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바이오 의약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국내 중소기업 이셀과 함께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 저장·운송용 ‘샘플링 백’을 올해부터 상업 프로젝트에 도입하고 사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샘플링 백 대부분을 수입 제품에 의존했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0년 8월부터 샘플링 백 국산화를 검토했다. 샘플링 백은 의약품 생산 공정 중간에 발생하는 산물(IPC·In-Process Control)을 테스트할 때 사용된다. 잠시 산물을 저장하거나, 운송하기 위해 샘플링 백을 활용하는 형태다. 일종의 바이오 의약품 프로세스 관련 저장 운송용 백이다.
셀트리온은 이셀과 함께 1~2년 정도 제품 관련 기술 피드백을 진행, 이후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일부 프로젝트에 해당 샘플링 백을 도입, 품질 이슈를 검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독일 싸토리우스와 미국 써모피셔 등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줄이고, 프로젝트 전반에 해당 샘플링 백을 도입해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산화를 위해 이셀과 협업했다”며 “올해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는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목표 중 하나다. 정부는 2020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와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협의체’를 출범하는 등 관련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올해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처음 샘플링 백 국산화에 관심을 보인 것도 정부 정책과 관련 있다. 2020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대·협력 모델을 도입해 소부장 자립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매칭을 지원하고 참여 기업들에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셀트리온도 이때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샘플링 백 국산화를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