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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금 680억달러 빠져나갈수도

경제일반(국내)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7. 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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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금 680억달러 빠져나갈수도

주식→채권→단기차입順으로 자금 이탈
외환보유액 충분하지만 충격은 불가피
2008년 리먼사태때 같은 경색은 없을듯

 

 

유럽 재정위기의 전개 방향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

인다. 지난 5월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소형 유럽발 위기를 겪었다. 당시 그리스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때문

에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 중이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한 달간 6조1000억원을

순매도했고, 원화의 변동성은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 그리스에 국한됐던 문제가 최근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경제 중심 국

가에까지 퍼져나가면서 향후 국내 금융시장이 대형 유럽발 위기를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매일경제와 LG경제연구원이 2008년 글로벌 신용경색이 나타났던 당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번에도 최악의 경우 최대 67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각국 은행 스트레스 테스

= 현재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유럽 각국이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와 같은 신용경색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유럽계 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에
서 자금을 회수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 유동성이 가장 좋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먼저 자금이 이탈하고 채권, 단기
차입 순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반대로 단기차입, 채권, 주식 순으로 나타
날 가능성이 높다. 단기차입금의 이탈이 나타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가장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차입금 또 사라지나

=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11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주
식 투자자금은 85억2000만달러로 외국인 보유 주식의 4%에 달했다. 2008년 12월
부터는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채권의 경우 주식보다 순매도 기간도 길고, 빠져나간 자금도 많았다. 2008년 9월부
터 2009년 4월까지 8개월간의 순매도 기간에 외국인은 국내에서 113.7억달러의 자
금을 회수했다. 이는 외국인 채권 보유액의 24%에 달한다.

단기차입은 규모가 더 컸다. 국내에 단기차입 형태로 들어와 있던 외국인 자금은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568억4000만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전체 단기차입
금의 38%가 사라졌다.

5월 말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ㆍ채권 보유액은 각각 2645억달러, 622억
달러고 단기차입금은 1114억달러(3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이 중에서 32.5%(주식), 29.1%(채권), 22.3%(단기차입금)가 유럽계 자금이다.

만약 이번 유럽발 재정위기로 비슷한 수준의 자금 이탈이 일어난다면 주식 자금의
경우는 최대 107억달러, 채권은 149억달러, 단기차입금은 423억달러가 빠져나가는 셈이다. 총 679억달러가 일거에 빠져나간다 해도 5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
액 규모(2702억달러)에 비추어볼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기는 하지만 이 과
정에서 나타나는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 경우 원화값 달러당 1300원

= 지난 5월 그리스 재정위기 직후 국내 금융시장 중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외
환시장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6월 들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고, 채권은 유럽발 악재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순매수세였다. 하지만 지난 5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한 달 새 4.7%가 떨어졌고, 6월에도 3.9% 이상 빠졌다.

중장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각종 대책을 내
놓기는 했지만 당장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하반기에 만약 유럽발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비관 시나
리오) 달러당 원화값은 올해 말 1300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소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따르면 원화값은 올해 말 1220원까지 떨어질 수 있겠지
만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원화값은 연말 1100~1150원까
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위기 이후 국내 외환시장이 외부 악재에 취약하다는 점은 알려졌으나 아직
까지 이를 개선할 만한 방법은 딱히 못 찾은 상태다.

때문에 지난 5월에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86억달러나 급감했다.

물론 외환보유액 감소는 유로화 파운드화 약세 등으로 인해 이들 통화표시자산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크게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하지만 정부 개입 물량도 무
시할 수 없다. 5월 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이 하루 중 35원 이상 급락하자 외
환당국은 하루에 30억달러 이상 매도 개입 물량을 풀어주는 등 상당량의 외화를 소
진했다. 원화값이 한 달간 190원 이상 급락했던 2008년 11월에도 외환보유액이 100
억달러 이상 급감한 적 있다.

근본적으로는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원화가 대외환경 변화에 과민하게 반응하
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5월 말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신인도를 잃은 유로화
도 하루 최고 1%가 떨어진 반면 원화값은 하루에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결국 최근 진행 중인 외환시장 안전장치 도입 등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부분은 근
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별취재팀 = 정혁훈 기자 / 김병호 기자 / 한예경 기자 / 안정훈 기자 / LG경제연
구원 이창선 금융연구실장 / 배민근 책임연구원 / 정성태 책임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2010.07.01 17:14:03 입력, 최종수정 2010.07.01 19: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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