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3. 06. 26
물리학은 어떤 일본인이 의역한 말이고 물리학은 원래 자연학이다.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physics의 어원을 추적하여 영어로 옮기면 nature가 된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이니 곧 자발성이다.
자발성과 보편성이야말로 모든 사유의 어머니라 할 것이다. 보편성은 인간이 자연으로 다가가는 방법이고 자연이 인간에게로 다가오는 것은 자발성이다. 물리학은 자발성의 학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물리학의 어느 페이지를 봐도 자발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나마 자발성을 반영하는 개념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그리스어로 안en에서 일한다ergon는 뜻이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다.
nature는 낳는다, 나타난다, 나온다는 뜻이다. 자연은 내부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다. 과일은 저절로 열리고, 물은 저절로 흐르고, 생물은 저절로 자란다. 그런데 자연은 왜 스스로 나오는가?
이상하다. 누구나 느낄 것이다. 이 문명은 결함 있는 문명이다. 부품 하나가 빠져 있다. 과학의 근본은 물리다. 물리의 근본은 자발성이다. 그것이 존재의 엔진이다. 중요한 핵심이 빠져 있다.
보편성도 중요하다. 보편은 공유다. 자연은 낳음이고, 낳음은 자궁이 있고, 자궁은 공유된다. 한 어미에게서 나온 여러 형제가 어미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의 자궁은 무엇인가?
자연의 자발성을 반영하는 말은 에너지다. 에너지에 대해서는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열역학인가? 열은 에너지의 전달방식 중에 하나다. 이상하다. 왜 에너지의 전달이 맨 앞에 오는가?
열역학 1법칙은 에너지의 이동을 말할 뿐 출처를 언급하지 않는다. 열역학 2법칙은 에너지의 이동방향을 말할 뿐 에너지의 자궁을 말하지 않는다. 에너지의 이동과 이동방향은 사건이 한참 진행된 다음의 일이다.
활을 쏘면 날아간다. 화살이 자연발생한 것은 아니다. 화살은 이동한 것이다. 화살의 이동방향은 과녁을 향한다. 과녁에 박힌 화살이 증가하면 무질서도 증가다. 이상하다. 왜 화살을 쏜 주체는 언급하지 않는가?
열역학 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전달될 뿐 생성되거나 사라질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전달의 주체는?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받는 사람이 있다. 열역학 1법칙은 주고받음이다. 2법칙은 받는 사람의 사정을 설명한다.
에너지를 주는 주체는 누구인가? 이것들이 뭔가 핵심을 감추고 얼버무리고 있잖아. 왜 아무도 이 부분을 질문하지 않는가? 매우 어색하지 않은가? 누가 활을 쐈기 때문에 화살이 날아온 것이다. 누가 격발했는가?
에너지는 발생하거나 소멸되지 않지만 격발되고 전달되고 축적된다. 열역학 1법칙은 에너지의 전달을 설명하고 2법칙은 축적을 설명한다. 격발은? 자연의 자발성이 격발한 것이다. 왜 자발성을 설명하지 않는가?
에너지는 발사된다. 에너지를 격발하는 주체는 밸런스다. 자연의 근본 성질이 자발성이라면, 자발성의 화살을 쏘는 주체는 유체로 이루어진 닫힌계 안에서 파동의 간섭에 의해 성립하는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은 에너지가 발사된 이후를 논할 뿐 발사과정을 다루지 않는다. 존재의 격발과정을 논하지 않는다. 존재의 엔진을 언급하지 않는다. 형상을 가지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낳는 자궁이 있다.
유체의 결속이 닫힌계 내부에 압력을 만든다. 압력이 간섭을 만들고 간섭이 밸런스를 만든다. 밸런스의 복원력이 에너지의 자발성을 만든다. 에너지의 자발성이 조절장치가 된다. 우리는 그것을 다룰 수 있다.
둘이 하나를 공유하면 상호의존성이 성립한다. 상호의존성이 성립하면 유체다. 유체는 내부에 압력이 걸린다. 압력이 걸리면 빈틈이 없다. 내부에 빈틈이 없으므로 거기서 일어나는 변화는 마이너스뿐이다.
상호의존성은 사회에서 권력으로, 시장에서는 이윤으로, 자연에서는 기세로 나타난다. 모든 변화는 공간의 거리를 좁혀 시간의 속도로 바꾸는 한 방향으로 일어나므로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극한의 법칙은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이 놓친 부분을 채워서 완전하게 만든다. 에너지의 입력에서 전달을 거쳐 출력까지 전모를 알게 한다. 그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조절장치가 있다. 그것이 이기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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