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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여러분들은 투표로 말하십시오.”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5. 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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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여러분들은 투표로 말하십시오.”
‘노무현 추모제’에 등장한 ‘김제동 어록’ 화제… ‘90도 사진’도 공개

(오마이뉴스 / 최경준 / 2010-05-24)

 


▲ 김제동 “투표로 말하십시오!” 방송인 김제동 씨가 23일 부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문화제에 깜짝 출연했다. 김씨는 “여러분들은 투표로 말하십시오.”라며 6월 2일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 이종호

 

지난 23일 오후 서울과 부산에서 이원으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시민추모제에 깜짝 출연한 방송인 김제동의 ‘어록’이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제동은 이날 오후 9시경 시민추모제 부산 무대에 올랐다. 당초 출연 계획이 없었던 김제동은 행사장 주변에 있다가, 주최 측으로부터 무대 장비 교체 시간을 벌기 위한 ‘땜방용’ 출연을 요청받고 ‘깜짝’ 출연한 것.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김제동은 밝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제가 저 뒤에서 계속 여러분을 봐 왔는데, 핍박에도 굴하지 않은 여러분들, 존경한다”며 특유의 익살스런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오늘은 슬픈 날이기도 하지만 기쁜 날이다. 행복을 나누고, 절망을 딛고 일어서서 행복한 날이다”고 말했다.


“손을 잡으면 좌도 우도 없다”

 

▲ 방송인 김제동이 23일 저녁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무대에 올라와 “여러분들은 투표로 말하십시오”라며 6.2 지방선거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유성호

김제동은 이어 “재미가 없더라도 이야기를 들어 달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열심히 사는 어떤 여자가 하느님 앞에서 열심히 기도했다. 하느님은 ‘너는 가상하니 영생을 주겠다’고 했다. 그 다음 날 그 여성은 ‘영생을 얻었으니 이렇게 살 수 없다’며 성형수술을 했는데, 그 다음 날 죽었다.

 

그 여성이 하느님 앞에 가서 따지니 ‘미안하다, 몰라봤다’고 하더라. 왜 이 말을 하느냐. 얼굴이든 마음이든 바뀌면 다시 만나도 몰라본다. 알아볼 수 있도록 이 마음 끝까지 변치 말기를 바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을 주문한 것이다. ‘언중유골’, 재치 넘치는 그의 발언에 부산시민들은 물론 서울광장에서 대형스크린으로 지켜보던 서울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재치 있는 그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됐다.

 

“어떤 남자가 하느님, 부처님한테 ‘로또 한 번만 당첨되게 해 달라’고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으면서 6개월 동안 기도했다. 6개월 뒤, 신이 꿈에 나타나서 하는 말이, ‘제발 (로또를) 사고 빌어라.’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시켜놓고 맛이 없다고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투표를 할 때) 누구를 찍어도 관계없다. 여러분 마음에 와 닿는 사람이면 된다. 선관위에서 하는 말 그대로 하면 ‘투표로 말하라’.”

 

이번엔 6.2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이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는 듯하다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는 김제동에게 시민들은 큰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즐거워했다.

 

‘김제동 어록’은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는 갑자기 시민들에게 옆 사람의 손을 잡게 했다.

 

“이제 양옆 사람들의 손을 잡아봅시다. 우선 오른손만 들면서 만세 해보세요. 다음엔 왼손만 들면서 만세, 이제 양손 다 들면서 만세, 이거다. 손을 꽉 잡고 가면 내가 만세를 부를 힘이 없더라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왼손을 들어 만세를 부르게 해준다. 맞잡은 손 놓지 않고 가시면 옆의 사람이 오른손을 들어 만세를 부르게 해준다. 그리고 손을 잡으면 좌도 없고 우도 없다.”

 

웃음 뒤에 찾아오는 감동, 김제동 특유의 재치 있는 ‘어록’이 계속 이어지자, 시민들은 다시 한 번 큰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제동은 끝으로 “웃고 살자”고 강조했다.

 

“웃을 만큼 웃고 눈물도 흘릴 만큼 흘리고. 극과 극은 통해 있으니, 하늘과 땅이 통해 있고, 웃음과 눈물도 통한다. 또 저 위에 계신 분과 우리가 통해 있음을 잊지 않겠다.”

 

김제동은 큰절을 하고 무대를 내려갔고, 일부 시민들은 기립 박수로 그의 재치와 신심을 격려했다.


“발을 동동 굴러서라도 다시 데려오고 싶은 분…”

 

▲ 5월 23일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사회를 진행한 김제동 씨 ⓒ 김종득

 

앞서 김제동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사회를 맡았다. 그는 1시간여 동안 폭우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우산을 쓰지 않고 진행을 마무리해 주변의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노제에서 사회를 맡아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던 김제동은 이날 다시 한 번 가슴 절절한 추모 멘트로 시민들을 울렸다.

 

김제동은 이날 밤 행사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노 전 대통령을 떠나보낸 아픈 심경을 밝혔다.

 

“밤은 깊어가고 비는 내린다. 여러분들께서는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신지요. 손잡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지요. 다시 환하게 웃으며 만나고픈 사람이 있으신지요. 화내고 발을 동동 굴러서라도 다시 여기로 데려오고 싶은 분이 계신지요. 비가 하늘에서 내립니다.”

 

김제동은 또 2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추억이 담긴 사진과 더불어 1주기 공식 추도식 사회를 본 후 서울로 향하는 남다른 소회를 공개해,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부산에서 서울로 갑니다. 비행기 타고 갑니다. 저 되게 부러우시죠. 저 비행기 탑니다. 어렸을 적에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에 저를 두 다리로 번쩍 비행기를 태워주었던 이름 모를 동네 아저씨가 그립습니다. 우리 서로 비행기 태워줍시다. 번쩍번쩍.”

 

▲ 방송인 김제동 씨가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추억이 담긴, 악수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출처 - 김제동 트위터) ⓒ 김제동

 

김제동이 이날 공개한 사진은 노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사진 속 김제동은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허리를 90도로 굽힌 채 악수를 하고 있다.

 

한 누리꾼( jangjung64@Y)은 “제동씨 참 대단하다. 그 누구도 눈치 보느라 하지 못하는 걸 하시고, 당신이야말로 참으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진정한 민주시민”이라며 “잘나가는 연예인들 수없이 많지만 혹 자기 밥줄 끊어질까 두려워 앞서지 못한 일을 당신은 하지 않았나. 참 훌륭하다”는 글을 남겼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8803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울먹이는 아주머니에게 김제동 “저는 괜찮을 겁니다.”

(한겨레 / 허재현 / 2010-05-24)


김제동 씨는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마친 뒤였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제동 씨는 그 비를 고스란히 다 맞으면서 대통령님의 ‘아주 작은 비석’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빗줄기가 제동 씨의 옷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김제동 씨를 발견하고는 울먹이며 다가오셨습니다. 뭔가 웅얼거리시는데 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제동 씨는 아주머니를 조용히 품에 안으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제동 씨에게서 들리는 나지막한 소리.

 

“저는 괜찮을 겁니다. 저는 괜찮을 겁니다.”

 

제동 씨도 함께 울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제동 씨의 품에 안겨 무엇을 물었는지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제동 씨의 품에 5분 가까이 안겨 계셨습니다. 알 수 없는 말을 웅얼거리며, 제동 씨의 품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제동 씨는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충분히 위로받을 때까지 등을 토닥여주었습니다.

 

제동 씨는 말 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분, 잘 계실 겁니다.”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제동 씨의 품에서 나오셨습니다.

 



김제동 씨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정권에 밉보였습니다. 대통령님을 추모하고 대통령님을 사랑했던 사람들을 위로한 죄입니다.

 

좌와 우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인 것을 모르는 정권입니다. 제동 씨를 방송국에서 자꾸 밀어내고 있습니다. 제동 씨가 “저는 괜찮을 겁니다” 하고 울먹이며 말했지만,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 아닌 것, 제가 다 압니다. 온 국민이 다 알 겁니다.

 

자기는 괜찮다며 아주머니를 위로하는 그 모습을 보는 제가 다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김제동님. 당신은 정말 노무현님을 닮았습니다.

 

바보 노무현님. 손해 볼 길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옳다고 믿는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 바보를 닮았습니다.

 

김제동님. 그래도 당신은 사랑스러운 바보입니다. 그분처럼…

 

좋은 바람이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21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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