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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패스가 통치하는 나라 ★★★

경제·강의방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9. 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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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가 통치하는 나라
(시사IN / 김명인 / 2010-09-02)


 

 

사이코패스들은 감정을 통제하는 전두엽이 일반인들처럼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데 매우 미숙하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해 이기적이며, 대단히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한다.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쇄 살인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중략)…

 

폭행이나 상습 절도, 강도 같은 범죄를 우발적으로, 연속적으로 일으켜서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경우가 많다.

 

거짓말에 매우 능하고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곧바로 다른 거짓말을 생각해내기도 한다. 뻔뻔하게 어떤 말이든지 아무렇지 않게 내뱉기 때문에, 매우 무식한 사람이라도…(중략)…아주 박식하고 매력적이며 유능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계나 업계의 상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계산적인 행동과 표정과 말투로 사회에서 능숙히 섞여 지내고 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정도가 달라 범죄를 했을 때만 사이코패스를 일반인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보통 사이코패스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낸 한국어판 위키백과의 사이코패스(psychopath)에 관한 설명이다. 요즘 부분 개각을 위한 인사청문회 보도를 접하는 동안 도대체 저 사람들은 저런 비리와 범죄 사실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데도 어떻게 자진 사퇴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저 굴욕을 견디고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국무총리 자리, 장관 자리가 아무리 탐이 나더라도 그 자리가 자신의 전인격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가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이번만이 아니라 인사청문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놀라움이나 분노를 넘어 뭔가 다른 방식의 과학적 해명을 요구한다. 그런 생각 끝에 만난 것이 바로 이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다.

 

그들은 상습 투기, 위장 전입, 탈세, 횡령, 공금유용, 뇌물 수수, 차명 거래, 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논문 표절 등 이루 다 거명하기도 숨이 찰 정도의 다종다양한 범죄와 비리를 직간접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까 사실 지금 그들이 서 있어야 할 자리는 청문회가 아니라 법정의 피의자석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팩트’들 앞에서 그들은 처음에는 “그런 적 없다”에서 “기억이 안 난다”로, 다시 “잘못인지 몰랐다”에서 “잘못했다”를 거쳐 “죄송하다”에 이르는 후안무치한 부인과 변명, 형식적인 사죄로 일관한다. 그들의 시인과 사죄가 전혀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그들이 그 자리에서 자진 사퇴 선언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있는 데서 잘 알 수 있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고위 공직에 올라갈수록 반사회적 인격장애 현상 더 뚜렷

 

그들은 자신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이 상습 투기를 하거나 위장 전입을 하면 누군가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거나 부당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상실한다. 그들이 공직자로서 횡령과 공금 유용, 뇌물 수수, 탈세를 저지르면 그만큼의 혈세가 낭비되고 그만큼 누군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며 심지어 목숨까지도 잃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거듭 폭로되는 비리 사실과 뻔뻔한 거짓말로 인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들은 모른다. 또 그들은 대개 같은 범죄를 연속적으로 저지르며, 그것이 들통나면 연속적인 거짓말로 대응한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 스스로 대단히 유능하며 매력적이라 생각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그들의 비정상성은 바로 지금처럼 그들의 범죄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을 때에만 보통 사람과 구별된다. 그들이야말로 ‘반사회적 인격장애’, 즉 사이코패스로서의 자격을 가장 잘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반사회적 인격장애 현상은 고위 공직으로 올라갈수록 더 현저하게 나타난다. 한국 사회는 자신의 범죄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사이코패스가 되지 못하면 고위 공직에 올라갈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이코패스들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것은 그들을 비난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일말의 선망을 품고 있는 우리 모두가 사실은 예비 사이코패스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김명인 / 인하대 교수·<황해문화>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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