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발전소 4곳이나 멈춰놓고 전력부족?
발전노조 “전력 비상상황 대비 다섯 차례나 면담 촉구… 지경부장관 사퇴하라”
(미디어오늘 / 조수경 / 2011-09-16)
정전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15일, 2,500M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4개 대형 화력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은 16일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일과 같은 정전사태는 무려 2500MW의 5개 대형 화력발전소 가운데 4곳을 정지시켜 안정적 전력공급에 힘써야 하는 지경부 장관이나 발전회사 사장들이 정전사태를 초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이하 발전노조)에 따르면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추석연휴 초기에는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대형 화력발전소를 정지하고 귀성객이 집으로 귀가할 무렵 다시 발전소를 정상 기동해 전력수급에 대비해야 함에도 한국전력공사가 이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발전노조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전소 사장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이치열 |
실제로 500MW 용량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하동, 보령, 당진, 태안 화력발전소의 핵심 발전기들은 지난 15일 발전량이 전무했다. 당진발전소 핵심발전기의 경우 13일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보령발전소 발전기 역시 12일부터 전력공급량이 없었다. 다만 삼천포발전소 핵심 발전기만 15일 전력을 공급했다.
발전노조의 문영복 정책부장은 이와 관련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 15일 아침에 이들 발전소의 500MW급 핵심발전기 두 대만이라도 비상 가동에 들어갔다면 전국적인 정전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발전소의 전력 공급 계획을 총괄하고 있는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의 신기준 차장은 이에 대해 “정비일정에 따라 이들 발전기들의 가동을 멈췄던 상태”라고 말했다.
발전노조는 발전기 가동 중단과 정전대란이 발생한 이유로 “한전과 발전사장들이 전력수급문제는 무관심한 채 노조파괴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점을 들었다. 발전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되기 전 기상청이 9월1일 기온 상승을 발표했으며, 전력수급의 최종 책임 관리부처인 지경부와 각 발전회사 사장들은 충분히 전력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전력예비율을 확보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발전노조는 정전대란이 일어난 15일 당일 오전에도 발전 5사 사장들이 중부발전(주) 회의실에 모여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지만 전력공급 대책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동서발전 이길구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발전노조의 천막농성을 중단하기 위한 대책만 논의됐다고 주장했다. 기상청이 기온상승을 또 한 번 예고했던 지난 7일에도 발전 5사 관리본부장들의 회의가 열렸으나 이때 역시 전력수급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발전노조는 주장했다.
▲ 발전노조 박종옥 위원장 ⓒ이치열 |
또한 발전노조는 “지난 7월부터 ‘노조 파괴행위를 중단하고 하계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을 예상돼 전력수급 비상상황이 예견되니 이에 대비하라’는 취지로 5차례 지식경제부 측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발전노조는 “최근 성상납과 동서발전 뇌물 수수 의혹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경부의 공직기강은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져 있었다”며 “발전 5사 사장들 또한 하계 전력피크 때는 물론 광역정전 사태가 벌어지는 당일 날까지 모든 관리력을 총동원하여 노조파괴에만 열중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발전노조는 “어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공포에 떨었으며, 국가경제에도 천문학적인 막대한 손해를 초래했다”며 “명백한 인재인 이번 정전사태에 대해 지경부와 발전 5사 사장들은 더 이상 불가항력적 사태라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직무태만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수급 문제 등과 관련해 지식경제부 측에 면담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발전노조의 주장에 대해 지식경제부 김도균 전력산업과장은 “(발전노조의) 면담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사관계 문제로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5개 발전사가 노사관계 등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만든 발전회사 협력본부의 최재훈 법무기획팀장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전력수급예측과 관계된 것은 발전회사가 아닌 전력거래소에다 따져야 할 일이지, 발전회사들은 전력거래소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밝혔다.
15일 정전 당일 아침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노사문제만 논의됐던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최재훈 팀장은 “당시 모임은 아침 8시30분에 5개사 사장들이 중부발전 사장실로 모여 발전노조에 대해 공동대처하자는 논의를 했다”며 “발전노조가 정부청사 앞에서 회사 비난 집회를 벌여온 것과 관련해 법원이 ‘명예훼손 금지’ 가처분 명령을 내렸음에도 계속 집회를 하기 때문에 회사도 공동대처하자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발전회사 책임은 없다는 것이냐는 지적에 최 팀장은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지만, 책임을 구체적으로 따지려면 전력예측에 관한 것은 전력거래소에 따져야지, 발전회사는 예측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 우리는 거래소의 지시대로 했다”며 “그런데도 우리한테만 모든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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