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27%· 본 PF 17% 연장 시 사업성 악화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본 PF 이전 사업 초기 단계에 실행하는 고금리 단기대출 '브릿지론'이 잠재 부실 뇌관이라는 지적이 있다.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9곳(SBI·KB·신한·BNK·IBK·대신·키움예스·웰컴·JT친애저축은행)의 부동산 본 PF 대출과 브릿지론 합산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조2천억원,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97%에 달했다. 이 중 브릿지론은 2조9천억원이었다.
브릿지론 중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23.7%,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1.2%였다. 문제는 급격한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본격화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자산의 질 악화는 올해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만기 연장이 누적되는 것도 부담이다. PF 대주단(채권단) 협의체 출범으로 만기 연장은 예전에 비해서는 수월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기를 연장할수록 차주의 이자 부담이 높아져 사업성이 악화할 수 있다.
9개 저축은행의 브릿지론 중 1회 이상 만기를 연장한 경우는 지난해 3분기 말 잔액 기준 25%에 달했다. 15%인 본 PF 연장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회 이상 만기 연장은 브릿지론 7.4%, 본 PF 4.2%였다.
무엇보다 브릿지론 64%, 본 PF 38%의 만기가 올 상반기에 도래한다. 이 중 2분기 만기 비중은 브릿지론 27%, 본 PF 17%다. 금액으로 보면 상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과 본PF는 각각 1조5천18억원, 6천667억원에 달한다. 올 2분기 기준으로는 브릿지론 6천50억원, 본 PF 2천876억원 규모다.
저축은행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대부분이 지연되고, 높은 시공위험과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 등을 고려하면 만기연장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만기 연장 시 금리는 예년의 두 배인 연 10~13% 수준으로 만기를 연장할수록 차주의 이자 지급불능으로 인한 기한이익상실(EOD) 가능성이 커진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브릿지론의 경우 만기 연장이 3회 이상이면 사업성이 크게 악화해 기존 사업구조 상에서는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에 만기가 집중돼 추가적인 만기 연장이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공매 등을 통한 채권 회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