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컴퓨팅을 재정의하고 있으며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통신이다."
3월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기술 박람회 'MWC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산업 리더들과 함께 전 세계 통신망을 어디에나 존재하는 AI 인프라로 바꾸고 있다"며 차세대 AI 확산을 위한 통신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사업에 이어 통신이 AI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RFHIC, SK텔레콤(SKT) 등 국내 통신 장비 및 서비스 기업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글로벌 통신업계는 5G(5세대 이동통신) SA(단독 모드)를 넘어 6G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5G는 NSA(비단독 모드)가 대부분이다. 통신 코어망은 4G를 쓰고 무선망은 5G를 쓰는 방식이다. 4G보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기기 사이에 데이터가 전달되는 시간을 0.001초 수준으로 줄이는 '초저지연'을 구현하기는 어렵다. 반면 5G SA는 코어망과 무선망을 모두 5G로 구성해 초저지연을 구현하면서도 데이터를 손실이나 오류 없이 전달할 수 있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달 속도가 최대 100배 빠르다. 수십억 개 AI 기반 기기가 일상적으로 쓰이려면 5G SA를 디딤돌로 6G까지 구축돼야 한다. 아직 6G 국제표준이 합의되지는 않았으나 산업계에서는 이미 관련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3월 'AI 네이티브 6G'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면서 6G를 통신망 전반에 AI가 내재화된 인프라로 정의했다.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SKT, 에릭슨, 노키아, 소프트뱅크 등과 협력하고 있다.
5G SA 및 6G 도입을 위한 설비투자도 시작됐다. 세계 최대 통신사 AT&T는 3월 향후 5년간 2500억 달러(약 368조8500억 원)를 투자해 광통신, 무선통신, 위성통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AT&T의 연간 자본적 지출(CAPEX) 규모가 220억 달러(약 32조5000억 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것이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AT&T의 투자 발표와 관련해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가 MWC 2026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AI를 결합한 개방형 아키텍처의 사용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5G SA 투자를 기반으로 망 현대화를 진행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은 모두 올해 5G NSA 방식에서 5G SA로의 진화와 더불어 6G 도입을 위한 통신망 전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통신기업들이 6G에 대비해 5G SA에 투자한 뒤 6G로의 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완전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GETTYIMAGES
구체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RFHIC, 케이엠더블유(KMW) 등이 꼽힌다. 5G SA 및 6G 구축을 위해서는 전용 기지국을 대량 설치해야 하는데, RFHIC는 기지국에 들어가는 질화갈륨 기반 트랜지스터를, 케이엠더블유는 안테나와 필터를 만든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RFHIC를 통신장비 업종 최선호 기업으로 꼽으며 "RFHIC는 2026~2027년 에릭슨의 외주 협력사 선정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SKT 등 통신서비스 기업에도 5G SA 도입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홍식 연구원은 "피지컬 AI 성공을 위한 5G SA로의 진화는 통신사의 멀티플 확장을 이끌 수 있다"면서 "통신사가 궁극적으로는 피지컬 AI를 서비스해 새로운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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