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금융위원회가 올해 4분기 국민성장펀드 내 신설을 추진 중인 ‘초장기 기술투자펀드’의 재원 80% 가량을 정부가 부담하고, 펀드 투자 기간은 최대 7년, 유지 기간은 최대 15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를 열고 재원 분담 구조와 투자 대상 요건 등 펀드 운용에 관한 세부내용을 발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총 8800억원의 초장기 기술투자펀드 재원 중 6800억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과 재정이 부담해 민간자본 모집 및 결성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첨단전략산업기금 6000억원에 재정 800억원을 후순위로 얹어 정부의 출자비율을 전체의 75%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나머지 2000억원은 민간 출자금으로 채운다. 민간 출자금의 40%(800억원)에 대해서도,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재정이 먼저 손해를 보도록 했다. 펀드 투자가 잘못되더라도 정부 돈부터 손실을 보고 민간 자금은 그만큼 늦게 손실을 본다. 민간 투자자가 느끼는 위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산업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에이스톤벤처스, 아주
IB투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투자 대상 요건 등 구체적인 내용도 처음 공개됐다.
투자 대상은 기술력을 갖췄지만 사업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다. 기술평가기관이 평가한 투자용 기술신용평가(
TCB) 등급이 상위 5등급(
TI5) 이상인 기업 등이다.
펀드의 수명을 뜻하는 ‘존속기간’도 늘렸다. 기존 정책펀드가 통상 8~10년 안에 투자와 회수를 마무리하는 것과 달리, 이 펀드는 존속기간을 최대 15년까지 확대했다. 실제 투자기간도 최대 7년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차세대 반도체나 첨단 신약처럼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술기업에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공청회 토론에서는 “양자컴퓨팅이나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분야는 상용화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들 기업이 겪는 자금난의 본질은 모험자본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중요한 성과를 눈앞에 둔 시점(마일스톤)에 후속투자가 끊기는 데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모태펀드에서 이미 투자받은 기업이 초기 투자 이후 후속투자를 받을 경우에는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기간 우수한 운용인력을 붙잡아두기 위한 별도의 성과보상체계 마련과 최대주주 책임 강화, 위탁운용사의 겸업제한 완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운용방안을 확정한 뒤, 8월 초부터 운용사 모집공고를 내고 9월 중 운용사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민간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실제 투자 집행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