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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관세 타격’→은행 ‘건전성 악화’…“빠르면 3개월 후부터 영향권”

경제일반(국내)

by 21세기 나의조국 2025. 4. 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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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관세 타격’→은행 ‘건전성 악화’…“빠르면 3개월 후부터 영향권”

김은희2025. 4. 2. 10:25
 
 
트럼프의 관세 정책 영향 점검하며
기업여신 모니터링 선제 강화 조치
수출 및 중소기업 연쇄 타격 우려
환율 상승 따른 건전성 영향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관세 인상에 대한 행정 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부 장관.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3일 오전 상호관세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국 수출과 연계된 기업군 전반의 실적이 악화되며 부실 기업여신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과 함께 재무구조 건전성이 약화할 여지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리스크(위험) 관리 부서에서 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에 대해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철강·알루미늄 등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발효됐던 관세 상향 조치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 주요 수출기업은 물론 관련 중소기업까지 연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른 은행의 상황도 비슷하다. 상호관세가 시행되면 기업의 수출 등 경제적 손실이 확대될 수 있고 이는 대출 부실화로 이어지며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기업여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안 그래도 경기회복 지연으로 중기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상호관세 여파도 중소협력사 위주로 클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 특히 부담이라고 은행들은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 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IBK기업은행이 최근 관세 정책으로 크게 영향을 받게 될 품목을 다루는 기업의 영업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65%로 2022년 하반기부터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연말 기준 2022년 0.53%에서 2023년 0.64%, 2024년 0.78%로 부실채권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도 올해 1월 기준 0.53%로 오름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중소기업(0.77%), 그중에서도 중소법인(0.82%)의 연체율 상승이 뚜렷했다. 금감원은 최근 신규연체율 추이를 볼 때 연체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나 연체율 등에 가시적인 관세 여파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빠르면 3개월, 대략 5~6개월 후부터는 직접적인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보다도 2·3차 협력사,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나 연체율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빠르면 2분기, 하반기부터는 영업 실적에도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중소기업 피해에 대비한 전략적인 통상 대응과 수출 지원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엄부용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압박과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에너지 개발과 경제 안보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대중국 제재와 미국 기업 규제 완화를 추진한 1기 때보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협상카드는 철저히 준비하되 실제 협상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국내 중소기업 피해에 대비해 적극적인 통상 대응에 나서야 하는데, 주요국 중소·협단체 협력, 다자통상체계 활용과 유사국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금융시장에선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걱정도 크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0.4원 내린 1471.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작년 10월 초만 해도 1300원대 초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 사태를 지나며 급등했고 최근 147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요 은행은 이달 원/달러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두는 등 연고점 경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늘며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는 등 자산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지난해 환율 상승 여파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이 지난해 3분기 21조5000억원에서 4분기 36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상대책조직에서 유관부서 협의를 통해 환율수준별 관리방안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파생상품 등 환율민감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우량여신 중심의 대출 취급 등 외환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보수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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