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상황을 정리해봅니다. 오늘 아침 신문들은 서울 잠실주공5단지 3930가구가 안전진단을 통과함으로써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잠실발 재건축 바람 분다 중앙일보 기사 제목을 ‘바람 분다’로 뽑았지만, 위 기사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기사 맨 끝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다른 강남권 아파트보다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한 수요자들이 재건축을 통해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한참 동안 부동산 관련 기사의 핵심은 기사 맨 끝부분에 가서 ‘그러나 ~’, ‘하지만 ~’, ‘단 ~’으로 시작하는 언급에 들어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요즘 아파트 시세 최고가를 기록중인 반포동을 비롯하여 역삼동, 용산에서도 분양가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팔고 가자” 용산도 강남도 분양가 파괴 네이버 파이낸셜뉴스 [경제] 이 상태에서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지난 3월에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그 이후부터 오히려 은마아파트는 가격하락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잠실5단지의 안전진단 통과 역시 가격 하락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막연하게 남아있던 ‘기대감’이 사라지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객관적인 ‘현실’을 본격적으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기대감’이나 ‘희망’이 남아있을 때가 좋은 것이지요. 대형 빌딩이 비어간다..'빈 사무실' 급증 연합뉴스 위 기사를 보면 서울 핵심 상업지역의 빌딩 공실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실 한 가지만 봐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말이 거짓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빌딩 공실률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진정되기라도 할 때까지 ‘경기 호전’에 대한 판단은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파트 가격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 역시 경제 상황과 따로 노는 것이 아닙니다. 빌딩 공실률이 개선되기 전까지 부동산 가격의 반등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와중에 투자대상으로서 오피스텔의 매력을 언급하는 언론기사들이 꽤 눈에 띕니다. [부동산] 월세 수입이 꼬박꼬박…오피스텔 매력있네 매일경제 [부동산 특집]대도시 오피스텔 수십 대 1 경쟁도 동아일보 이 기사들은 아마 오피스텔 신규분양과 관련된 ‘바람몰이’용 기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의 하락과 저금리 기조 때문에, 일부에서는 오피스텔에 눈길이 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돈을 그냥 두면 안되고 무언가에 꼭 ‘투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내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뿌리깊은 공포에 사로잡힌 올드 세대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행여 이런 바람몰이용 기사들이 전개하는 논리에 넘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특히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등락 사이에는 원래 일정한 시차(대략 1년 정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 시차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선 이후에도 오피스텔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에 혹하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대형빌딩의 공실률이 점점 악화되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오피스텔의 운명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용산역세권 토지대금 조달놓고 또다시 내홍 머니투데이 위 기사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삼성물산의 이번 안은 현 금융 및 부동산 시장 환경 하에서는 자금조달 자체도 어렵고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건설출자사 내부에서는4조~5조원 가량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심 재개발 사업 중 최고의 핵심권역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자금 조달 문제로 꼬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용산역세권 개발의 경우는 이미 들어간 돈도 상당하고 정부와 철도청, 서울시의 이해관계도 걸려있기 때문에 어떻게 어떻게 추진되어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서울 수도권에 산재해 있는 여러 대형 개발계획들의 경우는 성공적인 마무리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관련 기사: 꼬이는 대형PF 사업.. 곳곳 경고음 파이낸셜뉴스 저의 지난 글: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자(건설사) 부도 이제 시대의 근본적인 조류가 신용팽창의 시대에서 신용수축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현재 추진중인 여러 개발사업들 중에서 자금조달 실패로 표류하는 경우들이 속출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우리은행이 감춰오던 PF부실이 드러나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PF 부실 심각,"우리은행 감추고 금감원 축소하고" MBN TV 아마도 우리은행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유사한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문제가 점점 확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 본격화...문제는 여전 아시아경제 위 기사는 분당 등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이 본격화된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당의 리모델링 본격 추진은 앞서 소개한 은마 아파트, 잠실주공5단지의 안전진단 통과로 인한 재건축 본격추진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시세 하락을 본격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예전에 아래 글로 시작되는 ‘아파트 공화국’에 대한 6편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 글들을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꼭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 저는 분당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이 대한민국 아파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촉발시킬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층으로 지어진 분당의 아파트들을 주민들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키면서 성공적으로 리모델링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 고층아파트들은 ‘슬럼화’되는 길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 가능한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소유주들이 깨닫는 순간, 그 때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재앙’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분당의 리모델링 추진이 그 시발점이 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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