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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 신약개발 특화 AI로 '먹는 비만약' 경쟁 참전

BT, 바이오

by 21세기 나의조국 2026. 6. 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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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 신약개발 특화 AI로 '먹는 비만약' 경쟁 참전

박정연2026. 6. 18. 11:08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 비만약 분자 설계에 투입
디앤디파마텍과 경구 고리형 펩타이드 공동개발
다수 특화 AI 묶은 신약 발굴 체계 활용

LG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신약 개발에 처음 투입한다. 그룹 AI 연구조직인 LG AI연구원이 직접 만든 신약 설계 AI로 '먹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AI 신약 개발 시도가 대부분 플랫폼 구축이나 외부 기술 도입에 머문 것과 달리, 자체 모델로 구체적 약물 설계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국내 AI 신약개발의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를 활용해 신약개발 전문기업 디앤디파마텍과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신약개발 특화 AI다.

 

그동안 외부 기관과의 공동 연구에 무게를 뒀던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AI를 신약개발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LG AI연구원이 후보물질을 설계·발굴하면 디앤디파마텍이 이를 합성·평가하고 경구 제형 개발을 맡는다. LG가 설계한 후보를 디앤디파마텍이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에 반영해 모델을 고도화하는 구조다.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가 처음 투입되는 약물은 복용 과정에서 생기는 근감소를 억제하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확인됐다. 체중과 함께 근육이 빠지는 기존 비만약의 한계를 겨냥해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지키는 것이 목표다.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는 다수의 AI모델이 사용된다. 문헌·특허 분석과 분자 구조 생성은 '엑사원 디스커버리', 분자 설계는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가 맡는 식이다. 임상 단계에서는 병리 이미지를 판독해 환자 선별을 돕는 '엑사원 패스'도 활용된다.

 

LG AI연구원의 핵심 전략은 여러 모델의 조합이다. 그간 글로벌 AI 신약개발은 특정 기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단일 모델이 주도해 왔다.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개발한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빠르게 예측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의 효율을 높였다. 같은 해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연구팀의 'RF디퓨전'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 구조를 AI로 설계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RF디퓨전이 단백질 구조 설계를 수행하는 것처럼 엑사원 케미컬 에이전트는 신약 후보 화합물의 구조 설계와 생성을 담당한다. LG AI연구원은 여기에 문헌 분석·표적 탐색 등 다른 특화 모델을 단계별로 연결해 발굴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런 '통합형 전략'은 이번 비만 신약 개발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겨냥한 후보물질이 설계가 까다로운 '고리형(매크로사이클릭) 펩타이드'이기 때문이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이어진 물질로,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고리형 펩타이드는 분자 구조가 닫힌 형태여서 기존 펩타이드보다 안정성이 높다. 또 항체처럼 특정 표적에 정밀하게 결합하면서도 경구 투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분자의 양 끝을 정확히 연결해야 하는 데다 가능한 구조와 기능의 조합이 방대해 기존 방식으로는 후보물질을 찾기 어렵다.

 

성패는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정확히 빚어낼 수 있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베이커 교수팀은 최근 RF디퓨전을 확장하고 고리형 펩타이드 설계 기술을 학계에 발표했지만 AI로 설계한 고리형 신약이 임상 승인까지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LG의 신약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계열사 LG화학은 2003년 국산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생제 '팩티브'를 배출한 바 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비만 신약을 통해 LG AI연구의 신약설계 역량을 실제 성과로 보여줄 것"이라며 "여기서 쌓은 경험은 다른 질환 치료제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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