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사람에게 ‘걸었다’”
1월 19일 오후 7시 충남도청에서 노무현재단 주최의 안희정 지사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안희정 지사 인터뷰는 배우 문성근에 이어 노무현재단이 주최하는 두 번째 인터뷰입니다. 안희정 지사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여 명의 노무현재단 회원과 블로거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명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해선 명쾌하면서도 절제된 비판을 했습니다. 그런 안희정 지사를 보면서 지사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점점 쌓아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날 참석자들의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했던 안희정 지사의 말 몇 개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각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안희정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일을 ‘맡긴 게’ 아니라 바로 사람에게 ‘걸었다’”고 답했습니다. 걸어버리니 떠날 수 없었고 권한이 생겨 더 책임을 가지고 일을 했다고 합니다. 안희정 지사는 사무국장 시절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다른 정치인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자금을 뭉텅이 돈으로 구해 오는 게 아니라 소액후원에 의지했는데 사무국장인 안희정 지사가 허락하지 않으면 노무현 대통령도 돈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결정권마저 사람에게 걸어버렸습니다.
안희정 지사의 선거 슬로건인 ‘행정혁신’에 대해서는 혁신을 효율과 생산성으로 보는 건 좁은 생각이라며 혁신은 결국 행정을 함에 있어 신뢰를 주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사회를 맡았던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이 말을 평하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릴 만큼 혁신에 대한 신선한 정의였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에는 “사람은 정치적 태도와 견해를 가질 때 예뻐진다”며 성장하면서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서는 아들에게 겉으로는 ‘이놈 봐라’ 하지만 속으론 흐뭇해 하는 아버지처럼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을 보는 시각도 그럴 거라고 답했습니다. 여자에게 인기를 얻으려면 당당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인 거 같습니다.
구제역 사태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보탠 시각 하나는 좀 놀라웠습니다. 안희정 지사는 대한민국이, 가축이지만 죽어가는 소를 보며 눈물을 흘릴 정도가 되었다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동물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는 이 나라가 점점 품격을 갖추어 나간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안희정 지사의 긍정성이 도정에도 좋은 영향을 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희정 지사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잘하겠단 말까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법을 따르겠다는 말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시장이 안심하고 투자할 것이라면서 지금 대통령의 태도는 ‘거봐라 내가 말한 대로 잘 안되지 않느냐’ 말할 수 있길 기다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안희정 지사는 진보와 보수 양쪽의 화해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보수는 식민지와 쿠데타 등 오욕의 역사를 발전이 있었다는 식의 불가피론으로 합리화하지 말고 진보는 대한민국이 6·25 때 이 땅을 지킨 사람들이 세운 나라라는 걸 존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합의하면 우리는 20세기를 과거로 돌리고 미래를 재밌게 논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안희정 지사의 말은 아주 민감한 발언입니다. 현 정치 여건으로 볼 때 진보와 보수 어느 쪽으로도 이해받지 못하고 양쪽의 공격만 받을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의 사람인 안희정만큼 이런 화해의 언어에 진정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화해의 적임자가 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말이었습니다. 거다란
(서프라이즈 / 거다란 / 2011-01-20)
1. “노무현 대통령은 사람에게 ‘걸었다’.”
2. “혁신은 신뢰다.”
3. “정치를 하면 예뻐진다.”
4. “구제역 사태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봤다.”
5. “이명박 대통령 특별법 준수하겠다고만 하라.”
6. “로미오 가문과 줄리엣 가문을 화해시키겠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8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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