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상승하며 2600선에 안착한 코스피는 다음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을 앞두고 변동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국가들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향후 추가 인상 경계감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하는 데다 금리 인상 경계심에 지수 하향 가능성이 증가하자 실적 중심의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하고 있다.
6월 FOMC는 금리 동결할 듯…고개 드는 추가 인상 가능성
/사진=뉴스1지난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31포인트(1.16%) 오른 2641.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종가기준)이자 1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한 주 간 39.8포인트 상승하며 2600선에 안착한 모습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한 주 간 15.65포인트 상승해 883.71로 마쳤다.
이번주 전반적으로 증시가 상승한 것은 미국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의 의회 통과 및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 등에 경기 침체 위기감도 줄었다.
그러나 다음 한 주 간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FOMC 회의와 인플레이션 흐름을 가늠할 CPI의 발표 등 대형 이벤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달 13일부터 14일까지 FOMC 회의가 예정돼 있고, 회의 결과 발표날 CPI도 발표된다.
시장은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현재의 5.25%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70.1%, 25bp(1bp=0.01%) 인상 가능성은 29.9%다.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가했지만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
이미 시장이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둔 만큼 증시에 안도감이 선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장의 눈은 향후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향해 있다. 페드워치에서 한 달 전만 해도 0%대 였던 금리 인상 가능성이 30% 가까이 오른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생각보다 견조했고 일부 국가들이 기준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캐나다은행(BOC)은 지난 7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4.75%로 25bp 인상했다. 지난 6일에는 호주 중앙은행(RBA)도 기준금리를 4.1%로 25bp 인상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7월 금리 인상론 부상…실적에 주목해야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FOMC 이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 놓을지가 관심사다. 금융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매파적 분위기의 발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면 증시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확대는 최근 증시 상승의 밑거름이 됐으나, 6~7월에는 추가 긴축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라며 "특히 추가 인상으로 경기 개선세가 저항 받는다면 경기 베타가 높은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의 둔화가 반도체주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을 통해 주도주가 될 수 있지만 최근 상승을 이끈 기대감은 일시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증시가 긴축 우려로 주춤하는 동안에는 실적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구간에서는 실적 기반 민감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긴축을 의식하면 다시 '펀더멘털'을 보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