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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채 23조... 부도위기 처했다"

경제일반(국내)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8. 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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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채 23조... 부도위기 처했다"
(오마이뉴스 / 이주연 / 2010-08-02)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재정에 대해 "살림살이가 파탄지경이며 재정구조가 무너져 부도위기에 처해 있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결과 '여소야대'가 된 8대 시의회에서 구체적인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시정 문제를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의회의 서울시정 감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2일 오전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시 공기업들은 23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부채와 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내고 있다"며 "서울시는 빚이 아닌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나도록 불법·편법으로 자금을 돌려막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서울시가 불법으로 자금을 운용해 서울시 금고를 채웠고,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이 돈의 이자를 갚는 데 추가적인 지출이 생겨 서울시 전체 재정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서울시 재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맹목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침에 호응한 오세훈 시장의 재정 운용에 문제가 있어 서울시의 재정 상태가 마이너스가 되었다"며 "재정난의 구체적인 원인은 서울시의회 재정 T/F팀이 9월 말에 종합적인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정난에 처한 서울시가 불법으로 자금 운용"

 

▲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서울시 재정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주연

 

김 위원장은 불법·편법적인 재정운영 사례로 SH공사의 재정투융자기금(정부가 징수·관리하는 각종 자금을 재원으로 정부기업에 대한 출자 및 민간산업에 대한 융자를 하기 위해 마련한 기금) 상환을 들었다. SH공사는 지난 6월 29일 융자금 3000억 원을 재정투융자기금에 상환했다. 상환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요청해서 갚은 돈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는 상환시기도 아닌데 16조의 부채를 지고 있는 SH공사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해 3000억 원을 받았다"며 "이는 명백한 편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하루 후인 6월 30일 재정투융자기금에서 7000억 원을 서울시 일반회계로 전입하였다. 이 일반회계 전입이 불법이라는 게 서울시의회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특별시 재정투융자기금 조례에 따르면 재정투융자기금은 일반회계로 전용할 수 없도록 되어있었는데 서울시가 6월 30일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할 수 있게 조례를 개정했다"며 "그런데 이 조례의 효력 발생일은 7월 15일임에도 서울시는 그 전에 불법으로 자금을 전입했다"고 말했다.

 

'여대야소'였던 서울시의회는 7대 시의원들의 임기 마지막 날인 6월 30일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서울시에서 제출한 '재정투융자기금 설치조례 개정안'을 통과 시킨 바 있다. 이렇게 통과된 조례 개정안은 조례 공포일인 7월 15일부터 효력이 발휘된다. 그런데 효력발휘일 전인 6월 30일 서울시가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입했고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7000억 원이나 되는 기금을 불법 전용하였는데 이는 서울시 재정이 얼마나 고갈되고 급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부도위기의 그룹사에서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돌려막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도시기반 시설 및 지역개발 사업 등의 대규모투자 사업에 대한 융자를 목적으로 설치된 재정투융자기금 중 7000억 원이 일반회계로 전입됨에 따라 앞으로 개발 사업에 투입할 재원은 달랑 122억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 재정이 고갈되어 불법적으로 재중투융자기금을 운용함에 따라 도시기반 시설 사업에 투자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서울시는 은행으로부터 1조 원의 일시차입금(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당해 회계연도 내에 일시적인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하여 한국은행에서 차입하는 자금)을 받았음에도 서울시 금고의 잔액은 -9949억 원"이라고 밝혔다. 빚을 져가며 금고에 돈을 채워 넣었음에도 아직도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줄어든 수입, 늘어난 지출... 서울시 산하 공기업 부채 문제는 더 심각
 

 

▲ 2일 10시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이 마련해 온 도표를 가리키며 서울시 재정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주연

 

이처럼 서울시가 진 빚은 많아지는데 정작 서울시로 들어오는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가 은행권으로부터 비싼 이자의 단기자금을 빌려 쓰면서 이자로 나가는 지출이 많아져, 2009년 23조의 예산을 운용한 서울시가 얻은 이자수입이 120억뿐"이라며 "2008년 이자수입인 155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400억 원 이상의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세외수입의 주요 수입원인 이자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서울시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썼고, 이 돈에 대한 이자를 갚기 위해 또 자금이 지출되어 서울시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더욱 큰 문제라 지적한 것은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09년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시설관리공단, SH공사의 부채가 20조 3902억원에 달하며 이 중 SH공사는 16조의 부채를 지고 있다"며 "SH는 하루 이자만 10억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SH공사는 오세훈 시장이 평가한 것처럼 AAA의 건전재정 상태가 아니며 열악한 신용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SH공사는 가든파이브를 매각해 수익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가든파이브는 현재 매각과 분양에서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와 SH공사 등이 사업을 남발해 빚을 갚을 수 없을 정도로 재정이 고갈되어 불법과 편법적인 재정운용으로도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방만한 재정운용 구조를 점거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SH공사에 대한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위해 불가피하게 1조원 융통"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의 시 재정문제 지적에 대해 즉각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서울시는 "서울시 재정운용에 불법·편법은 전혀 없다"며 "금년 9월까지 일시차입금 1조 원과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 원을 모두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 원 사용은 지방재정법에 의해 시행한 것으로 7월에 개정·발효된 '재정투융자기금 조례'와는 다른 사안"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불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부채가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자리창출 및 경제 살리기를 적극 시행해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는 2009년 2010년도에 지방채 발행(약 2조원)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범정부적 정책방향과 시의회 승인, 사회적 동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지방채 발행을 승인해 준 제 7대 시의회는 한나라당 의원만 102명에 달해 전체 시의원의 96%를 차지했었다. '여대야소' 시의회가 서울시의 정책에 적극 협조했음을 물론이다.

 

또한 서울시는 SH 공사가 16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점, 서울시가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갚느라 세입이 줄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진 빚을 어떻게 상환하겠다는 설명도 없다. 결국 서울시는 자신들의 빚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 확대재정, 일시차입금 제도 등을 활용한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경제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음으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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