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이나 있다는데 대화가 되는 사람 하나가 없다. 내가 진짜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누구의 입에서도 말해지지 않았다. 다들 시시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네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식의 너절한 맞대응 논리 말이다. 조건부 행동이다. 그게 비참한 거다.
인간들아. 그런 식으로 살고 싶냐? '조문도 석사가의'라 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눈이 번쩍 떠지는 진짜 이야기 말이다. 그것은 상대성의 언어가 아니라 절대성의 언어라야 한다. 네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나는 이렇게 한다고 말해줘야 한다.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으므로 내가 말할 밖에. 말을 꺼내고 보니 과연 쉽지 않은 이야기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인간은 살다가 죽으면 된다. 신은 어떻게 하는가? 행복타령, 사랑타령은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수단일 뿐 진지한 관심사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는가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는가다. 에너지가 있어야 해낼 수 있다. 그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인간으로 지구에 내던져져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 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하는가. 이 두 가지만 짚어주면 어떻든 살아간다.
인간으로 하여금 행위하게 하는 힘은 1차적으로 동물의 본능이다. 2차적으로 사회적 기술이다. 태어난대로 살면 되고 다른 사람과 맞춰서 살면 된다. 그것은 반응하는 것이다. 배가 고프면 먹고 배가 부르면 잔다. 그것은 환경이 어떠하면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다.
상대성의 영역이다. 맞대응의 영역이다. 내 몸이 그것을 요구하므로 내가 그것을 한다. 내 주변사람이 그것을 요구하므로 내가 그 주문에 응답한다. 그것은 조건부 행동이다. 동물의 본능에 반응한다면 비참하다.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한다면 비참한 거다.
지구에 빌붙어 사는 80억이 다 죽고 하나만 남았다 해도 먹히는 이야기라야 진짜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이유가 있는 거다. 생각하면 80억 개의 섬이 있다. 모두 고립되어 있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지구에 인간은 하나다. 연꽃처럼 물들지 않고 혼자 가야 한다,
코뿔소 외뿔처럼 혼자 가야 한다. 인간은 주어진대로 사는 존재다. 타고난 성격을 고쳐야 한다면 피곤하다. 남자로 나면 남자로 살고 여자로 나면 여자로 산다. 보통은 맞춰서 살면 된다. 그것을 넘어서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힘들어진다. 초인은 그것을 넘어선다.
지도자는 그것을 넘어야 한다. 선장은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 핸들을 잡으면 선택을 강요받는다. 핸들을 어느 쪽으로 꺾어도 사람이 다친다. 어렸을 때는 나 하나면 돌보면 되는데 어른이 되면 책임질 일이 많아진다. 인간은 행위하는 존재다. 행위를 따라야 한다.
행위의 흐름에 묻어가는 것이 정답이다. 물은 물결따라 가고 바람은 바람결따라 가고, 삶은 삶결따라 흘러간다. 그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행위의 연속성에 묻어가는 것이다. 삶을 이끄는 에너지는 그곳에 있다. 죽으면 무로 돌아가는 것은 하는게 아니다.
많은 것이 무로 돌아간다.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미움도 죽으면 무로 돌아간다. 먹은 것도 쏟아낸 것도 무로 돌아간다. 무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행하면 그대로 쌓이는 것은? 신이다. 신이 무엇을 하는가? 신이 인간을 심판한다면 그것은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변해야 내가 무엇을 한 것이며, 신이 변해야 신이 무엇을 한 것이다. 내가 변한 것이 신이 변한 것과 결맞음을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결맞음에 의해 내게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이다. 그것이 삶결이다. 인간은 삶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연결망 안에 머물러야 한다.
그것이 내가 무엇을 하게 하는 근원이다. 신의 행위가 집단의 행위로 전개하고 나의 행위로 연역된다. 신이 변해야 신이 존재한다. 종교의 신은 존재와 부재의 차이가 없다. 종교의 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신이 인간을 심판한다면 인간이 무언가를 한 것이다.
심판은 선수를 보조할 뿐 행위의 주체는 선수다. 신은 행위하여 신 자신을 변화시킨다. 인간은 행위하여 인간 자신을 변화시킨다. 인간은 신과의 결맞음의 흐름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에너지를 조달한다.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신의 의미는 액션의 부단한 연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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