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의 M3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몇 번 말씀드렸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09년 12월말 현재까지 미국의 본원통화와 M3의 동향을 비교한 그래프로 ‘불편한 경제학’ 책 에 수록했던 그림입니다.
(* 출처 중 한 곳은 shadowstats.com인데 잘못 표기되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본원통화의 급팽창에도 불구하고 09년 7월 이후 M3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의 최근 동향(4월말까지)을 업데이트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M3의 수축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들어 속도가 더 빨라지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09년 7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근 1년 가까이나 M3가 지속적으로 수축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제도권 경제전문가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래 언론기사를 보면 'D(디 플레이션)의 공포'와 M3의 급감을 연결지어 분석한 내용이 보입니다. 제도권 경제전문가가 M3의 급감에 대해 언급하고, 그 내용이 대중매체에 실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고개드는 'D의 공포'..이유는 아시아경제 |
[아시아경제
(M3의 급감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09년 7월 이후 1년 가까이나 지속된 ‘확실한 추세’이다. 이제야 우려하고 있다...) ......
아담 포센 영란은행 정책위원이 "미국의 경우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지만”이 라고 말한 부분은 착각일 뿐입니다.
밀턴 프리드먼은 ‘인 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결국 동전의 뒷면이라고 할 수 있는 ‘디플레 이션도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인 셈입니다.
M3의 지속적인 수축은 실물경제 이곳 저곳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美, 올해 파산 은행 78개..작년比 2배↑ 아시아경제
위 언론기사를 보시면, 지난 주 미국에서 5곳의 지역은행이 파산함으로써 5월말 현재까지 은행 파산 숫자가 78개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기록적인 은행 파산 숫자를 기록했던 2009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숫자입니다.
2000년~2008년(9년간): 36개 2009년: 140개 2010년 5월 말 현재: 78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처럼 미국의 지역은행 파산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경제 내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M3)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되면, 한계에 놓인 은행부터 계속해서 파산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미국 경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은행들이 계속해서 파산해나가면, 신용통화의 수축은 더욱 가속화하여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통화의 수축이 바로 신용경색(credit crunch)입니다. 최근 유럽의 은행들은 신용경색에 시달리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Fed가 서둘러 달러화 통화스왑을 재개해준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신용수축은 미국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미국의 M3 수 축이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제 올린 글, 최근 외국인 채권 매수는 오히려 위기의 징후, 를 통해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스왑베이시스’ 역전폭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는데, 미국 달러화의 신용수축은 여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동안 심연 깊은 곳에서 진행되어오던 M3의 지속적인 수축이 이제 겉으로 드러나는 경제현상으로 이곳 저곳에서 모습을 비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M3의 수축은 이제 1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확고한 추세이기 때문에, 그 ‘수축’의 추세를 되돌릴 방법은 이제 없다고 생각됩니다.
< 덧붙이는 글 >
오늘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투표권은 민주주의 사회를 사는 국민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법학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이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우리 사회는 매일 이 모양이다’, ‘시 간이 지나도 좋아지는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을 가끔 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불평을 할 자격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므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소중한 권 리이자 의무인 투표 자체를 하지 않고, 그냥 노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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