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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팔던 LG가 뉴욕 디자인 중심으로…비결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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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5.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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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팔던 LG가 뉴욕 디자인 중심으로…비결은 AI

뉴욕=박준식 특파원입력 2023. 5. 22. 10:01수정 2023. 5. 22. 10:44
 
 
LG그룹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협업 올해 '생성형 AI' 실용화…'엑사원 아틀리에'로 미드저니, 구글 바드와 경쟁
 
파슨스 디자인 스쿨 이미지 /사진= 파슨스 스쿨


지난 18일 오후 4시 뉴욕 맨해튼 5번가 13스트리트는 빨간색 졸업가운을 입은 파슨스 학생들로 넘쳐났다.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벨기에의 앤트워프 왕립학교와 함께 전세계 3대 디자인 스쿨 중 하나인 파슨스의 여정을 통과해냈다는 기쁨을 가족들과 누리느라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파슨스에서 디자인전략을 가르치는 임정기 교수는 "재학생들이 올해부터는 LG와 공동으로 개발한 디자인 플랫폼을 사용해 작품들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슨스는 지난해 9월 LG AI연구원과 '크리에이티브 AI 리서치 파트너십'을 맺고 인간과 AI의 협업 가능성과 확장성에 관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는데 이들이 함께 만든 플랫폼의 프리뷰 버전이 연내 실용화를 앞둔 것이다.

 

LG와 파슨스가 공동개발한 플랫폼 이름은 '엑사원 아틀리에(EXAONE Atelier)'다. 이 플랫폼은 참신한 이미지를 찾는데 목마른 디자이너들이 머릿속에서 맴도는 아이디어를 현실 시각 이미지로 구현해주는 툴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임정기 디자인 스쿨 디자인 전략 교수가 LG AI연구원과의 협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LG


이런 기능을 하는 인공지능을 이른바 생성형 AI라고 하는데 LG는 지난해 2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엑사원으로 구현한 AI 휴먼 '틸다'와 그리디어스 박윤희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만든 의상을 뉴욕 패션 위크 무대에 올린 것이다.

당시 틸다는 컬렉션을 구성하는 200여 개의 의상들을 '금성에 핀 꽃'이라는 주제로 3000장 이상의 창작 이미지와 패턴으로 구현했다. 박윤희 디자이너는 여기에 전문가로서 디테일을 더해 작품을 완성했고 평론가들의 찬사를 얻었다.

 

LG는 이후 파슨스와 협업했는데 그 특징적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다. 창의적인 접근법으로 디자인하면서 동시에 이들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인간과 AI의 협업이 더 독특한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LG AI연구원 이화영 상무는 "엑사원 아틀리에는 단순히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리는 툴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호흡하며 이용자들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함으로써 창의성을 극대화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LG는 엑사원 아틀리에를 미드저니나 구글 바드와 경쟁할 수 있는 이미지 크리에이터 AI로 발전시키고 있다. 아틀리에는 경쟁자들과는 달리 일반 소비자 대상이 아니라 전문가 플랫폼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노린다. 그 과정에서 파슨스가 산학협력 차원을 넘어 실무형 전문가 플랫폼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파슨스는 자체 내에서 아틀리에를 활용해 해커톤 경진대회를 진행했고 몇몇 작품들의 성과를 LG와 공유해 대중에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세탁기나 TV, 에어컨 등을 주력으로 생산해 미국에서는 생활가전회사 이미지에 머물던 LG는 뉴욕 맨해튼 디자인의 심장부에서 디자인 경영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획기적인 이미지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는 AI 플랫폼의 반전 가능성 덕분이다.

 

LG의 파격적인 변화는 40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디자인과 AI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방안을 강조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뉴욕 로체스터공과대학교에서 수학한 구 회장은 2009년부터 3년간 LG전자 뉴저지 법인에서 실무자로 일하며 글로벌 마켓을 위한 복심을 쌓아왔다. 세계무대에서 LG가 혁신하는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그 중심의 디자인 브레인을 흡수해야 한다고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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