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황제주’ 3위에 등극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방산주가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공격 소식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날 국내 방산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지난 16일 LIG넥스원과 풍산은 각각 9.49%, 5.59% 상승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8% 오른 104만1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눈에 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4456억원 순매수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8월 한 달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617억원, 현대로템 1190억원을 순매도하며 방산주 전반에 매도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도 각각 2957억원, 65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대로 LIG넥스원과 풍산은 각각 403억원, 354억원 순매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주가 100만원을 재돌파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황제주 3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방산 밸류에이션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주가가 흔들렸지만, 올해 들어 이날까지 약 186.4%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수준을 고평가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6배로, 삼양식품(43배), 효성중공업(57배), 삼성바이오로직스(68배), 고려아연(108배) 등 다른 ‘황제주’보다 낮다. 글로벌 방산 대표주자인 미국 록히드마틴(26.6배), 영국 BAE시스템즈(31배), 독일 라인메탈(105배)과 비교해도 저평가라는 지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도 견조하다. 2분기 매출은 6조2735억원, 영업이익은 8644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3.8%를 기록했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7월 마무리된 4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빠른 투자와 글로벌 점유율 확대 기대를 높였다.
iM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발표 이후 목표 주가를 136만원으로 올려 잡기도 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라인메탈이 내수 중심인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 확대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상무기는 업종 잠재력이 크고 러-우 전쟁 이후에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종전 협상은 단기적 변수일 뿐, 유럽 내 공급 공백이 결국 한국 방산업체 수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지분을 보유해 연결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중복상장 이슈가 있어 PER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러-우 종전보다 방산업계가 직면한 더 큰 변수로 경쟁 심화와 지역 블록화를 꼽는다. 최정한 LS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방위비 증액은 종전 여부와 상관없이 이어질 것”이라며 “휴전에 따른 물자 수요 감소보다 심화되는 경쟁 구도와 블록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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