 도달 했고,  기업은 현금을 쌓아 두고 있지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마땅히 돈을 굴릴 때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서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돈을  풀고 있지만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이 흘러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만 흘러 들어 가면서   물가를 올리고 경기침체 가운데  자산시장이 출렁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불균형, 중산층이 사라지고 양극화로 치닫는 소득 불균형  등 이와 같은 경제의 균형이 깨진 문제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문제 입니다.


솥단지를  떠 받치고 있는 세 개의 기둥이 있는데 그 기둥에 분배된 힘의 균형이 깨지면  조그만 바람이 불어도 솥단지는 이리저리  휘청이게 됩니다. 이때 솥단지에  물을 부어 잠시 중심을 잡을 수도 있지만 이미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솥이 흔들릴 때마다  솥 안의 물은  더 크게 출렁이게 됩니다. 


경제가 균형을  잃어 흔들리는 상황에서 돈이 넘쳐나면 돈이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도 생겨나게 됩니다.  


바닷물이 넘쳐나서 육지로 들어왔다 빠져나가면서  해변을 초토화 시키듯  돈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면서 많은 피해를 주게 됩니다.  가계, 기업, 은행, 정부가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와야  비로소 균형을 잡게 되는데 이런 불균형이  해소되는 대는 시간이 필요하고  적지 않은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불균형은 점점 더 심화 되고 있기 때문에 자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 긴장의 허리끈을 풀어서는 곤란합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경제 불균형의 문제를 만드는 기원을 좀더 찾아 올라가면  "탐욕"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도달하게 됩니다.  탐욕에 의해 거품이 키워지고 거품이 키워지는 가운데 균형이 깨지는 것입니다. 


 어느 사회든 공장 짖고 도로 놓고  학교 병원 세우는 산업화를 진행 하는 가운데 발전을 하게 되고  이때는 돈의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은행들은 가계에서 받은 돈을 기업에 빌려 주며 돈 장사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가 절정을 이루고 선진국에 진입하게 되면  돈의 수요가 줄어 들게 됩니다. 투자를 위한 돈의 수요가 감소하면 투기를 조장해 돈의 수요를 부추기게 되는게  그 과정에서 거품이 발생하게 됩니다.


21세기초 부동산  버블이나  20세기말 기술주 버블이나 18세기 네덜란드  튤립버블이나, 19세기 철도버블이나 그 핵심은 "탐욕"으로서 위기의 맥락은 모두 같습니다.


거품을 만드는 주체나 거품에 말려드는 주체나  그  마음 속에는 모두  탐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품이 생겨나고  커지는 과정에서 시스템의 불균형이 생겨나게 되고  급기야 시스템이 고장이 나서 오작동을 하게 되면 거품의 크기만큼 공포가 커지게 되고, 공포가 거품을 찌르면서 거품이 터져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의 큰 사이클 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현상은 시대에 따라 차원을 달리하지만  단순화 시켜 보면 공통된 패턴을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패턴을 읽을 수 있으면  오늘날 일어나는 현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미래에 일어날 일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만들어내는 역사는 시간의 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완벽한 원을 그리며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진 않습니다. 비록  완벽히  일치하는 패턴을  보인적은 없지만  자본주의가 태동한 이후 수 없이 반복 되어온 경제위기의 본질은 차원을 달리할뿐 패턴이 크게 달라진 적은 없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탐욕으로 키워진 거품은 언젠가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금융위기가  21세기에 일어난 범 세계적인 부동산 버블 파국의 끝이였다면 다행이지만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면  더 큰 위기는 언젠가 찾아오게 됩니다.


엄동설한 겨울이라도 며칠 춥다가  따뜻할 수도 있고  눈이 와야 하는데 비가 쏟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날씨가 오락가락 하더라도 하루 하루 날씨에 해당하는 디테일한 각론에 정신을 빼앗기기 보다  큰 계절의 움직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총론을 보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오늘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친 종목을 아는 것도 중요하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옆에  놀이 동산이 들어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간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유럽에서 미국에서 매가톤급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볼때 위기의 끝이라는 증거는 없고  시스템은 점점 불안정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공격보다 방어에 집중하고  외부의 자극에 흔들려 무리수를 두기보다  기본기 충실하며 생존을 고민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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