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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인구대국 인도, 中 제치고 경제대국 ‘부푼 꿈’

러시아·베트남·인도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4.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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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인구대국 인도, 中 제치고 경제대국 ‘부푼 꿈’

입력 2023. 4. 20. 11:44
 
 
올 중반 14억2860만명 中 추월
글로벌기업 차기 생산기지 낙점
‘인구≠고성장 보증수표’ 반론도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팀 쿡은 이 자리에서 인도에 대한 애플의 헌신과 함께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에 인도는 미국·중국 시장에 버금가는 매출과 수익을 가져다 줄 기회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중국을 대체하는 애플의 생산기지로 부각되고 있다. [AFP]

 

인도가 세계 1위 인구대국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9일 공개된 유엔인구기금 세계인구 보고서는 인도 인구가 올해 중반 14억286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의 14억2570만명보다 300만명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주판을 두드리느라 분주하다.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이 중국을 ‘세계의 공장’ 반열에 올려 놓았듯이, 인도에서도 고성장을 기대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10년 내로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뉴욕타임스(NYT)는 “주요 경제국 중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할 나라”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외 환경도 인도의 경제 성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자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인도로 갔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를 차기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아이폰 14와 같은 최신 제품들을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달 18일 뭄바이의 애플 스토어 1호점 오픈식 참석차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7년 만에 인도를 방문했다. 생산은 물론 판매 시장으로도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달 말 인도에서 첫 패션쇼를 열었고, 프랑스의 대표적 백화점인 갤러리라파예트 그룹은 2024년을 시작으로 인도에 두 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인도가 중국과 같은 고성장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많은 인구가 고성장의 ‘보증수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젊은 노동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구 증가를 생산성 증대로 전환할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뭄바이의 싱크탱크인 인도 경제 모니터링센터에 따르면 2017년 4억1300만개 수준이었던 인도의 총고용은 2022년 현재 4억2000만개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또한 매년 노동가능연령 인구가 2000만명 늘고 있지만, 이 중 일자리를 갖는 인구는 800만명에 불과하다. 경제활동 참여율 역시 3월 기준 39.8%에 그쳤다.

 

노동력의 ‘질’도 문제다. 최근 인도 경제의 가파른 성장과 별개로 전반적인 교육과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보건, 영양 등의 수준은 여전히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197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중국의 노동가능인구가 두 배로 증가한 사이,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과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면서 “인도가 중국처럼 인구통계학적 이점을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애당초 인도가 중국식 고성장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중앙정부의 주도로 강력한 수출 중심의 성장을 이뤘던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경우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중앙집권적 성장을 추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를 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만든 ‘메이드인 인디아’ 캠페인은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YT는 “인도가 중국만큼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개발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제조업 중심지가 되기 위한 필요한 모든 것을 하거나 다른 어떤 나라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길을 개척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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