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조송희가 찍은 < 2011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1,2,3

해외여행

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2. 15. 13:20

본문

 

 
 
글, 사진 : 아침편지가족 조송희님
2011년 1월 14일, 고도원님과 아침지기, 통역 봉사자를
포함한 아침편지 가족 61명이 '온천명상여행'을 떠났습니다.
혼슈 최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에서 아키타까지 8박 9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여행은 3m가 넘는 눈이 쌓인 설국에서 일본 본류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겨울 온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이 있고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자연 깊숙한 곳에서 자신의 가장 진솔한 내면과 마주 보며 명상하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여행하는 이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기쁨과 감동, 감사와 치유의 시간.

8박 9일 동안 너무도 아름다웠던 여행의 기록입니다.



인천공항에 모여 아침편지 여행수칙을 듣는 여행가족들,
여행을 시작하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표정들입니다.





여행수첩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정님.
제주올레 여행에서 '꿈너머 꿈'을 찾았다는 유정님은
이번 여행에서 자신의 꿈을 확인하고 싶다고 합니다.





눈이 흩뿌리는 공항에서 저 비행기를 탔습니다.
회색 눈구름을 뚫고 오르자 푸르고 투명한 창공이었습니다.
아래로 파도가 치듯 끝도없이 펼쳐지던 흰 구름, 그 곳은 거대한 구름의 바다더군요.





드디어 아오모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쏟아지는 눈 속에 줄을 지어선 설상차가 제일먼저 눈에 띄네요.





아오모리현에서 마중을 나온 사람들입니다.
낯선 도시에서 만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라는 단어, 참 반갑습니다.





공항에서 버스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식당, 쯔가루 와라야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낡은 목조 건물인 이 집은 우동으로 유명한 전통 있는 식당이라고 합니다.





우동이 나왔네요. 함지박 같은 큰 그릇에 담긴 저 우동은 2인분입니다.
호리병에 담긴 뜨거운 국물을 개인그릇에 담고 파와 생강을 넣어 육수를 만듭니다.
우동을 건져 육수에 담갔다 먹는 건데요. 생강 맛이 다소 강하게 느껴지는 맑고 담백한
맛이 독특합니다. 아래에 있는 다시마 오니기리(주먹밥)까지 먹으니 든든하더군요.





다음 일정은 핫코다산입니다.
핫코다 산으로 가는 길 양편에는 눈이 높다란 벽처럼 쌓였습니다.
눈을 뒤집어 쓴 나무들이 가지를 길게 뻗어 터널처럼 하늘을 가렸습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첫 문장이 생각납니다.
(저는 2008년 1월 아오모리 여행에도 왔었습니다.)
아, '설국'!





화산활동의 흔적과 원생림의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는
핫코다 산에 오르기 위해 로프웨이(케이블카)를 이용합니다.
산 아래에서부터 매섭게 감기는 추위와 바람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사진을 찍는 여행가족들의 뒷모습이네요.





산록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자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한치 앞을 분간 할 수가 없습니다. 원래 이곳에서 산 정상까지는
10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거리라고 합니다. 악천후 탓인지
풍성한 천연설을 즐기던 스키어들조차 한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몸이 날아갈듯 한 눈보라 속에서 사진을 찍는
최원옥, 박송란, 한보경님.





핫코다 산의 수빙(한겨울, 나무들이 눈으로 뒤덮여 얼어붙은 것)입니다.
저 칼날 같은 얼음 깊숙한 곳에도 푸른 생명이 숨 쉬고 있겠지요.
봄이 오면 나무들은 다시 싹을 틔우고, 잎이 돋아날 것입니다.





핫코다 산에서 내려와 숙소인 빌라시티모야 호텔로 왔습니다.
유카타로 갈아입은 윤나라, 김선녀, 이회순, 이현희님을 호텔 로비에 있는
네부타 모형 앞에서 만났네요. 네부타는 대나무와 철사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색색의 한지를 붙여 만든 큰 무사인형 등불을 말합니다.
아오모리에서 8월에 열리는 네부타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아오모리의 첫 밤은 꿈도 없이 달콤했습니다.
신 새벽에 잠이 깨어 창을 여니 이렇게 꿈같은 장면이 펼쳐지네요.
아오모리의 푸른 새벽입니다.




빌라시티 모야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스카유 온천으로 갔습니다.
스카유온천은 에도시대부터 이용된, 3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 료칸입니다.
1954년에 일본의 국민온천 1호로 지정되었으며 외국인 단체 손님은
거의 받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스카유 온천은 해발 900m의 산 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카유 온천 로비에 한글과 일본어로 번역된 아침편지 액자가 붙어있네요.
아오모리 1차 여행 때 고도원님이 스카유에 주고 간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아침편지 여행 이후, 한국 여행객은 스카유에서 가장 예절바른 고객으로
존중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스카유 료칸의 긴 복도입니다.
마루를 걸어가면 텅텅 소리가 나고, 온천의 유황냄새가 매캐하게 배어 있는,
낡은 창 너머로 끝도 없이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던 곳입니다.





스카유에서의 내 룸메이트 김귀자님입니다.
료칸에 짐을 풀고 유카타를 갈아입은 후,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센닌부로(대욕장)에서 첫 번째 온천을 하고 나오는 여행가족입니다.
민진홍, 김선녀, 이회순, 박은희님. 얼굴이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아오모리의 특산품인 사과는 일본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힙니다.
목욕을 하고 난 후 껍질째 먹는 아오모리 사과의 달고 아삭거리는 맛,
음~ 최고지요. 사과로 만든 양갱도 맛있습니다.





스카유 온천에 밤이 찾아듭니다.
하나 둘 씩 불이 켜지는 건너편 료칸이네요.
건물 가운데 있는 일본식 정원은 두텁게 쌓인 눈에 덮여 보이지를 않습니다.





건물 바깥쪽으로 늘어진 고드름.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가이세키(한사람씩 상을 차린 일본식 정찬)요리는 받을 때마다 감동을 주지요.
음식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앞에 놓인 음식 하나씩을 들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여행가족들과 오늘의 요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박혜선님.





저녁식사 후, 호흡명상에 관한 설명을 듣는 여행가족들.





새벽 6시의 스카유 온천 풍경입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씻지도 않고 산책을 하러 나섰지요.
밤새 내리던 눈이 그치고, 대기는 어스름한 푸른빛에 감싸여 있습니다.





이곳은 마치 동화의 나라 같습니다.
창고인 듯 허름한 목조 건물도 눈에 뒤덮였습니다.





순결한 눈의 세상, 마법의 세상으로 잘못 들어선 것만 같습니다.





얼음동굴을 찾았습니다.
산책로에서 스카유 온천까지 100m 가량 이어진 눈의 동굴입니다.
김제수님이 얼음동굴에 들어서며 탄성을 지릅니다.





함께 산책을 나온 이수영, 김귀자, 김제수, 유효숙, 이일순님.





여명의 푸른빛이 사라졌네요.
세상에 남아 있는 색깔은 오직 흰빛과 검은빛, 무채색의 세상입니다.





겨울나무......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 아래로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나뭇가지들의 눈부신 경배, 황홀한 어울림입니다.





이제는 스카유를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시계방향으로, 아침편지 여행가족을 배웅 나온 스카유 온천 주임, 김정선, 이효정, 박명자님,
아침지기 안석현님, 양팔을 높이 흔들어 답례를 하는 이소정님입니다.)
스카유 안녕~~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1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2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3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4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5



여행 3일 째 되던 날, '도와다 호수'로 갔습니다.
선착장 주변 마을을 산책하고 1시간가량 유람선으로 호수를 둘러 본 후,
호반을 걸으며 걷기 명상을 하는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삼삼오오 흩어져서 선착장이 있는 야스미야 마을을 산책하는 여행가족입니다.





마을은 이상할 정도로 한적했습니다.
커튼이 내려진 집집마다 냉기가 감돌고 가게들은 철문이 굳게 내려져 있었습니다.
야스미야 마을 사람들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 동안은 대부분 외국으로 휴가를 가서 겨울을 보낸다고 하네요.





휘몰아치는 눈바람이 인적 없는 마을을 점령해 버린 것 같습니다.
마법에 걸려 시간이 멈춰버린 곳에 잘못 들어선 이방인 같은 느낌,
참 신비한 체험입니다.





눈길위에 드리워진 우리의 그림자,
그림자들의 대화입니다..





룸메이트랑 단둘이서 마을 뒷길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우리 일행을 만났네요. 반갑습니다.
(위에서부터 양재국, 이재국, 김인숙, 허정임님)





유람선을 타러갑니다.
선착장에 먼저 도착한 아침지기 윤나라님과 배귀선님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네요.





선착장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





유람선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 여행가족들입니다.





출항!
도와다호는 아오모리와 아키타 현 경계의 해발 약 440m 산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 분화에 의해 생긴 화구가 함몰한 칼데라 호인 도와다호는 호수 둘레가
약 44km이고 가장 깊은 물속은 약 327m에 이른다고 하네요.

거대한 호수를 눈 덮인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습니다.





유람선 안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입니다.
바람이 너무 강한데다 눈이 계속 와서 갑판으로는 나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조금 아쉽지만 유람선 안에서 보는 풍경도 눈부십니다.





창밖의 풍경에 감탄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여행가족들입니다.





짙푸른 호수와 코발트빛 하늘 아래,
햇빛을 받은 흰 산봉우리가 눈부시게 빛납니다.





가까이 보이는 산의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입니다.
호수의 물결은 은빛으로 잘게 부서집니다.
빛을 뚫고 나아가는 유람선, 고요하고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배는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분명히 같은 장소인데 배를 타고 떠날 때의 느낌과
돌아오는 배를 타고 마을을 바라보는 느낌이 묘하게 다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겠지요. 어떤 방향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이 지닌 가치와 아름다움도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드디어 점심시간입니다.
오늘은 카레덮밥과 라면이네요.
여행가족 사이에도 라면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들이 엇갈리더군요.
'일본라면이 담백하고 맛있다, 얼큰한 우리나라 라면이 더 맛있다.'
(저는 우리나라 라면에 한 표입니다. ^^)
우리들에게 좀 더 다양한 본토의 요리를 맛보게 하려는
아침편지 여행팀의 배려가 느껴집니다.





도와다호숫가에서 걷기명상을 시작합니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은 올 겨울은 일본이라고 예외가 아닌
모양입니다. 호수의 가장자리가 얼음조각으로 가득하지만
쨍한 추위가 훼손되지 않은 호수의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드센 후부끼(吹雪, 눈보라)가 날리는 가운데 걷기 명상을 시작하였습니다.
겨우 한사람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좁게 길을 낸 호수 기슭을
명상을 하며 걷는 고도원님과 아침편지 가족들입니다.





호수 위의 백조 두 마리가
함께 명상을 하듯 따라옵니다.





한 줄로 서서 천천히 걸어가는 여행가족,
길게 늘어선 그림자가 그들을 따릅니다.





징소리가 울리고 가던 길을 멈추어 섰습니다.
그리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속에서 불러내는 시간입니다.
내 안의 나, 내 안 깊숙이 웅크리고 있는 원망과 미움,
슬픔과 좌절까지도 만나고 화해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눈길을 걷는 동안 바람과 파도소리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 하더군요. 흰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밝고 따뜻한 태양빛이 사방에 가득합니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봄처럼 살랑대며 얼굴을 스칩니다.
끼룩끼룩~~ 새소리도 들리기 시작하네요.
'이 먼 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잘 왔다'
신이 따뜻한 품을 열어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도와다호의 심볼로써 일본을 대표하는 조각가인 다카무라 코다로가
제작한 '소녀상' 앞에서 걷기 명상을 마쳤습니다. 똑같은 모양의 두 여인이
마주보고 있는 이 동상은 각각 호숫가의 선 여인과 호수에 비친 여인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일본에서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잠시 묵상을 한 후,
서로 마음을 다해 안아주는 고도원님과 아침편지 가족입니다.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1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2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3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4 아오모리 온천명상여행 5




여행 4일 째, 스카유에서 아오니 온천으로 이동합니다.
무지개호수 휴게소에서 아오니 온천 전용버스로 환승을 했지요.
워낙 좁고 험한 산길을 가야하는 까닭에 대형버스로는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환승을 위해 내린 무지개호수 휴게소에서 작은 버스 정류장을 보았습니다.
버스 도착 시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낯익은 정류장 풍경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제가 탄 1호차가 아오니 온천에 도착했습니다.
워낙 눈이 많이 와서 2, 3호차가 좀 늦어지고 있나 봐요.
온천 처마 밑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일행을 기다리는 여행가족들입니다.





드디어 2, 3호차가 도착했습니다.
고도원님이 아오니 온천의 건물 배치와 시설 이용에 관해
간단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눈은 끊임없이 내리네요.





일명 '호롱불 온천'이라고도 불리는 아오니 온천은
1,000m가 넘는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아오니 계곡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서는 호롱불과 촛불로 기나 긴 겨울밤을 지내야 하지요.

호롱불을 보관하는 건물 안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겐로꾸노유 앞에도 등불이 켜졌습니다.
욕조를 비롯한 탕 전체가 노송나무로 꾸며져 있는 이곳은
건강탕으로도 불리는 곳입니다.





아오니 온천 곳곳을 밝히고 있는 아름다운 야외 등불입니다.





료칸의 내부입니다.
복도가 어둡게 가라앉아 있네요.
지금은 낯선 이 어둠도 따뜻한 호롱불빛, 반질반질 윤이 나는 복도,
매끄러운 마룻바닥의 느낌과 함께 곧 아련한 그리움이 됩니다.





카운터와 작은 로비를 밝히는 등불입니다.





숙소의 다다미방에 켜진 호롱불을
신기해하며 바라보는 박은희님입니다.





아오니 온천의 저녁밥상입니다.
가이세키요리는 현지에서 나는 싱싱하고 맛좋은 제철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료칸 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오니의 가이세키요리는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산골마을 특유의 소박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합니다.

어두운 밥상을 전골을 데우는 곤로의 불빛이 밝혀주고 있습니다.





계곡으로 면한 아오니 온천 뒷마당입니다.
쌓인 눈을 듬성듬성 파낸 작은 동굴 안에 촛불이 켜져 있네요.
이 고즈넉한 촛불 빛에 나그네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골짜기에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옵니다.
밤새 내린 눈으로 앞마당의 나뭇가지가 휘어질 것 같습니다.





아침 산책을 나온 김귀자님과 신현덕님.
김귀자님은 풍경에 넋을 빼앗기고, 신현덕님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바닥에 쌓인 눈처럼 깊은 계곡 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흰 눈 온천' -아오모리, 아오니-에 나오는 말입니다.
여행가족들도 이 순간, 소설 속의 주인공들과 똑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이른 아침, 로텐부로에서 여행가족 한 분이 온천을 즐깁니다.
혼욕이 가능한 이곳은 실내가 온통 향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여행가족들의 명상프로그램이 진행 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코끝에 부드럽게 감기는 향 내음을 맡으며 눈 내리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온천의 느낌은 각별합니다.





겐로꼬노유는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아오니에서는 충분한 자유 시간이 주어져 각자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온천을 즐기거나 산책을 합니다.





아, 이곳은 제가 가장 사랑하던 공간인 타키노유 폭포탕입니다.
낮에는 쏟아져 내리는 폭포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휘날리는 눈을 맞을 수 있고,
밤이면 대낮처럼 밝은 달빛과 은하수를 보며 온천을 할 수 있는 곳이지요.
맑은 온천에 혼자 몸을 담그고 있는 여행객이 여신인 듯 아름답습니다.





타키노유탕에서 바라보는 폭포입니다.





오후에는 온천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산길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아오니에서는 대부분 혼자, 혹은 두세 명이 사색을 하듯 느릿하게 걸으며
겨울 산을 즐깁니다. 저는 아침이고 밤이고 틈이 나는 대로 이 길을 걸었습니다.
휘영청 밝았던 보름달빛과 희게 빛나는 눈으로 꿈결인 듯 신비롭던
그 산길은 잊을 수 없습니다.

산길에서 만난 박송란, 김정선님과 또 다른 여행가족들의 뒷모습입니다.





한참을 걷다 문득 걸음을 멈추니,
시야가 탁 트이면서 겹겹이 쌓인 설산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의 깊숙한 품에 안긴 아오니 온천의 모습이네요.





어두운 방에 혼자 있기가 답답해지면 작은 로비를 겸하여
기념품을 파는 이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커피를 마시며 환담을 하는 한보경님,
책을 보는 박혜선님, 이번 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에서 날아 왔다는
양재국님, 아침지기 김성은, 백기환님, 통역을 맡은 이선희님입니다.





또다시 날이 어두워지네요.
여행객들이 앉았던 자리에 따뜻한 오렌지색 불빛이 가득합니다.





밖에도 등불이 켜지고
눈 내리는 밤의 온천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욕실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이곳은 작은 연회장인가요?
등불이 가득한 방, 어디선가 램프의 요정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김난숙님이 60회 생신을 맞았습니다.
흰 눈으로 장식한 초코파이 케이크가 준비되었네요.
김난숙님은 아침지기 안석현님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감쪽같이 몰랐어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모자의 포옹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다시 길 떠날 차비를 마치고
아오니 온천 앞마당에 모여 있는 여행가족들입니다.





"처음에는 어둡고 춥게 느껴졌던 이 곳, 지금은 어떤가요.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지요?" 고도원님이 여행가족들에게 익살스럽게 물어봅니다.





하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우리는 저 아름다운 아오니의 산길을 넘어 다음 목적지로 가야합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온천에서, 산길에서 참 많이도 들었던 이 말,
여행가족들이 천상에서 노니는 기쁨을 누렸던 아오니도
이젠 작별을 해야 합니다.
안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